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문학상에는 오스트리아와 독일 출신 작가 두명에게 돌아가

지난해 노벨 문학상은 심사위원이 ‘미투’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상자를 발표하지 않고 올 해 두명의 수상자를 발표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오스트리아의 작가 페터 한트케(77)와 폴란드의 여류작가 올가 토카르추크(57)에게 돌아갔다. 한 해에 수상자 2명을 선정한 것은 1974년 이후 45년 만이다.


미투 파문으로 곤혹을 치른 한림원 측이 최소한 여성 소설가 1명을 포함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측은 적중했다. 특히 토카르추크는 지난해 ‘플라이츠’로 폴란드인 최초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노벨문학상’까지 거머쥐며 여성작가의 파워를 여실히 보여줬다.


독일 문학계의 이단아로 불리며 ‘파격’을 몰고다닌 페터 한트케도 수년 전부터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게르하르트 하웁트만 상, 실러 상, 게오르크 뷔히너 상, 프란츠 카프카 상 등 독일의 저명한 문학상을 휩쓸면서 일찌감치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자로 떠올랐다. 200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스트리아의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는 당시 “노벨문학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페터 한트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토카르추크는 폴란드를 대표하는 여류 작가다. 


1993년 장편소설 ‘책의 인물들의 여정’으로 등단한 이후 맨부커상 수상작인 ‘방랑자들’(‘플라이츠’)을 비롯해 ‘E. E.’(1995), ‘태고의 시간들’(1996), ‘낮의 집, 밤의 집’(1998), ‘세상의 무덤 속 안나 인’(2006), ‘죽은 자의 뼈에 쟁기를 끌어라’(2009), ‘야고보서’(2014) 등의 장편소설을 썼다.


‘태고의 시간들’(은행나무)은 지난해 국내에 번역·출간됐다. 허구와 현실이 절묘하게 중첩되는 가상의 마을 ‘태고’에서 20세기의 야만적 삶을 살아가는 주민들의 시간을 기록한 작품이다. 러시아·프로이센·오스트리아로부터 분할 점령당했던 시기, 제1·2차 세계대전 등 20세기 폴란드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들이 마을 주민의 신화적 삶과 어우러졌다. 이 소설로 코시치엘스키 문학상을 받았고, 폴란드 니케 문학상의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작품’ 부문에 선정됐다.


토카르추크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온 페미니즘 작가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그는 한국문학번역원 주최 ‘2006년 서울, 젊은 작가들’ 대회에 초청돼 국내 작가·학생들과 만났다. 2014년에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폴란드에 번역·출간 됐을 당시 바르샤바 낭독회에서 한 작가와 만남을 갖기도 했다.


토카르추크의 수상으로 폴란드는 1996년 시인 쉼보르스카를 포함해 다섯 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보유한 국가가 됐다. 토카르추크는 15번째 노벨문학상 여성 수상자로 기록됐다.


 


올해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인 페터 한트케는 희곡 ‘관객모독’(1996)으로 잘 알려진 오스트리아의 작가다. 기존 질서를 향한 도발로 ‘전위적’ ‘파격적’이라는 수식어를 몰고 다니는 독일 문단의 이단아다. 힌트케는 1965년 첫 소설 ‘말벌들’을 출간한 뒤 학업을 중단하고 전업 작가가 됐다. 그해 전후 독일 문학계를 주도하던 ‘47그룹’ 모임에서 거침없는 독설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관객모독’에는 이러한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전통적인 연극과 달리 단 4명의 배우가 등장해 온갖 말들을 쏟아낸다. 처음엔 점잖게 시작하지만 점차 비속어, 욕설 등으로 확대되며 급기야 관객들에게 물을 뿌리기도 한다. 관객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음으로써 현대 사회의 허위와 위선을 조롱하고 풍자한 마지막 부분은 이 작품의 절정으로 꼽힌다.


소설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를 비롯해 희곡 ‘카스파’, 예술 에세이 ‘어느 작가의 오후’ 등 지금까지 80여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1987년에는 빔 벤더스 감독과 함께 영화 대본 ‘베를린 천사의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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