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강진-한인 주택도 일부 부서져…"물 끊기고 전기 부족"

"집 천장 석고보드들이 무너졌는데 그래도 집이 제일 안전하다고 판단해 집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다른 주민들은 길에 돗자리 깔고 생활하고 있고요."

지난 28일(현지시간) 미얀마 중부를 강타한 강진으로 수도 네피도에서 건축업을 하는 교민 홍순범(53) 씨의 집도 크게 흔들렸다.

천장 석고보드가 떨어져 나갔고 벽에도 금이 갔다. 집 앞 콘크리트 도로에도 금이 갔다.


지금도 이따금 여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집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해 집 안에 머물고 있다.

홍 씨는 2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민 아웅 흘라잉 (군정) 최고사령관이 대국민 담화도 하고 피해지역도 방문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구호 활동은 직접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대사관에서도 일단 교민 피해 상황을 확인하는 것 같은데 실제 도움이 도달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진 직격탄을 맞은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도 상황은 비슷하다. 만달레이에는 현재 한국 교민 약 100명이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현 만달레이 한인회장은 "우리 교민의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없지만 일부 집이 부서지는 등 재산 피해는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에 따르면 지진으로 도시 기능이 마비되다 보니 교민들은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수도가 끊겼고, 평소에도 순환 단전하던 전력도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다. 통신은 지진 당일에는 모든 통신사가 먹통이었지만, 지금은 일부 통신사는 연결이 돼 외부와 소통하고 있다.

주유소도 지진 당일에는 문을 닫았다가 이날은 하루 만에 영업을 재개했다.

이 때문에 기름을 사려는 차량과 오토바이가 아침부터 주유소 앞에 긴 줄을 섰으며, 주유소도 일정량 이상으로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은 "한인회 차원에서 무료로 음식을 나눠주는 등 지원 활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외부 지원이 부족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며 "물이나 전기 등을 교민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은 이번 지진의 피해에서 벗어났다.

지진 발생 당일 양곤도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강한 진동을 느꼈다. 하지만 건물이 무너지거나 도로가 유실되는 일은 거의 없었다는 게 현지 주민 전언이다.

다만 양곤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일부 송전탑이 쓰러지거나 망가지면서 전력 공급이 불안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일부 지역은 정전이 계속되고 있으며 수도 공급이 끊긴 지역도 있다.

교민들은 재미얀마 한인회 온라인 채팅방을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고 피해 지역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한인회에서는 피해 교민들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도 시작했다.

일부 교민은 피해가 큰 만달레이나 네피도를 떠나 상대적으로 안전한 양곤으로 피신했다.

평소 같으면 비행기로 이동했지만, 만달레이와 네피도 공항이 폐쇄되면서 자동차로 이동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속도로가 부서진 곳이 많아 중간중간 국도를 이용하다 보니 평소보다 2배 이상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곤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박찬수 씨는 "선교단체 등 한국에서 만달레이 등으로 지원하러 오겠다는 봉사단체 문의가 많은데 공항이 폐쇄돼 만달레이로 들어갈 수 있다고 확답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아직은 정확한 상황 파악이 안 돼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낮 12시 50분께 만달레이에서 서남서쪽으로 33㎞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7.7 강진이 발생해 많은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매몰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한 상태다.

미얀마 당국은 29일 기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천644명, 부상자가 3천408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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