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트래킹 리뷰 - 세상 가장 아찔한 왕의 오솔길. CAMINITO DEL REY #1


인생의 반은 추억을 만들고 반은 그 추억을 떠올리며 산다고 합니다. 그래서 추억이 많은 사람은 행복하다고도 하고요. 수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온 나는 그 누구보다도 추억이 많습니다. 범인들이 쉽게 근접할 수 없는 세상의  오지를 찾아 그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풍경들을 접하며 나눈 환희와 희열. 그렇게 나눈 동행들과의 감정이 길마다 베어있는 그 여정들을 떠올리면 파노라마로 이어지는 내 지난 삶의 대장정이 추억이란 이름으로 피어오를 것입니다. 훗날 기력이 다하여 조그만 산장에서 노년을 보내며 꽃피는 봄날에는 소담스런 뜨락에 앉아 녹음 짙은 여름날에 흐르는 개울에 발을 담그고 낙엽의 가을날은 그 고운 색의 오솔길을 걸으며 흰눈 내리는 겨울날 장작 난로 곁에 앉아서 어찌할 수 없이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띄우며 조심스레 꺼내보는 아름다웠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행복에 젖어드는 내모습을 봅니다. 오늘도 그 따스한 추억을 짓기 위해 미답의 땅을 향해 길을 떠납니다.



 스페인의 화려한 항구 도시 말라가에 날개를 접었습니다. 왕의 오솔길을 걷기 위해서 입니다. 이 길은 세상에서 가장 아찔하도록 위험하여 모험과 도전이 요구되는 길입니다. 그 베이스 캠프가 바로 말라가 입니다. 말라가(Malaga)는 스페인 남부의 항구 도시로 지중해를 마주하고 있으며 인구수로 따진다면 스페인 제 5,6위의 도시입니다. 말라가는 빛고운 지중해로 흘러들어가는 과달메디나 강을 끼고 형성되었는데 주변은 산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곳에 머물러 살고 싶다던 동행의 말처럼 말라가에서 사는 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도 같습니다.



모든 동네가 해안 부둣가에 위치하면서 지중해의 부드러움에 동화되어 친절하며 살갑게 대해줍니다. 말라가의 역사를 보면 페니키아인, 그리스인, 로마인 그리고 아랍인들 까지 가톨릭왕조가 들어서기 전까지 말라가를 지나가면서 특별한 다른 문화와 관습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 도시를 관광거리가 풍성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런 역사의 모든 유물들과 Costa del Sol의 발전 덕분에 말라가는 전세계에서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시중의 하나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특권적인 지역에 위치함에 따라 항상 좋은 기후와 청명한 날씨 또한 이를 거들어 주는데 지중해의 온화한 포옹으로 연중 해변에서 즐기거나 말라가의 태양 아래에서 산책을 할 기 회를 늘 얻습니다.



 그런데 이곳이 바로 현대 미술의 거장 피카소의 고향이며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이었습니다. 원색으로 칠해진 집과 건물들의 강렬함이 그를 낳게 하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일 정도록 도시는 화려했습니다. 어쩌면 수많은 민족들이 이 땅을 지배하거나 지나가면서 만들어진 특유의 문화적 유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29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가지고 있는 말라가에서 피카소 생가 만큼은 아니 보면 안될 것 같아 어렵사리 찾았으나 큰 실망을 하고 맙니다. 그럴듯하게 외관은 꾸며놨으나 내용은 거의 없는 무의미한 방문. 그저 운좋게도 피카소가 태어난 집을 구입하게 된 어느 한 개인의 봉이 김선달 대동강물 팔아먹기 식이어서 기분을 망쳤더랬습니다.


 잠시 후 이런 기분을 털어내준 것은 말라가의 음식이었습니다. 문화의 믹싱 보울 답게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한데 수백가지 레시피의 타파스를 시식할 수 있는 레스토랑에서 지중해를 바라보며 자라난 포도주 한잔 곁들이며 이내 마음은 상쾌해집니다. Chiringuito 해변의 대형 중앙 시장에서 튀겨주는 온갖 신선한 해산물과 리조또를 햇살 감미로운 노천 카페에서 한잔 곁들이며 맛보면 말입니다. 살짝 튀겨낸 고추튀김은 그 맛과 분위기를 가장 극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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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트래킹 여행사: 540-847-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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