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도시' 호찌민서 사투 벌이는 한인들..."본국 정부 관심 가져달라" 호소

"반드시 이겨내야 하겠지만 코로나와의 싸움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네요."

신남방 정책의 교두보이자 동남아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 중 하나인 베트남 호찌민에 거주하는 교민 유모(34)씨는 도시 전역이 사실상 봉쇄되자 생존에 대한 각오를 다지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베트남 최대도시인 호찌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3일부터 외출이 전면 금지되는 등 사실상 완전 봉쇄에 들어가면서 지역 내 한인들이 살아남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24일 호찌민한인회 등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호찌민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봉쇄 전 사흘동안 대거 상점에 몰려 라면과 쌀, 물 등 식자재와 생필품을 구입했다.

매일 수천명씩 확진자가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봉쇄가 언제 풀릴지 기약할 수 없자 생존을 위해 먹거리 확보에 나섰던 것이다.

이처럼 전쟁 직전을 방불케하는 상황이지만 장기간 칩거를 위한 충분한 식자재를 구매한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한 교민은 전했다.

호찌민시가 전면 봉쇄 방침을 사전 예고한 이후 현지인들도 대거 마트 등에 몰려 장사진을 이루면서 너도나도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베트남 중앙정부는 전면 봉쇄 기간에 빈곤층을 비롯해 형편이 어려운 가구에는 식자재를 배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현재 공무원과 공안 외에 군 병력까지 식자재 배급에 투입했다.

하지만 전체 호찌민 거주민이 집안에 발이 묶여 있는 상황에서 베트남 당국이 식자재를 필요로 하는 각 가구에 효율적으로 구호품을 배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씨는 "레지던스 관리인이 '군인들이 주는 구호품을 전달해주겠다'고 했지만 받은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마트에서 사재기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라면 한 박스를 구매한 게 전부"라고 전했다.

응급상황 발생시 병원 이동 가능 여부를 놓고도 교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4차 코로나 유행이 시작된 이후 호찌민에서 한인 확진자 5명이 사망한 것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 중의 하나다.

현재 호찌민은 전면 봉쇄에 들어간 뒤 인적이 전혀 없는 '유령도시'가 됐다.

한때 호찌민에 거주하는 인구는 최대 1천300만명으로 추산됐었다.

그러나 지난 4월 27일부터 시작된 4차 코로나 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유동 인구수가 급격히 줄었다.

호찌민시 당국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근로자들에게 귀향을 독려한 결과 현재 거주 인구는 800만명 미만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호찌민 내 한인도 지난 2019년 기준으로 9만여명에 달했으나 4차 유행 이후 대거 줄면서 현재 5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인회 측은 전했다.

대다수 한인 식당들이 영업을 아예 접었고 개인 사업자들도 상당수가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한인회 관계자는 말했다.

호찌민의 한인 자영업자는 "현 상황은 한마디로 전시 체제이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이 시작됐다"면서 "본국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다른 교민도 "본국도 백신 조달이 여의치 않다고 들었지만 재외국민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외면하지 말아달라는게 이곳 교민들의 공통된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호찌민 총영사관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고민 끝에 결정한 정책에 적극 협조하는거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면서 "교민들은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반드시 총영사관이나 한인회로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재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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