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커뮤니티센터에 간판이 올라가는 것을 보며

참으로 긴 여정이었다. 아니 처음엔 사람들이 이건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며 무모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지역에 커머셜 빌딩을 많이 갖고 계시면서 그 분야에 지식도 많으시고 재산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분도 “한마디로 이건 안 되는 일입니다”라며 제가 후원 부탁의 입을 열기도 전에 문전박대하신 분도 생각이 난다. 아마 그동안 하도 많은 단체에서 커뮤니티센터 건립을 추진하려 했지만 중도하차한 안타까운 일들이 되풀이 되면서 그렇게 생각하셨던 것 같다.

이런 와중에 한인커뮤니티센터 건립준비위원회(KCCOC)의 발단이 된 계기는 특히 한인사회와 깊은 우정을 가진 페어팩스 카운티의 새론 블로바 의장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좀 더 적극적인 후원의 모양새로 중심을 잡아 각 분야로 나누어진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며 일단 매달 미팅을 무조건 갖는 것으로 나갔다. 한번은 우리 한인끼리 그 다음 달은 페어팩스카운티 정부센터 미팅 룸에서 페어팩스 정부 임원들과 정식으로 그동안 업데이트된 내용들을 발표하며 다음엔 뭐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각 부서에서 발표를 해 나간 것을 몇 년에 걸쳐 한 것이다.

처음엔 각 디스트릭의 수퍼바이저들을 만나 각 지역에서 우리에게 땅을 줄 수 있는 게 있는가? 아니면 카운티 빌딩 중에 우리가 쓸 수 있게 양도할 수 있는 건물이 있는가? 등 새론 블로바 의장의 도움으로 일일이 디스트릭 수퍼바이저들과 긴밀한 미팅을 하고 다녔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우리에게 줄 건물들은 없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난 부지선정 위원장으로 매달 update를 해 줘야 하는데, 물론 그렇게 딱히 맞는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건물이 있어도 우리 같은 비영리단체에 은행 커머셜 융자를 해줄 은행을 찾기도 힘들고 모아 놓은 돈도 적어 어림도 없었다. 교회 건물 찾는 것이라면 교인들의 숫자와 매달 들어오는 인컴을 기본으로 융자를 내 주지만 우리 같은 미래가 불확실한 비영리 단체에 융자를 해 줄 곳은 없었다. 그래도 매번 후보지가 될 만한 건물들을 찾아 미팅은 계속되어 갔다.

정말 한분 한분의 정성으로,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하더니 그 정성이 하늘을 감동시킨 것 같다. 그동안 여러 후보지들이 무산되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끝까지 저희를 믿고 마음의 후원, 금전의 후원을 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건물을 동포 여러분에게 바칩니다.
정말 이 건물 구입 완료까지는 mission impossible을 보듯 끝까지 얼마나 숨 가쁘게 했는지, 얼마나 많은 건물들을 보고 다녔으며, 얼마나 많은 교회 건물들과 미팅을 했는지….
재외동포재단의 후원금은 이미 허가 받은 것이었지만 만약 회계연도가 바뀌면 어떻게 될지 모를 위기에 있으면서 건물 선정에 있어 막판까지 난관에 부딪쳐야 했다.

그런데 지인과 우연히 얘기를 하는 도중 파실래요? 네, 살래요~ 로 너무도 쉽게 찾게 되었다. 근데 어디 그 뿐이랴. 인컴이 있는 빌딩이라 일단 운영비 걱정이 없고, 적당히 우리 커뮤니티를 위해 비어 있어 당장 우리가 들어가 쓸 수 있어 좋고, 한인 타운에 있고, 큰 거리에 있어 교통도 좋고, 바로 뒤에 공립학교가 있어 행사에 많은 파킹장이 필요할 때 그것도 충당할 수 있는 등 이건 정말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이럴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우리 재미 동포분들이신 것 같다.

유태인 커뮤니티센터 다음으로 한국인들이 만든 커뮤니티센터가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에 드디어 생겼다. 코로나19 위기도 한인커뮤니티센터가 우뚝 서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드디어 건물에 간판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감개무량하며 이제부터 또 시작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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