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커스 출범' 중국 "시대착오적", 프랑스 "뒤통수 맞았다"...동맹서도 쏟아진 불만

미국과 영국, 호주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대중국 견제 안보 동맹으로 평가받는 오커스(AUKUS) 발족을 깜짝 발표한 이후 각국의 희비와 반응이 크게 엇갈린다.

오커스 3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들뜬 분위기지만 직격탄을 맞은 중국은 예상대로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 역시 심기가 편친 않은 표정이다. 유럽연합(EU)은 자체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며 또다시 자강론이 대두되는 모양새이고, 77조 원짜리 잠수함 사업을 빼앗긴 프랑스는 말 그대로 분기탱천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와중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중국의 반응은 거칠었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소그룹, 소집단을 만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을 지원키로 한 데 대해 지극히 무책임한 처사라고 날을 세웠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냉전 사고방식과 이념적 편견을 떨쳐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호주가 지원받은 핵추진 잠수함은 중국 견제용 작전에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못한 미국의 동맹국에선 균열의 조짐이 보인다.

프랑스는 분개했다. 프랑스는 호주에 최대 12척의 디젤 잠수함을 공급하는 560억 유로(77조 원) 규모의 계약이 허공으로 날아간 상태다.

장이브 르드리앙 외교장관은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며 호주에 배신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미국을 향해서도 관계가 불편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할 만한 일이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주미 프랑스 대사관은 미국이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난 독립전쟁을 기념하는 축하 행사를 17일 열기로 했다가 취소했다. 볼티모어의 구축함에서 예정된 리셉션은 축소됐다. 대사관은 "좀 더 분별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 발족 발표하는 미·영·호주 정상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 발족 발표하는 미·영·호주 정상
(워싱턴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보리스 존슨(화면 오른쪽)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화면 왼쪽) 호주 총리와 화상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3국의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 발족을 발표하고 있다. 오커스는 이들 세 국가명을 딴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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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협력을 강화하는 자체 전략을 공개했다. 중국의 영향력 억제를 위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오커스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인상이다.

보렐 고위대표는 EU가 오커스에 대해 통지를 받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다른 이들이 하듯이 자력으로 살아남아야 한다"고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했다.

EU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지난달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강행해 대혼선이 빚어진 후 터져 나온 'EU 자강론'과 맞물려 EU 입장에선 또 한 번 미국으로부터 소외됐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지점이다.

호주의 이웃 나라인 뉴질랜드는 오커스 출범을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야당에선 3국 동맹에 뉴질랜드가 빠져 우려된다는 반응을 내놨다.

오커스 3국은 새 안보 파트너십 구축을 계기로 한층 밀착하는 분위기다.

당장 미국과 호주는 이날 미국에서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을 하고 "확고부동한 동맹"임을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백악관으로 불러 회담한다.

미국으로선 아프간 철군 이후 중동이란 늪에서 빠져나와 중국 견제에 더 큰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결과물로 보여준 것이 오커스다. 영국 역시 힘든 브렉시트를 통해 EU의 굴레에서 벗어난 이후 인도태평양으로 영역을 넓히며 위상 제고를 꾀할 기회로 여길 수 있다.

반면 이들 3국은 동맹을 배신한 것이 아니라며 프랑스의 반발 진화에 신경을 썼다.

프랑스 유력지에선 관련 보도 전까지 사전 안내를 받지 못했다는 기사가 나왔지만,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프랑스 지도자들과 미리 접촉했다는 다른 설명을 내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유럽 국가의 중요한 역할을 환영한다"며 "특히 프랑스는 필수적인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가 가져올 이익을 따지며 표정 관리를 하는 분위기 역시 감지된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영국 국방산업에 활력이 될 것이라면서도 프랑스의 반발에 대해선 결정은 호주가 내린 것이라고 한 발 뺐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잠수함 사업 결정을 바꾼 데 대해 "생각이 아니라 필요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번 일로 프랑스와 관계에 타격이 있음은 인정했다.

AP 통신은 이번 합의 이후 오커스 동맹이 인도태평양은 물론 이를 넘어선 지역에서 관계의 재편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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