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하는 아시아계 증오범죄 근절

"그들이 꼭 와야만 한다. 나는 그들이 너무 좋다."

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콘서트를 관람했다.

공교롭게도 방탄소년단(BTS)의 백악관 방문 다음 날이었다.

이들 두 그룹은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를 함께 발표하는 등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엔 저녁 식사를 같이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뒷좌석에 앉은 미국인 한 무리가 BTS의 콘서트 '깜짝 출연' 가능성을 놓고 진지한 토론을 주고받았다. BTS의 인기가 피부로 와닿는 순간이었다.

BTS의 전날 백악관 방문을 놓고도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정치·외교·경제 등 무거운 주제에 주로 집중해온 백악관 출입 기자들도 BTS의 브리핑룸 방문 소식에 이례적으로 높은 관심을 표했고, 평소 천명 안팎이 시청하는 백악관 브리핑 유튜브 중계는 실시간 접속수가 30만건에 달했다.

혹자는 이번 이벤트를 놓고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 선거를 앞두고 급하기는 급했나 보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최소한 확실히 여론의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는 점에서다.

또 다른 일부는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범죄에 있어 아시아 그룹으로 독보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BTS만큼 적합한 메신저는 흔치 않다는 긍정적 평가도 제기한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미국 사회는 아시아인에 대해 최소한 표면적으로 눌러왔던 분노를 더는 숨길 필요가 없다는 듯이 거침없이 폭력적으로 표출해 내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코로나19라는 핑계가 부상하는 중국을 비롯해 미국 사회에서 약진하는 아시아인들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여과없이 분출하는 손쉬운 배출구로 작용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BTS 멤버들은 백악관 기자실을 찾아 "나와 다르다고 그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했다.

또 "우리는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이 의미있는 존재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또 한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들의 메시지가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에 확실한 경고음을 울렸기를 바란다.

동시에 백악관이 BTS를 초청한 화려한 이벤트에 뒤이어 아시아계를 비롯한 소수자 인권 문제에 끈질긴 관심을 갖기를 희망한다.

BTS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면 이어 가려지고 약하고 묻혀있는 실제 아시아계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찾아내 듣고 그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 주기를 기대한다.

어쩌면 정치는 그 지점에서 시작할지도 모른다. 여정은 이제부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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