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작품 상...'스포트라이트'

제 88회 아카데미 영화제가 오늘 미국 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렸습니다.

가장 이목을 끈 수상자는 바로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였습니다.

영화 레버넌트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디캐프리오. 동료들의 기립 박수가 쏟아진 이유는 바로 4전5기 끝에 한을 푼 험난한 도전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하면 영화 타이타닉에 출연했을 당시의 앳된 모습 떠올리는 분들 많으시죠.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14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였지만 당시 디캐프리오는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오스카와의 악연은 지난 1994년 시작됐는데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지적장애아 역할을 맡아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쓴 맛을 봤고 11년 후 '애비에이터'(2005)로 첫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됐지만 수상은 불발됐습니다.


이후에도 디캐프리오는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 다이아몬드를 밀수출하는 용병 출신을 연기해 호평을 받았지만 수상에 실패했고, 더 울프 오브 더 월스트리트(2013)에서 타락한 금융인으로 변신했지만 아카데미는 다른 후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4번의 수상 후보. 그러나 행운을 늘 빗겨가 이른바 '오스카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22년의 인내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올해 영화 레버넌트로 "인생 최고의 연기"라는 찬사와 함께 질긴 악연을 끊었습니다.

오늘 아카데미 영화제 소식은 김기봉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레버넌트와 마션, 룸 등 8개 작품이 경쟁했던 최우수 작품상은 토마스 맥카시 감독의 '스포트라이트'에게 돌아갔습니다.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탐사 보도팀의 실화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영화입니다.

[마이클 슈가 / '스포트라이트' 제작자 : 이 영화는 생존자들에게 전달하는 목소리이며 그 목소리는 바티칸의 모든 길에 울려 퍼지게 될 합창이 될 텐데, 이 상이 그 소리를 더 크고 강하게 해 줄 것입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12개 부문 후보에 오른 레버넌트와 10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매드맥스, 두 대작의 격돌로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매드맥스는 미술상과 의상상, 편집상 등 6관왕을 휩쓸며 기염을 토했습니다.

레버넌트는 수상 수에서는 밀렸지만 두 가지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유독 오스카상과 인연이 없던 주인공 디캐프리오가 데뷔 23년 만에 남우주연상을 차지하면서, 오스카상 '4전 5기' 꿈을 이뤘습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 남우주연상 수상 : 이 놀라운 상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이 지구의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나 또한 오늘 밤 이 상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겠습니다.]

아울러 감독 알레한드로 이냐리투는 지난해에 이어 2회 연속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쥐면서 전설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 아카데미상 감독상 수상자 (2년 연속) : 이 상의 기쁨을 열정적인 배우들과 영화 제작을 가능하게 도와준 모든 스태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여우 주연상은 영화 '룸'의 신예 브리 라슨이 차지했고, '대니쉬걸'의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여우 조연상을 탔습니다.

남우 조연상은 마크 라이런스에 돌아갔고,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는 90살이 다 된 나이에 처음으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품었습니다.

하지만 시상식장 밖에서는 백인 위주의 시상 관행을 비난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알 샤프톤 / 오스카상 반대 운동가 : 지난해 백인들만의 잔치를 벌인 뒤 올해는 잘 할 거라고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해놓고 아무것도 바뀐 게 없어요.]

일부 흑인 감독과 배우들은 시상식 카펫을 밟는 대신 '납 수돗물' 문제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미시간 주의 자선행사를 찾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관심 속에 또 한 번의 아카데미 수상자들이 배출됐습니다.

하지만 아카데미상이 그 권위를 지켜가기 위해서는 좀 더 열린 자세와 형평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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