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황동혁 감독 인터뷰

지난 9월 17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징어 게임'은 어린 시절 골목길에서,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했던 다양한 추억의 게임을 잔혹한 어른들의 서바이벌로 옮겨왔다.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2009년 대본을 완성한 그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넷플릭스에서 이 작품을 완성했다.-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소감과 감독이 생각하는 인기 비결은? 배우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
▲ 이렇게까지 온 세계에서 열풍이 불 거라고는 예상 못해서 얼떨떨 하다 좋다가 감정 롤러 코스터가 좀 있다. 인기 비결은 '심플함'인 것 같다. 놀이들이 심플하고 다른 게임 장르와 다르게 인물들의 서사가 자세하다는 점이다. 인물들에 감정이입해 응원하게 한 것이 전세계분들이 좋아한 배경 아닐까 싶다. 배우들과 가끔 연락하고 만나기도 하는데 다들 얼떨떨해 한다. 호연씨는 인스타 팔로워수가 40만에서 500만이 됐다고 하니까. 다들 어마어마한 관심과 인기를 갑지가 받게 돼 놀랍고 얼떨떨해 한다.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메시지가 온다고 하니까 꿈인가 생시인가 그런 상황인 것 같다.

- 이베이 등에서는 달고나 키트 등이 판매되는 등 '킹덤'에 이어 K-드라마 열풍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오징어 게임'을 넷플릭스에서 만들자 생각했을 때 글로벌 마켓을 목표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들긴 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말하지 않나. 방탄소년단 흥행도 그렇고 싸이 '강남스타일'도, 봉준호 감독 '기생충'도 그렇다. 한국 아이들의 옛날 놀이지만 세계적인 소구력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지고 넷플릭스와 작업했다. 이 정도로는 예상 못했다. 농담처럼 '이게 잘 되면 '킹덤' 갓 유행처럼 '달고나' 비싸게 팔리는거 아니냐, 우리가 달고나 장사를 선점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 말을 하긴 했는데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나 얼떨떨하다.

- 넷플릭스 공동 CEO인 테드 사란도스가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작품 중 최고 흥행작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리드 헤이팅스는 직접 게임 참가자의 옷을 입어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는데. 넷플릭스 공동 CEO들의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 나도 계속 확인해보고 있었다. 넷플릭스가 수치나 순위를 잘 공개하지 않아서 잘 되고 있다고 해도 어느 정도인지 감이 없었다. 이분들이 공식적으로 나서서 옷도 입어주시고 수치를 기반으로 한 발표를 해주셔서 그 자체도 놀랍다. 이왕 여기까지 온 것 잘 돼서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하는 욕심도 생긴다.

- 오래 전 기획했던 작품인데 어떤 면에서 현재 시점에서 통했다고 생각하나
▲ 2008년에 써서 영화로 만들여보려 했을 때는 '낯설고 난해하다', '기괴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12년이 지난 세상이 말도 안되는 서바이벌이 어울리는 세상이 된거다. 지금은 오히려 현실감 있다고 해주시더라. 슬프게도 세상이 그렇게 바뀐거다. 게임이라는 요소가 전세계 남녀노소가 열광하고 코인, 부동산, 주식 등 전세계가 일확천금을 노린다. 일확천금을 노린다는 생존게임이 전세계 어디에서나 공감하고 관심 가는 이야기여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 처음으로 OTT플랫폼인 넷플릭스와 함께 작업했는데 어땠나
▲ 2018년에 이걸 다시 만들어봐야겠다 생각했는데 넷플릭스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작품이다. 어디 가서 이런 예산으로 수위 높게 만들 수 있었을까. 형식, 분량, 수위 제한 없이 만들 수 있도록 밀어주는 건 넷플릭스 밖에 없었다. 아이디어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믿어주시고 전적으로 밀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동시에 전세계에 공개할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이점인 것 같다. 일주일만에 말도 안되는 반응을 얻은 걸 보니 더 그렇다. 넷플릭스와의 작업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 정호연이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정호연의 첫 연기 도전이었는데 캐스팅 이유는?
▲ 그 캐릭터는 오디션도 많이 보고 기존 배우 미팅도 많이 했는데 참신한 사람을 쓰고 싶었다. 어디서 갑자기 오디션 테이프가 왔는데 보는 순간 '이 친구가 해야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지, 목소리, 톤이 '이 친구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못 찾다가 마지막 순간 테이프가 날아왔다. 뉴욕에서 찍어 보냈다고 하더라. 빨리 와서 직접 만나 오디션을 보자고 했다. 실제로 보면서 더 확신했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지만 그래서 동물적인 느낌이 있고 때묻지 않은, 날 것 같은 야생마 느낌이 있었다. 거기서 주는 큰 매력이 있어서 신인이 주는 불안감 조차도 신선하게 느껴졌다.


지난 9월 17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징어 게임'은 어린 시절 골목길에서,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했던 다양한 추억의 게임을 잔혹한 어른들의 서바이벌로 옮겨왔다.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2009년 대본을 완성한 그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넷플릭스에서 이 작품을 완성했다.- 장르의 유사성 때문인지 표절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오징어게임'의 독창성은 어디 있다 생각하나
▲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두가지이다. 게임보다는 사람이 보이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다른 게임장르는 게임이 어렵고 복잡하고 천재같은 주인공이 나와 이걸 풀어내면서 진행된다. '오징어게임' 게임들은 아이들 게임 중에서도 가장 단순한 것을 골랐다. 전세계 모두가 30초 안에 룰을 알 수 있어서 게임 파악에 시간이 안 걸리고 사람들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두번째는 다른 게임물이 한명의 영웅을 내세워 어려운 게임을 이겨내고 영웅이 되는데 '오징어 게임'은 루저들의 이야기다. 영웅도 천재적인 사람도 없다. 기훈(이정재 분)도 남의 도움을 통해 간신히 한단계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다섯번째 징검다리 게임이 가장 상징적이라고 생각한다. 상우(박해수 분)와 기훈이 게임 후 대화를 나누는데 '다른 사람 덕이다'고 하고 '내가 죽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상우는 자신이 승자고 자신의 능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생각하고 기훈은 패자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끝까지 갔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 관점 차이가 보인다.

- 극중 놀이 구성은 어떻게 하게 됐나
▲ 놀이 구성은 십몇년전에 한거라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당시 첫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시작해 대량 학살로 충격을 준다고 생각했다. 몇 백명이 하는 집단게임이라 기이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이 나올 수 있는 게임이라 생각했다. 마지막 게임은 오징어 게임으로 결정해놨었다. 오징어 게임은 룰을 따르기 보다 도형 안에서 펼쳐지는 검투사들의 대결 같은 느낌이었다. 가장 격렬한 게임이라 주인공 둘이 마지막에 목숨을 걸고 하는 처절함을 생각했다.

- 부자가 서민을 갖고 노는 게임이라는 부분은 어디서 영감을 받았나
▲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가지고 노는 게임은 이런 장르에서의 클리셰 같은 것이다. 2008년 이 작품을 처음 구상할 때 만화에 빠져있었다.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라 만화가게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만화를 봤다. 거기서 나오는 전제들이 어려운 사람들을 빚을 미끼로 가져와 게임에 참여 시키는 것이었다. 거기서 처음 영감을 떠올렸다.

-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게임 중 가장 애정을 갖고 있는 게임은 무엇인지 또 작품에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작품 속에 넣고 싶어 고민했던 다른 게임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 내가 생각하는 가장 상징적인 게임은 '징검다리 건너기'이다. 전통 게임은 아닌데 개천 건널 때 어떤 돌을 밟으면 흔들리거나 넘어지는데 거기서 착안했다. 이 게임은 앞 사람이 희생해 길을 터줘야 뒷 사람이 갈 수 있다. 승자들이 패자들의 시체 위에 서 있는 것이고 그 패자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의미의 게임이다. 작품 주제와 가장 잘 맞닿아있다 생각한다. 초반 딱지치기에서 실뜨기도 생각했었다. 두 남자가 앉아서 실뜨기를 겨뤄도 웃기는 그림일 것 같았는데 보는 분들이 룰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다. 고무줄이나 공기놀이처럼 여자한테 유리한 게임을 넣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긴장감 면에서 어떨까 했고 설명도 힘들 것 같아서 가장 단순한 것을 선택하다 보니 뺀 게임들이 있다.

- 전화나 통장번호 등 극중 등장한 번호들이 드라마 인기 때문에 관심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고 피해자도 나왔다
▲ 전혀 예상을 못 했다. 없는 번호라고 해서 썼는데 안전한 번호라고 해서 썼는데 제작진이 010이 자동으로 걸리는걸 예측을 못 한 것 같다. 죄송하게 생각한다. 끝까지 체크 못한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 제작진 쪽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피해를 입은 분께 죄송하다. 통장 번호는 제작진 중 한명의 것이다. 그 친구 통장에 456원이 들어오고 있다고 하더라. 협의를 하고 쓴 번호인데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길 줄 몰라서 그 계좌를 정리하기로 했다.

- 일각에서는 한미녀가 육체를 재화로 삼는 설정, 보디프린팅 된 여성의 도구화 등 젠더감수성 부재를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 한미녀가 몸을 재화로 삼는다기 보다 극한 상황에 몰린 사람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행동을 생각했다. 여성을 비하하거나 혐오하겠다는 것은 전혀 없고 인간이 최악의 상황에 몰렸을 때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했다. VIP로 대변되는 권력자들이 사람을 어디까지 경시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사람을 사물화 한 보디 프린팅을 선택했다. 모두 다 여성이 아니라 VIP별로 한명의 여자와 한명의 남자가 서 있다. 인간을 도구화 한 VIP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바디프린팅을 썼다. 7080 보편적인 기억을 쓴 것이지 남성을 초점에 두고 쓴 것은 아니다.

- 공개 초반 국내에서 나온 호불호 반응과 해외에서 쏟아지는 호평 사이의 온도 차이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 반응을 최대한 안 보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불호 반응이 꽤 있다고 알려주더라. 남녀노소 세대를 구분하지 않고 인종을 구분하지 않고 전세계 사람들이 다 좋아할 법한 작품을 만들자는 야심으로 시작한 작품인데 불호 반응이 나온다고 해서 '역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구나' 생각했다. 근데 뒤에 외국에서는 좋은 반응이 더 많이 나온다고 해서 의도가 먹히고 알아주는 분들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 연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신경 쓰신 부분은?
▲ 이 작품은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게임물이 잘못하게 되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된다. 현실성도 없고. 그러면 소수의 마니아만 즐기는 이야기가 된다. 나는 이 작품을 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만들고 싶었다. 판타지적인 요소와 리얼한 요소를 동시에 구현하는게 연출에 있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고 어려운 부분이었다.

- 세트와 의상 등 미술 구성은 어떻게 했나
▲ 내가 한 작업 중 미술이 가장 어려웠다. 보통 작품은 현실을 레퍼러니스로 하는데 일남이 만든 섬 안의 게임장은 레퍼런스가 없는 공간이라 상상에 의지했다. 미술 회의를 몇 번 했는지 모를 정도로 많이 했다. 처음엔 인더스트리얼 세트를 생각했는데 너무 클리셰적이고 흔한 것 같았다. 일남이 아이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자기가 들어가서 놀려고 설계한 거니까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느낌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지난 9월 17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징어 게임'은 어린 시절 골목길에서,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했던 다양한 추억의 게임을 잔혹한 어른들의 서바이벌로 옮겨왔다.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2009년 대본을 완성한 그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넷플릭스에서 이 작품을 완성했다.

- 극중 성기훈(이정재 분)은 쌍용차 해고자를 연상시키는 인물로 나온다. 쌍용차 해고자로 설정한 이유가 있나
▲ 드래곤 워터스라는 가상의 회사를 만들어 정리해고 되고 파업에 참여한 기훈의 이야기에 쌍용차 사건이 레퍼런스가 된 것은 많다. 뉴스를 많이 접한 기억이 있고 그 후에 많은 일들이 벌어진 것을 알고 있었다. 평범했던 기훈이란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바닥까지 굴러가게 됐는가의 시초에 그 사건을 레퍼런스 삼아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걸 읽어주신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잘 다니던 직장이 어느 날 도산할 수 있고 해고 위기에 몰릴 수 있다. 지금도 그런 곳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을 대표하는 인물로 그려보고 싶었다. 한명의 아티스트로서 그런 것을 레퍼런스 삼아 사회 문제를 몸에 지니고 있는 인물을 만드는 것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 최근 정치권까지 언급하면서 사회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치 패러디도 나오고 있는데 창작자 입장에서 부담은 없나
▲ 창작자가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나면 그 작품은 창작자의 손을 떠난거다. 그 다음은 수용자의 세상이다. 내가 거기에 대해 코멘트를 남기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수용자들의 세상에서 다뤄지고 회자되는 문제이다.- 456명이 참석해 456억원의 상금을 받는데 왜 456으로 설정했나
▲ 숫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떠돌더라. 처음 대본을 썼을 때는 1천명이었고 천만원씩 해서 100억이었다. 시간이 지나니까 100억이 작은 돈이 돼 상금을 올려야겠다 생각했다. 한국에서 가장 큰 로또 당첨액을 찾아봤는데 초창기 400억 정도더라. 그거보다 조금 더 큰 액수를 생각해 400억대를 생각했고 한명당 1억 정도의 몸값을 책정해 중간에 있는 기억하기 좋은 숫자를 선택했다

- 최후 승자, 세 명의 마지막 만찬 메뉴에 담긴 의미는?
▲ 식사가 양은 도시락으로 시작해 점점 열약해지고 나중엔 감자 하나까지 온다. 파이널리스트들에게 이들이 베푸는 마지막 은혜 느낌의 만찬을 생각했다. 옷도 연미복으로 갈아입히고. 최후의 만찬 느낌을 주고 싶었다.

- 출연자들이 지내는 공간 벽에 모든 게임이 스포돼 있었다는 것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됐다
▲ 벽그림을 뭘로 할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게임의 비밀을 숨겨놓자. 경쟁하면 서로만 쳐다보기 바빠 아무도 뒤나 벽을 쳐다보지 않고 모두가 죽고 텅 비면 이미 비밀이 숨겨져 있었구나 하는 전율을 주고 싶었다. 그걸 보고 협업했더라면 더 많은 사람이 승자가 될 수 있을텐데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다.

- 진행 요원들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네티즌들이 초반 딱지 게임에서 선택한 딱지 색깔에 따라 참가자와 진행요원의 운명이 갈리는거라는 해석을 하기도 했는데
▲ 다양한 해석들을 해주시더라. 나보다 더 창의적인 해석도 해주신다. 모집책으로 나온 공유씨도 내 머릿 속에서는 진행요원을 거친 사람이다. 신임을 얻어서 밖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 기본적으로 빨간 딱지, 파란 딱지는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라는 심플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 공유, 이병헌 등 특별출연 배우들의 캐스팅 비화는?
▲ 공유씨는 평소에 친하게 지낸다. 개인적인 자리에서 슬쩍 부탁했더니 바로 OK를 해줬다. 어떤 역을 시킬까 고민하다 딱지남이 떠올랐다. 이병헌 배우도 '남한산성' 이후 연락을 계속 주고 받다가 좋은 자리에서 기분 좋을 때 슬쩍 물어봤더니 '하죠' 해서 승낙을 받아냈다.

- 마지막에 이정재가 빨간 머리로 염색한 의도는?
▲ 사적으로도 많이 받는 질문이다. 설명이 어렵다. 이 작품을 쓰고 찍으면서 한동안 기훈으로 살았었다. 거의 다 찍어갈 무렵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기훈은 자기 자신을 다시 수습하고 정상으로 돌아가려 노력해야 하는데 과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내가 기훈이라면 미용실에 앉아 어떤 생각을 했을까. 평소 기훈이라면 절대 안할 것 같은 짓을 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전의 기훈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미친 짓이 뭘까 했을 때 빨간머리가 생각났다. 내제 돼 있는 기훈의 분노가 있다고 생각했다.

- 황준호는 사망했나, 시즌2 계획은?
▲ 황준호 죽었는지는 비밀이다. '오징어 게임'을 하면서 너무 힘들었다. 다 쓰고 연출하는 과정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과정이라 당분간 이걸 할 수 없다는 말을 했었다. 근데 너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안 한다고 하면 난리날 것 같기도 하다. 머릿 속에 떠오르는 그림 몇가지가 있긴 하다. 마무리 하는 과정에서 떠오른 영화가 있어서 그거 먼저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고 시즌2는 넷플릭스와 이야기를 해봐야겠지만 한다면 그 다음 단계 아닐까 한다. 시즌1 하면서 이가 6개가 빠졌다. 시즌2를 하게 된다면 혼자 할 수 있을까, 하게 된다면 틀니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되긴 한다. (웃음)

-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
▲ 십여년 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 만들면서도 모험이라 생각했다. 걸작 소리 안들으면 망작일거라고 했다. 콘셉트 자체가 실험적이라 '애들 게임을 목숨걸고 하는게 말이 되나, 사람들이 비웃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쓰면서도 그랬고 찍으면서도 그랬다. 거기다 너무 긴 작업이라 계속 고민하고, 허점이 있진 않나 하면서 계속 대본 작업을 했다. 그러다 보니 매일 스트레스 지수가 차있었다.

- 만약 시즌2를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나
▲ 시즌2는 죄송하지만 노코멘트 하겠다.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말씀드리기는 이른 것 같다. 여러가지 방향을 열려있게 마무리 해서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 다수의 한국 콘텐츠들이 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외신에서도 할리우드를 위협할 정도라고 소개하고 있다. K콘텐츠만의 저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한국은 다이나믹한 나라다. 분단국가라는 점도 그렇고 분단과 전쟁 후 짧은 기간에 성장을 이뤄냈다. 역동적이고 그만큼 경쟁도 심하다. 그 경쟁이 어느 나라보다 한발 더 앞서 나갈 수 있는, 트랜드를 선동하는 동력을 계속 만드는 것 같다. 이 작은 나라에서 문화적으로 가장 앞서 나가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 넷플은 인기가 많은 것에 대한 추가 수익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쉬움은 없나
▲ 아쉬움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겠죠(웃음) 알고 계약서에 사인했는데 아쉬워 하면 어쩌겠냐. 그냥 뜨거운 반응만으로도 창작자로서 너무 감사하다. 내 생전에 뭔가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런 반응을 언제 얻겠나.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축복 받았다 생각한다.

- 만드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하지만 결국 좋은 결과를 냈다. '오징어 게임'이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 처음 해본 시리즈인데 말도 안되는 성공을 거뒀다. 평생의 훈장과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작품이 될 것 같다.부담이자 영광일 것 같다. 뭘 만들든 '오징어 게임'과 비교될거고 '오징어 게임' 크리에이터로 불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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