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바마 몽고메리 시에서 첫 흑인 시장 탄생
10/10/19200년 몽고메리시 역사상 첫 흑인 시장이 선출됐다. 민주당 소속 스티븐 리드 당선인이 주인공인데 8일 진행된 결선투표에서 비공식 집계 결과 67% 득표율을 기록했다. 백인인 방송국 소유주 데이비드 우즈 후보를 눌렀는데 미국 주요 매체들이 이 소식을 비중 있게 전하는 중이다.
한 도시의 시장 선출을 주요 매체들이 비중 있게 전하는 이유는 몽고메리는 앨라배마주의 주도이자, 미국 민권운동의 산실과도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인종 차별에 저항하는 조직적 운동이 시작된 도시인데 지난 1955년, 로사 팍스 여사가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 양보를 거부했던 장소가 바로 몽고메리였다.
당시 미국 남부 지역에는 다양한 흑·백 분리 법규가 있었다. 버스를 탈 때 앞 좌석은 백인들을 위해 비워두고, 중간 자리도 백인에게 우선권이 있었는데 팍스 여사가 이걸 거부한 것이다. 팍스 여사 사건의 파문이 커지면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버스 안타기 운동을 주도했는데 남부에서 인종 차별에 조직적인 항의운동이 일어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팍스 여사와 킹 목사, 민권 운동의 상징적 인물들이 활동했던 곳이 몽고메리다.
이후, 연방대법원은 몽고메리 버스의 인종차별이 불법이라고 판결했고 이 같은 흐름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인종 분리 철폐 운동으로 발전했다. 킹 목사는 워싱턴에서 대행진을 벌였고 차별을 없애자면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유명한 연설을 했다. 이후 1964년 린든 B. 존슨 대통령은 인종과 남녀, 종교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는 ‘민권법’에 서명했다.
이번 몽고메리 시장 선출은 중앙정치 못지않게 주목받는 선거전이었다.
지난 8월 예비선거에 12명 후보가 경쟁했는데 리드 당선인과 우즈 후보가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이번 결선에서 맞붙었다. 대선 주자들도 이 지역 선거에 주목했는데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가하고 있는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리드 당선인 지지를 선언했다.
리드 당선인은 몽고메리 카운티의 검인 판사(probate judge)다. 유언과 상속에 관한 판결을 담당하는 판사인데 역시, 흑인으로선 카운티 최초였다.
리드 당선인은 당선 소감으로 8일 비공식 개표 결과가 공개되자마자 승리 연설을 했는데 “이번 선거는 나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우리가 각기 개인적으로, 그리고 시 안에서 함께 가진 희망과 꿈에 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몽고메리는 한없는 잠재력을 가진 도시”라면서 “우리가 함께 갈 때 못 이룰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우즈 후보도 곧장 연설했는데 “우리는 함께 나아가서, 스티븐 리드 시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나는 몽고메리가 단결된 도시로 일하도록, 모두를 북돋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리드 당선인은 다음 달 12일 취임 선서를 한다. 현재 시장은 공화당 소속인 토드 스트레인지 시장인데 지난 2009년 이래 몽고메리 시정을 계속 이끌어왔지만, 이번 선거에는 불출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