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서상을 받은 재일 한국인 작가가 겪은 일본내 차별

"너의 집을 불태우겠다", "아들과 함께 태워 죽이겠다."

작년에 미국도서상(National Book Awards)을 받은 재일 한국인 작가 유미리(53) 씨가 사회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가 트위터 등으로 받은 메시지들이다.

유 작가는 올림픽이나 국가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하면 "돌아가라"는 차별적인 발언이 날아들기도 했지만 이처럼 도를 넘어선 표현도 있었다고 일본에서 겪은 차별과 협박을 설명했다.

25일 일본 외국특파원협회(FCCJ)가 마련한 행사에서 유 작가는 자신의 삶과 작품 세계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그간 겪은 차별에 관해서도 이처럼 담담하게 회고했다.

28살 때 아쿠타가와(芥川) 상을 받았는데 우익 단체 소속이라는 남성이 '조선인이 건방지다. 팬 사인회를 하면 손님에게 피해를 주겠다'고 협박 전화를 해서 4개 서점의 행사가 취소되는 사건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작년에 미국도서상을 받은 후 어떤 자리에서 '일본인 여성 작가가 세계에서 지금 활약하고 있다'는 소개를 받고서 "나는 일본인이 아니다"고 실수를 정정했더니 우익 세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그렇게 일본이 싫으면 가족과 한반도로 돌아가라'며 공격했다고 전했다.

유 작가는 "나는 줄곧 있을 곳이 없다"면서도 "있을 곳이 없지만 신발 사이즈가 23.5(㎝)인데 그 두 발을 놓을 장소만은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며 (글을) 써 왔다"고 굳은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아울러 "나는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니라는, (무엇이라기보다는) 아니라는 것에 나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두고 있다"고 자신을 규정했다.

미국도서상을 받아 일약 스타가 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유 작가가 낮은 위치에서 세상을 겪고 바라본 인물이다.

그는 부모가 한국 전쟁의 참화로 거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후 작은 어선을 타고 일본에 밀입국해 왔다고 선대의 이주 경위를 밝혔다.

파친코 기계를 손질하는 일을 한 아버지와 카바레 호스티스였던 어머니는 어린 시절 이혼했다.

유 작가는 자신의 학력이 중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 소설가로는 드문 학력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아르바이트도 고졸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며 "일본의 가장 낮은 곳에서 자랐고 학력도 거의 없는 그런 약력을 지니고 있으므로, 아무래도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에게 귀를 기울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가운데 집에 머물 것을 권하는 '스테이홈'(stay home)이 구호가 되는 것을 보며 "홈리스(집 없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들릴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유 작가는 'JR 우에노역 공원 출구'를 번역한 'Tokyo Ueno Station'으로 작년에 미국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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