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요르의 땅. 노르웨이 트레킹.- 자연이 들려주는 설교. 프레이케스톨렌

뤼세 피요르를 페리를 타고 건너갑니다. ‘피오르’의 사전적 의미는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골짜기에 바닷물이 들어와서 생긴 좁고 긴 만으로 유독 노르웨이 해안에 수없이 많이 형성되어 있어 노르웨이 하면 피요르가 연상되는 등식이 만들어져 버렸습니다. 쉽게 말해 빙하가 만들어 낸 ‘U’자 모양의 대협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빙하가 깎아낸 깊은 절벽 계곡 속에 그 빙하들이 녹아 고여버린 호수같은 바다입니다. 노르웨이 서쪽 해안에는 5대 피오르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에이랑에르 피오르는 가장 아름다운 경치로 손꼽히는 곳이고 지금 우리가 건너는 이 뤼세 피오르도 그 중 하나에 속합니다. 아무래도 입구가 좁다보니 짠 소금 바닷물의 유입이 수월하지 않아 빙하가 녹아 갇힌 채 그대로 오랜 세월동안 유지되어오는 호수물입니다. 그래서 이들 피요르의 물빛이 화려한 옥빛으로 미려합니다. 그 깨트리기 아까운 물빛을 쪼개며 달리면 포구에 닿고 산길을 달려가면 그야말로 수려한 풍경의 연속인데 달력에나 나올 법한 풍경을 놓칠세라 연신 셔터를 눌러 대보지만 이내 포기하고 맙니다. 그 어떤 유명한 사진작가가 또 그 어떤 성능좋은 카메라를 가져와도 이 색감이며 이 감흥까지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까 싶네요. 그래서 가장 좋은 것은 내 기억속에 또렷이 박아 놓는 것. 자연과 하나가 되어 포개질 때 가장 극적인 감동을 얻는 법이니까.. 산길을 조금 올라 오늘의 산행길인 프레이케스톨렌 오르는 입구에 다다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걷기 시작합니다.

프레이케스톨렌은 노르웨이 남부 피요르 3대 트레킹 중 여행자들에게 가장 접근성이 좋아 인기 있는 트레킹 명소로 포르샌드 인근에 있는 뤼세 피오르 위로 6백여m 높이로 솟아 있습니다. 트레킹 난이도는 중간 레벨에 속하고 소요시간은 어떤 트레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최소 5시간부터 12시간까지 달라집니다만 대부분 초보자들도 접근할 수 있는 정통 클래식 코스를 택해 왕복 5시간 정도 투자하면 그 자연의 경이 위에 서서 아찔한 추억 사진 하나씩 건질 수 있습니다. 트레킹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여름 시즌인 4월부터 9월까지인데 4,5월은 북극권인 관계로 눈과 얼음이 남아 있을 수 있어 하이킹 전에 날씨를 꼭 체크해야 하며 그에 맞는 적절한 의복과 기어 그리고 악세사리를 준비해야 합니다. 옷을 너무 얇지 않게 입고 여벌의 따뜻한 외투를 챙기는 것과 충분한 음식과 음료는 꼭 준비해 가는 것이 현명한 트레커의 자세입니다.

제법 이르게 왔는데도 한바퀴를 더 돌아 겨우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초입에는 기념 촬영을 하느라 북새통인데 관광 명소 답게 어린아이들 까지도 동행한 가족단위로 찾은 방문객들이 눈에 띄고 별로 달갑지 않은 애완견과 함께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프레이케스톨렌의 등산로는 남녀노소 구분없이 오를수 있도록 매우 잘 다듬어져 있는데 노르웨이가 네팔에 도움을 준 보답으로 네팔의 셸파들이 2013년부터 2년간 등산하기 좋도록 정비했다고 합니다. 그 전에는 프레이케스톨렌도 꽤나 가파르고 아찔하게 오르기 어려운 코스들이 많았다고 합니다만 요즘은 몇군데 가파른 구간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코스로 변했고 설사 가파른 구간들도 잘 정비되어 이 자연의 경이로운 탄생물을 일반인들도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초반 산행로는 여느 산길과 별로 특별한게 없어서 신속하게 통과하는데 산마루에 올라 피요르가 보이기 시작하며 장대하게 펼쳐지는 산 물결이 눈 높이로 다가 올 때야 비로소 왜 이 길이 세계 50대 트레킹이라고 인구에 회자되는지 수긍이 갑니다. 티없이 맑은 물에 투영되는 주변의 산 그림자.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유유히 흐르는 솜털 구름. 잠시 숨을 고르는 고개마루에서는 이것이 트레킹이고 힐링의 길이다라며 길고도 깊은 호흡을 반복합니다.

설교의 제단. 프레이케스톨렌 그 경이의 바위위에 다다랐습니다. 인파를 헤집고 가장 먼저 벼랑 위 끝에 앉아 보았습니다. 아찔하기도 했지만 내 두발 사이로 보이는 시린 피요르. 반대편 절벽과 그 주변으로 수놓는 목가적 풍경. 하나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자연의 모습. 또 다른 감동으로 내 가슴이 젖어옵니다. 자리를 내주며 동행들도 부추기고 용기를 북돋아 주며 설정 사진을 찍게 합니다. 카톡이든 페북이든 대문 사진으로는 이만큼 설득력이 많은 것이 드물다면서. 모두 쭈뼛하면서도 난간에 앉아 두손 높이 들고 환호와 함께 포즈를 취합니다. 이 순간 마음만큼은 청년이 됩니다. 우리들의 로망이자 맨토로 삶고 싶은 최고령 39년생 대 선배님도 거침없이 아슬아슬한 정점에 앉아 여유를 보이십니다. 다시 우리는 이 설교의 제단을 발아래 두고 전체적인 풍경을 보고자 뒷 산을 오릅니다. 암벽 등반 수준으로 없는 길을 개척하며 올라가 가장 완벽한 구도가 잡힌 지점에 자리를 잡고 전체를 조망합니다.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가슴 벅찬 감동. 그 감동의 물결이 가슴속엔 내를 이루어 흐릅니다. 잔잔한 행복의 여울짐이 내 온몸을 감싸니 담배 한개피 불붙여 깊이 한모금 빨아들여 장탄식과 함께 크게 뿜어 냅니다. 잠시 어질어질한 상태가 되고 나는 어떤 사념도 모두 사라진 채 시간도 정지되고 삶도 정지된 열반의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www.mijutrekking.com
미주 트래킹 여행사: 540-847-5353

피요르의 땅. 노르웨이 트레킹.- 자연이 들려주는 설교. 프레이케스톨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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