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김으로 日 시장 공략하는 신상윤 대표

"23년째 한국 김 원재료를 가져와 구운김으로 가공해 일본 전역의 슈퍼로 납품합니다. 한국 김이 모든 가정의 식탁에 오를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겁니다."

일본에서 연간 소비되는 김은 60억장을 조금 넘는다. 이 가운데 1%인 6천만장은 신상윤(56) 대표가 운영하는 신인터내셔널에서 만든다.

김의 60%는 업무용으로 주로 식당이나 식품제조업체 업체가 삼각김밥, 초밥, 도시락 등을 만들 때 재료로 사용된다. 30%는 가정에서 소비하며 10%는 소매 매장에서 유통된다.

신인터내셔널에서 만든 김은 한국 대기업 OEM(주문자위탁생산) 방식으로 전량 소매 업종에 납품된다. 그러므로 슈퍼나 마트에서 팔리는 김의 10%를 차지하는 셈이다.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도쿄에서 개최한 '제24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에 참가한 그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아서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김 가공업체로 남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신인터내셔널의 가공 김은 사이타마(埼玉)현 소우카(草加)시 산업단지 소재 가공 공장에서 만든다.

1989년 일본으로 유학을 온 그는 전문대학에서 방송기술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MBC 일본지사에 취업했던 그는 3년 후 퇴사하고 1999년 무역업체를 차렸다.

한국산 김치와 막걸리 등을 수입하다가 일본 소비자가 한국산 구운 김을 좋아하는 데 비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이 적은 것을 보고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적당한 굽기와 과하지 않은 기름과 소금을 첨가해가며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에 공장을 접을까 고민도 했던 그는 뜻밖의 선행에서 기회를 잡았다.

신 대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 후 재해를 입은 이들을 도우려고 김과 삼계탕 등을 잔뜩 싣고가서 피해지역 슈퍼에 무료로 공급했다. 그랬더니 입소문이 나서 그쪽 지역 도매업체들이 정상화된 후 모두 주문해주었다"고 회상했다.

그때부터 순풍에 돛을 단 듯 판로를 확장했다. 현재 김 매출액은 연간 150억원에 이른다.

내친김에 2016년 기능성 미용 제품인 미용 마스크팩 제조업에도 뛰어들었다. 한류로 인해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 기회라고 봤다.

코로나19가 발생해 초창기 일본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서 힘든 시절에 그는 마스크팩 재료로 쓰기 위해 미리 구입해놓은 마스크를 사이타마현 정부에 10만장 기증했다. 시가로 6억원어치였다.

당시 사이타마현 정부가 기증받은 마스크 가운데 최대 물량으로 지역신문에 대서특필 되기도 했다.

그는 "땅을 임대해 공장을 운영했는데 제약이 많아서 아예 땅을 구매하려고 할 때 시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덕분에 저렴하게 구매해 설비를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마스크팩은 연간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사이타마현이 현 내 7개 우수 중소기업을 선정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선발됐다.

신 대표는 "일본에서는 제조업을 한다고 하면 매출이 얼마나 되냐보다는 얼마나 오래 했느냐를 더 가치 있게 평가한다"며 "꾸준히 한 우물을 파다 보니 전문성을 인정받게 된 것"이라고 자부했다.

소위 '맨땅에 헤딩'하며 오늘의 위치에 오른 그는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나누고 서도 돕기 위해 2021년에 월드옥타 사이타마지회를 세워 초대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인물

제목 등록 조회 일자
이병헌, 미 스탠퍼드대서 유창한 영어로 청중과 '한류의 미래' 대화 글로벌한인 852 04/21/23
베트남 인삼공급 주도하는 조창환 RMMTT 대표 글로벌한인 3188 04/20/23
한인2세 할리우드 배우 랜달 박, UCLA 졸업식 축사한다 글로벌한인 1124 04/14/23
조현용 교수, 언어로 본 한국인의 문화유전자' 출간 글로벌한인 1175 04/04/23
한인 1.5세 앵커 은 양, 12년간 아침 프로 맡다 골든타임대 뉴스 진행 글로벌한인 1753 04/03/23
김화종 기타리스트, 일본 국제기타페스티벌서 2관왕 글로벌한인 1409 03/30/23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내달 한인 1세대 작가 전낙청 조명 글로벌한인 1094 03/28/23
한인 투자자 미국 방송 인수에 미 방송 노조 황당 이유들며 반대 글로벌한인 1276 03/23/23
박형권 뷰티마스터 대표, 조지아주 평생업적상 수상 글로벌한인 1111 03/22/23
해외 유일 한국 미술품 보존 전문가 영국박물관 김미정 보존가 인터뷰 글로벌한인 1562 03/13/23
박은선 조각가,30년 역사상 처음 이탈리아서 '베르실리아의 명사'상 받아 글로벌한인 2165 03/08/23
한인 1.5세 글로리아 의영 김, '캐네디언 스크린 어워드' 최고감독상 후보 글로벌한인 1178 03/08/23
미주한인재단 하와이 지부(회장 에드워드 슐츠) 독립투사 후손 집에 문패 글로벌한인 1399 03/03/23
캐나다 동포 송용일씨, 자신의 삶 녹여낸 소설 '젊은 날의 서시' 출간 글로벌한인 1863 03/01/23
재일동포 영화감독 김성씨 일본 고엔지다큐멘터리영화제서 대상 글로벌한인 1114 02/2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