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한인사회 노승혜 변호사 언어 장벽 부닥치는 한인에 법률 서비스

"프랑스의 복잡한 법률과 법적 절차를 잘 모르는 1만 명에 달하는 한인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상법과 법률 분야 변호사로 활동하는 노승혜(36) 씨는 '프랑스 한인 전문 변호사'를 자처한다.

그는 4일 서울에서 개막한 재외동포재단 주최 '제24회 세계한인차세대대회' 참가차 방한했다. 이 대회에는 18개국 65명의 차세대 한인 리더가 참가했다.

노 변호사는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변호사 연차도 짧고, 로펌에 소속되지 않고 홀로 일을 하기에 자연스럽게 한인사회와 연결됐다"며 "한인만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가 그리 많지 않아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용 바이올린을 생산하던 할아버지와 대를 이어 현악기 수리를 했던 아버지 슬하에서 자라난 그는 아버지가 1991년 현악기 공부를 위해 프랑스에 갈 때 따라갔다가 그 나라와 인연을 맺었다.

3년 뒤 귀국해 서래마을에 있는 프랑스 국제학교에 다녔다. 다시 프랑스에 날아가 그곳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베르사이유 변호사 연수원에서 공부한 뒤 2017년 변호사가 됐다.

아르케 법무법인에서 잠시 근무하다가 파리에서 'Syung-hea Noh' 이름을 내걸고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냈다.

그는 주로 한인들의 가정 문제, 식당 및 회사 인수 문제, 프랑스에 진출했거나 계획이 있는 경우 발생하는 법률문제 등을 상담하고 변호한다.

"대부분 언어 장벽으로 인해 프랑스 법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가계약과 본계약 등 복잡한 법적 절차를 밟지 못해 저를 찾아옵니다. 최대한 친절하게 법률문제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합니다."

노 변호사는 틈 날 때마다 재불한인여성회 등 한인 단체가 주최하는 강연에 참여해 민법 등을 알려주는 봉사도 한다.

그는 최근 프랑스 한국 대사관이 '관습증명서'를 발급해 주는데 기여를 하기도 했다.

한국 여성이 프랑스 남성과 결혼했는데, 남편이 아내가 낳은 자녀를 친자식으로 입양하려고 했다. 프랑스 법원은 한국 대사관이 발행하는 이 증명서를 요구했지만, 대사관에서는 지금까지 이 증명서를 한 번도 발급한 적이 없었다.

이에 노 변호사는 대사관을 설득해 한국에는 없는 관습증명서를 이들 부부에게 발급해 주도록 했다.


노 변호사가 재불한인여성회 주최로 파리에서 최근 열린 세미나에서 강연하고 있다.[출처:한위클리]
그는 이러한 사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발생했던 에피소드를 모아 곧 책을 출판하겠다는 의욕도 내비쳤다.

그는 출판과 무관하지 않다. 2009년 김현수 작가의 '산책하는 일들의 5가지 즐거움'이라는 책을 프랑스어로 번역해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한 공모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그는 원래 한인들의 언어·문화적 갭을 줄이는 통·번역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법원에 공인번역사도 신청할 계획이다.

변호사를 하면서 매번 후회하고 매번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한인들을 위한 일인 것 같아도 결국에는 나 좋아서 하는 일"이라며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분야 업무를 보는 것이 재미있다"고 했다.

현지인과 결혼해 아이 한 명을 둔 노 변호사는 프랑스에서 성장할 아이에게 정체성을 확립시켜주는 일이 고민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세계한인차세대대회와 같은 한국 정부 초청 행사가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고국의 초청 행사는 "너에게는 찾아갈 집이 있다"고 인정해 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4년 만에 고국을 찾은 노 변호사는 "전 세계 재외동포들이 고국에 모여 으샤으샤 하는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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