천상의 꽃길 알프스 3대 미봉 트레킹 #1

알프스(Alps). 누구나 열심히 살아가는 일상속에서 삶의 쉼표를 찍으며 어디론가 훌훌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일 때 그대는 어느 곳이 가장 우선 순위로 떠올랐습니까? 듣기만 해도 귀가 솔깃해지며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 일순위. 특히 우리 한국민들에게는 고풍스러우면서도 소담스런 중세 풍경과 만년 설봉들이 가득한 알프스가 가장 매력적인 곳이 아닐까요! 적어도 감성 여행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다면 한번쯤은 꼭 가야할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알프스의 미려한 3대 미봉을 만나게 되는 이번 트레킹 여행. 나의 조국 대한민국하고도 광주에서 유년을 보낸 전남여고 43회 동기생들 열다섯 산동무들과 동행하게 되었으니 그 행복감에 젖어 지낼 생각에 입가에서는 미소가 지워지지 않습니다. 취리히 공항에서 전세 내어 샤모니 몽블랑으로 달리는 버스는 덩달아 신이 나서 춤을 추고 잔잔한 레만 호수는 하늘빛을 닮아 더욱 푸른 옷을 입고 우리를 품어주려 합니다.

알프스는 근대 등산의 발원지입니다. 4천 미터급 산봉 58개와 수많은 빙하를 품고 천킬로 미터가 넘게 장대한 산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동으로는 오스트리아와 쥴리앙 알프스로 유명한 슬로베니아에서 시작해서 이탈리아와 경계를 이루며 서쪽으로 이어지다가 독일과 스위스 그리고 프랑스까지 뻗어서 서녘의 피레네 산맥과 동녘의 코카서스 산맥과 맞닿는 유럽의 지붕입니다. 이들 중 오늘 우리가 기쁨으로 품에 안길 하얀산 몽블랑이 속해있는 곳. 근대 등산의 발원지로 최고봉 몽블랑(4807m)을 중심으로 드류, 그랑 드 조라스, 에귀 드 미디, 에귀 제앙을 비롯해 수많은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는 산악 마을 샤모니 몽블랑(Chamonix-Mont-Blanc). 몽블랑 산 기슭에 자리한 이 산촌은 인구 겨우 만여명으로 수려한 경관과 순수하도록 티없는 공기가 가득한 청정 마을입니다.

몽탕베르 역에서 내려 오늘의 트레킹을 시작하는데 에귀 드 미디 오르는 환승지인 플랑 데 에귀(Plan de L'Aiguille) 까지 오르는 구간으로 서서히 나타나는 몽블랑의 자태와 에귀 드 미디 바늘 첨봉과 주변 만년설봉을 감상하며 걷는 몽블랑의 대표 트레킹 코스입니다. 비가 예상된다 했는데 지구 반대편 머나먼 곳에서 기꺼이 달려온 방문객들을 위하여 하늘은 몽블랑의 아름다운 모습을 끝까지 바라보며 산행을 마감하게 해주었습니다. 초반 조랑 그라스 빙하가 가득 눈에 잡히는 풍경이 우리 품에 선물로 안기고 바위군으로 형성된 고개를 넘으니 이제는 몽블랑이 기꺼운 인사를 하며 영접합니다. 산아래 예쁜 동리 샤모니가 푸른 숲에 누워있는 풍경. 걸음마다 산소가 폐부로 뭉치로 흡입되는 느낌이 들게하는 그런 힐링의 길입니다. 햇살은 축복처럼 운총처럼 인자하게 내리고 한번씩 불어주는 고마운 바람. 저만치 몽블랑의 정상부분이 앞산 산허리에 걸려있습니다. 때론 너덜지대를 때론 시냇물을 건너기도 때론 이제야 만개하는 알프스의 야생화를 감상하며 걷는 길. 산꽃이 들꽃이 풍겨내는 향취에 취해 걸으니 은근히 지속되는 오르막길에서도 저절로 콧노래가 나옵니다. 비록 2천 고도를 넘긴 길이지만 그늘 없이 지속되니 땀으로 흥근해 지면서 그 동안 내 안에 쌓인 영과 육의 찌꺼기들이 모두 배출되는 듯하여 상쾌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이제는 건너편의 브레랑 전망대 뒤로 펼쳐지는 설산군의 위용이 더해지니 감흥은 정점에 이릅니다. 마지막 목표지에 이르를 즈음 요즘은 거의 세인들이 잘 걷지 않는 옛날길을 추가해서 한시간 정도 더 올랐다 내려옵니다. 이 길이 몽블랑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지천으로 피어있는 야생화 뒤로 버틴 몽블랑을 사진으로 남기기에 가장 훌륭한 트레일이기 때문입니다.

길을 가다가 한번씩 뒤돌아 보면서 지나온 풍경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급히 앞만 바라보며 황망히 가다 놓치는 풍경일수도 있고 또 보는 각도와 위치에 따라 달리 보이니까요. 우리 산사람들은 모두 다 산길 열심히 걸으며 무심코 되돌아 보았다가 가슴이 싸하도록 멋진 풍경을 맞닥뜨리고 경탄하는 때가 종종 있어왔죠?! 앞만 보며 정신없이 살아온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삶을 반추해볼 필요가 있는 것처럼 가던 길 잠시 멈추고 한번씩 뒤돌아 확인해 보세요. 보석처럼 찬란한 풍경들을 놓칠수 있으니까요. 지나면 모두가 아름답고 소중한 기억으로만 남는 추억이라고들 말하듯 지나온 풍경들도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름답습니다. 우리 인생 살아오면서 어디 죽고 싶도록 아팠던 기억이 왜 없었겠냐만은 흐르는 세월이 어루만져 이제는 되돌아보아도 그저 삶의 한 소중한 순간으로 남아 있을 뿐입니다. 그러기에 지금 헤어나기 힘든 순간에 놓여있다 하여도 삶을 포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나고나면 언젠가는 수습이 되고 또 더 지나고 나면 그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나온 자신의 모습을 추억의 장에서 담담한 마음으로 되돌아 볼수 있을테니까요. 오늘따라 설산 아래 들꽃들이 지천인 알프스의 산길을 걷는 우리 동행들의 모습이 참으로 미려하기 그지 없습니다. 만년설산 속으로 걸어둘어가 그 풍경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꿈의 길입니다.

몽블랑을 눈높이에 두고. 브레방 트레킹.

샤모니를 언제나 풍요롭게 적시며 흐르는 아르브 강(Arve)은 계곡 마다 채워진 빙하와 만년설이 녹아서 형성된 하천으로 빙하에 함유된 석회질을 품고 있어 그래서 그레이 리버입니다. 이 아르브강의 활기찬 유랑은 멀리 스위스 제네바의 론 강으로 까지 이어진답니다. 아르브 강변에는 언제나 풍성하고 소담스레 피어있는 꽃 화분으로 치장한 아름다운 유럽풍 식당들과 카페들이 늘어서 있고 방문객들의 나들이로 북적댑니다. 비록 콘크리트 기본 골격에 목재로 마무리한 눈속임도 있었지만 거의 원목으로 지어진 모든 건축물들이 이 마을을 더욱 청정하게 느끼게 해주며 잠시 머무는 우리들도 흡족한 마음으로 깊은 호흡을 한답니다.

시내 번화가인 다리 위 광장에는 거의 230년 전 이 몽블랑을 초등한 발머와 그의 후원자 소쉬르의 동상이 있습니다. 발머가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곳을 따라가면 바로 몽블랑 산정인데 발머는 유럽 귀족이자 과학자였던 소쉬르의 후원으로 1786년 몽블랑(4807m)을 최초로 오른 이로 하잘것 없는 수정 채취업자였지만 인생 반전이라고 이 역사적 행위 이 후에는 알피니즘을 논할 때 그는 언제나 숭상의 시조가 됩니다. 이 발마의 옆에 있어야 할 사람은 사실 소쉬르가 아니라 파카드였어야 했는데 역사의 오류로 빚어진 그들의 수치스런 헤프닝입니다. 몽블랑 초등과 관련해서는 초기에는 발머의 단독등정으로 알려졌으나 샤모니의 의사 파카드가 동행했고 오히려 먼저 정상에 발을 디뎠다 합니다. 부질없는 명예나 부족하지 않은 의사로 금전에 초연했던 파카드의 초등 사실은 150년 후에나 세상에 알려지면서 등산 역사가 새롭게 평가되었습니다. 오늘날의 셀파같은 역할을 했던 전문 직업 산꾼 발머와 오로지 몽블랑 초등의 열정으로 참여한 의사 파카드 중 누가 더 역사의 추앙을 받아야 했을까요? 다리 하나 건너에 몽블랑에서 보면 발머와 소쉬르의 동상 한 발치 뒤에 세워진 파카드의 동상. 그의 동상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띠고 두 사람과 몽블랑을 함께 바라보고 있는듯 합니다.

몽블랑. 인류 등산역사가 시작된곳 그래서 알피니즘이란 용어도 여기에서 부터 비롯되었고 몽블랑 초등을 효시로 잡기에 그래서 몽블랑 등정은 산악인들의 성지순례로 여겨진답니다. 귀신이 사는 악마의 산이라 여긴 몽블랑을 확인하러 샤모니의 3대 전망대 중 하나인 브레방으로 갑니다. 샤모니 계곡에서 간단없이 피어오르는 구름 안개는 브래방 산마루를 넘지 못하고 머무니 햇빛마저 쏘아주는 반대편 산군 과는 너무도 대조적입니다. 무릎이 시큰거릴 정도로 가파른 경사길을 내려 가는데 세상 온갖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흐드러져 알프스를 그리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하이디 소녀가 즐거운 걸음으로 뛰어 나올것 같고 목동들의 요들송 합창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옵니다. 알프스 같은 유럽의 고산지대에서 볼수 있는 야생 산양인 사무아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으니 평화로운 느낌의 한폭 풍경화가 되어버립니다.

오늘도 세상 가장 아름다운 정원에서 점심을 즐기고 산마루를 따라 흘러가는데 거대한 설산들이 우리 주변을 포진하여 멋진 풍광을 선사합니다. 너무도 가깝고 장대하여 가슴을 쓸어 내리는데 그것은 바로 운무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몽블랑이 날이 개이자 그 웅대한 모습을 보였던 것입니다. 고도를 높일수록 차오르는 몽블랑의 기세. 참으로 명산입니다. 저 산을 오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건 여정을 해왔던가. 성공을 위해 달려온 우리의 인생. 자신의 삶의 이정표를 마련하고 달려 왔듯이 정상을 향해 묵묵히 방향을 정하고 계획하며 오르는 것이 마치 삶의 향방을 잡고 설계하며 살아가는 인생과 흡사하다 하겠습니다. 인생의 등반 루트가 꼭 산의 루트와 같아 치열하게 살아가는 인생도 아름답고 산정을 향한 힘든 사연이 많은 길도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www.mijutrekking.com
미주 트래킹 여행사: 540-847-5353

천상의 꽃길 알프스 3대 미봉 트레킹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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