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을 홀린 마법...180 스튜디오 개관전 '럭스(LUX)'…"한국 작가들의 창의성 대단"

런던 시내 한 건물의 좁은 출입문을 지나면 세계적 작가들의 미디어 아트 작품들이 가득한 마법 같은 세계가 펼쳐집니다.

콘크리트로 마감된 동굴 같은 공간에서 전시를 둘러보는 젊고 힙한 관람객들은 놀이동산에 온 듯 흥분된 표정이었습니다.

영국 런던 도심에 새로 생긴 미디어 아트 센터 180 스튜디오의 개관전 '럭스(LUX): 새로운 현대미술의 물결전'은 재미와 신선한 자극을 동시에 안겨줬습니다.

다시 좁은 문을 지나 런던 거리로 나올 때는 작품의 메시지뿐 아니라 예술과 기술의 변화 속도에 압도된 상태가 됩니다.

우리나라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에이스트릭트의 '스타리 비치'는 전시의 대표작품이자 하이라이트였습니다.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을 구현한 멀티미디어 작품 앞에서 사람들은 실제 바다에 있는 것처럼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180 스튜디오가 들어선 현대미술공간 180 스트랜드를 소유하고 이번 전시를 주관한 마크 와드화의 아이는 파도놀이를 하다가 거울 벽에 부딪치기도 했다고 작가는 귀띔했습니다.

와드화는 11일(현지시간) "한국 작가들의 창의성이 대단하고 최근 K-팝부터 오징어게임까지 한국 문화 인기가 매우 높아졌다"며 "이번 전시가 젊은 사람들을 많이 불러모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스타리 비치'와 함께 영국에 처음 소개되는 에이스트릭트의 신작 '모란도'는 투명한 OLED를 이용한 작품으로, 새로운 매체를 활용해 모란꽃의 섬세함과 우리 전통화의 느낌을 살린 것이 인상적입니다.

유럽과 한국 무대에서 활동하는 박제성(JE BAAK) 서울대 교수의 '유니버스(2019)'도 출품됐습니다. 선명한 검은 배경에 화려하게 반짝이는 회전목마 등이 되풀이해서 등장하며 알고리즘에 종속된 상태의 불안하고 공허한 감정을 보여줍니다.

세계적 무대 디자이너이기도 한 에스 데블린의 신작 '블루스카이화이트'는 기후 변화에 관해 경고하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선명한 '블루스카이화이트' 화면을 지나 거대한 작품 속으로 들어가면 변화하는 빛과 에스 데블린의 목소리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24m 통로가 등장합니다. 이어 모니터와 거울로 구성된 방으로 들어가면 파란 하늘, 먹같이 검은색의 영상이 교차합니다.

레픽 아나돌 미국 UCLA 교수의 인공지능 미디어 파사드 작품 '르네상스 제너러티브 드림(2020)'도 영국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100만개 이상의 르네상스 예술작품들을 AI로 분석, 재해석해낸 작품입니다. 아나돌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런 분석 작업을 더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LG전자가 후원해 많은 작품이 OLED로 제작됐습니다. 스위스 그룹 아이아트 스튜디오의 신작 '플라워 메도우'(Flower Meadow)와 같이 LG 의뢰로 OLED로 제작한 작품들도 포함됐습니다.

럭스 총괄기획 큐레이터인 숨프로젝트 이지윤 대표는 "전시 주제인 '빛'은 기술과 예술을 아우르면서 지금 시대 예술가들의 새로운 시각과 언어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윤 대표는 "코로나19 시대에 작가들이 기술 등 새로운 매체 탐구에 더 매진했고 예술과 기술에 관한 질문이 커졌다"며 "이제 그에 관한 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습니다.

12월 1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엔 세계적 미디어아트 예술가 12팀의 작품 13점이 출품됐습니다. 사전 공개 행사에 1천명이 몰렸는데 한국에도 이름이 알려진 작가들과 런던의 주요 미술관, 박물관 관계자 등도 얼굴이 보였습니다.

이 대표는 "이번 전시 작품들을 '미디어 아트'라고 한정 짓지 않고 새로운 물결의 현대미술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상대적으로 신진인 한국 작가들이 미디어 아트 대모로 불리는 히토 슈타이얼 등을 포함해서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을 뿐 아니라 '엄지척' 반응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지윤 대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운영총괄, 영국박물관 한국관 설립 코디네이터 등을 맡았으며 숨프로젝트에서 런던올림픽 미디어콜렉션 '블루크리스탈볼'전, DDP 개관전 '자하하디드_360도'전 등 100여개 현대미술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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