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10% 폭락, 홍콩 증시, 3% 넘게 하락 마감

09/21/21

20일 홍콩거래소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이 파산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며 급락했다.

이날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21.62포인트(3.30%) 내린 24,099.14에, 항셍H지수는 301.92포인트(3.38%) 내린 8,638.55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월 말 이후 두 달여만에 가장 크게 하락했다.

이날 내림세는 채권 이자 납입일을 앞두고 헝다그룹 주가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헝다 주가는 전장 대비 10.24% 폭락했다. 장중에는 전 거래일보다 18.90%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23일 헝다의 달러채와 위안화 채권의 이자 납입일을 앞두고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헝다가 지급해야 하는 이자는 달러채 8천353만 달러(약 1천억원), 위안화 채권 2억3천200만 위안(약 400억원)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자 납입일이 헝다의 부채 상환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8천353만 달러어치에 달하는 달러 채권 약관에 따르면, 헝다가 이자 납입을 30일 동안 미루면 채무 불이행으로 간주된다. 지난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헝다가 8천353만 달러의 채권에 대해 디폴트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 회사의 신용등급을 'CCC+'에서 'CC'로 강등하기도 했다.

이날 헝다가 일부 은행 대출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점도 주가를 무겁게 했다. 이자 납입에 대한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주 중국 도시농촌건설부는 주요 은행들과의 회의에서 헝다가 대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헝다와 은행들은 일부 대출의 연장 및 회생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헝다가 파산할 경우 중국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일부 채권 투자자들은 헝다의 구조조정을 위해 서두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영국계 로펌 애들쇼 고다드는 채권 보유자 중 일부와 관계를 맺었고, 헝다와 협상하기 위해 채권단 위원회를 설립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헝다의 부채 총액은 1조9천665억 위안(약 359조원)에 달한다. 이는 중국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약 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가운데 연내 지급해야 하는 돈은 달러채 6억3천110만 달러(약 7천500억원), 위안화 채권 3억5천380만 위안(약 600억원) 등이다.

이날 헝다가 디폴트에 가까워졌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항기조업부동산은 13% 넘게 떨어졌고, 신홍기부동산과 CK에셋홀딩스는 각각 10.34%, 9.32% 내렸다.

이날 중국 본토 증시는 중추절로 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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