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질임금 하락이 8월 물가상승 둔화 이끌어

미국에서 8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가운데, 노동자 실질임금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노동시장의 인력 부족으로 임금이 다소간 오르긴 했으나,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상승률보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이 훨씬 더 높게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인플레이션율은 1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3%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5.3% 올랐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4% 상승을 모두 밑도는 결과다. 이러한 상승세는 지난 6~7월보다는 둔화한 것이지만, 여전히 13년래 최고치 수준이라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과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8월 인플레이션율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0.5% 하락했다. 명목임금보다 물가가 더 많이 올라 실질임금이 되레 줄어든 것이다. 이번 수치는 팬데믹 이전인 2018~2019년 2년간의 연간 상승률인 2.1%와는 크게 대비된다.

직종별로 보면 식당, 공항, 호텔 등 저임금 근로자들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틀랜타 연은에 따르면, 지난 8월 급여 기준 하위 25% 계층의 임금은 1년 전과 비교해 4.8% 올랐다. 2002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팬데믹 이전 미 실업률이 사상 최저 수준인 3.5%를 기록하던 때의 임금 상승률 4.7%도 상회한다. 반면, 상위 25%의 급여를 받는 계층의 임금 상승률은 2.8%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물가 상승세는 더욱 가팔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망 붕괴로 올 여름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은 급등했다. 일례로 자동차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으로 신차와 중고차 및 렌터카 가격이 크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물가 오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실질임금 상승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관건은 물가상승률과 명목임금의 움직임이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앞으로 공급망 붕괴가 완화되고 경기부양책으로 뒷받침되던 수요도 둔화함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WSJ이 실시한 7월 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올해 말 물가상승률이 4.1%까지 치솟은 뒤, 내년 2.5%, 2023년 2.4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팬데믹 이전 10년 동안의 연평균 물가상승률인 1.8%로 복귀하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명목임금의 상승도 둔화할 것으로 관측됐다. 노동 공급을 위축시켰던 요인인 코로나19 팬데믹 확산, 연방정부의 소득 지원과 학교의 휴교령 등이 점차 완화되거나 사라지고 있어 공급이 다시 확대되면 노동자들의 임금 협상력도 약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좌파 성향의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의 조시 바이븐스 연구실장은 "노동력 부족이 완화되면서 근로자들은 그들이 얻었던 협상력의 일부를 잃게 될 것"이라며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하므로 저임금 가계의 압박은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랜트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이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상승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8월 채용 속도 둔화에는 일부 식당과 점포의 인원 감축이 영향을 미쳤다.

리전스파이낸셜의 리차드 F. 무디 수석경제학자는 "저소득 가정은 식료품 가격과 전기료, 주거 비용 등의 급등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저소득 가계의 경우, 이러한 비용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기 때문에 고소득 가정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재량 소득을 남기게 된다"고 말했다.

경제 뉴스

제목 등록 조회 일자
9월15일 간추린 국제 경제 뉴스 글로벌한인 3995 09/15/21
'애플워치 7', 충격·먼지·물 내구성 개선되고 화면 20% 커져 글로벌한인 3817 09/15/21
9월14일 간추린 국제 경제 뉴스 글로벌한인 2324 09/14/21
9월13일 간추린 국제 경제 뉴스 글로벌한인 1359 09/13/21
미 태양광 청사진…"2035년 전체 전력의 40%" 글로벌한인 799 09/09/21
불가리아서 '코리아 뷰티 위크' 개최하는 코트라 글로벌한인 3880 09/08/21
미 교통 당국 테슬라 '오토파일럿' 사고 관련 공식 조사 글로벌한인 1740 09/07/21
9월3일 간추린 경제 뉴스 글로벌한인 1567 09/03/21
9월2일 간추린 경제 뉴스 글로벌한인 3286 09/02/21
9월1일 간추린 경제 뉴스 글로벌한인 3672 09/01/21
7개국 40개 기업 참여하는 한-아세안 바이오 파트너링 위크' 글로벌한인 1630 08/31/21
8월31일 간추린 경제 뉴스 글로벌한인 1829 08/31/21
8월30일 간추린 경제 뉴스 글로벌한인 2992 08/30/21
8월27일 간추린 경제 뉴스 글로벌한인 3963 08/27/21
한국 스타트업 독일 통해 유럽 진출 탄력 받는다 글로벌한인 1462 08/2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