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각료회의 참가 한인 여고생

"도시봉쇄 상태라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해하고 있어요.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학생들이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재미있는 콘텐츠를 개발했으면 합니다."

뉴질랜드의 한인 고교생 차경은(현지명 켈리 차·13학년) 양은 현지시간 25일 정부 각료회의(Department of Cabinet and Prime minister) 온라인 미팅에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각료회의에서 각 학교 학생회장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에 '정부가 학생들에게 어떻게 지원을 해줘야 하는지'를 물었고, 차 양은 학생들의 현재 상태를 전한 뒤 지원 방안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차 양은 30일 SNS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학생이지만 뉴질랜드 사회에 선한 영향을 끼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질랜드를 포함한 오세아니아에서 큰 규모의 고등학교인 랑기토토 칼리지 3천500명의 학생을 대표하는 학생회장(남·여 각 2명)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학생과 교사들의 투표, 교장과 시니어 교사들의 검증을 거쳐 선발됐다. 현재 교사와 학생들의 중간 역할을 하면서 여러 행사를 주관한다.

그는 지난 6월 끝난 '코리아 나이트'의 총괄 리더를 맡아 행사를 지휘했다. 이 행사는 매년 학교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열린다.

"참가 학생 100여 명의 리더가 돼 부채춤, 탈춤, 난타, 한국무용, 태권도, K-팝 등을 현지인들에게 선보였어요. 저는 MC도 맡고, 현지인을 위한 통역도 했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국문화를 알렸습니다."

차 양은 뉴질랜드 정부가 청소년들의 사이버 안전을 위해 운영하는 넷세이프(www.netsafe.org.nz)에서 4년째 리더(Ambassador)로 활동하고 있다. SNS의 부작용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에 학생의 입장에서 이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그는 "사이버 따돌림 등 SNS로 인한 어려움을 직접 호소하는 청소년들에게 법률적인 도움을 주고, 개인의 웰빙을 위해 인터넷 사용을 자제하면서 선한 방향으로 사용하는 본보기를 지속해서 제시하고 알리는 활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차 양은 지난해 뉴질랜드 정부의 요청에 따라 '오클랜드 교육부 청소년 어드바이저'(AMEUA)로 선발됐다. 뉴질랜드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점과 어려움을 정부 기관에 자세히 전달해 해결점을 찾을 수 있도록 중간자 역할을 한다.

"정부와 학생들 사이의 메신저로 3년간 활동합니다. 원활한 소통을 도와 교육 시스템의 개선을 돕는 역할을 하죠. 매월 한차례 정기모임을 하고, 필요할 때마다 정부의 연락을 받아 온·오프라인 미팅을 합니다."

그는 2019년 뉴질랜드 청소년을 대표해 호주 시드니에 있는 페이스북 본부 주최 콘퍼런스에 참가하기도 했다. 당시 SNS의 문제점과 사이버 안전성 등에 대해 아이디어를 나누며 토론했다.


안작데이 연설을 마친 뒤 참전용사들과 기념 촬영을 한 모습
[본인 제공]
또 '안작데이' 행사에 초청돼 희생된 군인과 가족들에게 고마움과 경의를 표하는 연설도 했다. 당시 행사에는 전·현직 군인과 경찰, 시민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안작데이는 106년 전 갈리폴리 전투뿐만 아니라 세계를 위해 여러 전투에 참여한 뉴질랜드 군인들의 희생을 뒤돌아보고 감사하는 날이다.

차 양은 "한국전쟁, 1, 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아프가니스탄 전투 등에 참가한 용사들이 세계를 위해 싸워준 덕분에 오늘 우리가 이렇게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 수 있기에 그들의 정신과 희생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안작데이 행사를 준비했던 한 위원은 그의 연설을 듣고 "지난 20년간 지켜본 청소년 연설 중 가장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고 칭찬하면서 감격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랑기토토칼리지 교장에게 보냈다고 한다.

차 양은 현재 오클랜드대 의대 생의학과에 입학허가를 받은 상태다. 대학을 졸업하면 보건복지부 등 정부 기관에서 일하고 싶은 포부가 있다.

그는 2001년 이민해 건축 비즈니스를 하는 아버지 차상호 씨와 어머니 김민정 씨 사이의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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