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평균 이사 기간 9년전 8년에서 13년으로 늘어
11/05/19베이비 부머 세대가 은퇴를 하면서 미국의 부동산 시장도 변화가 감지된다. 그동안은 집주인들이 한집에서 이사를 하지 않고 8년 정도 살았는데 올해는 그 주기가 길어져서 13년 동안 이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베이비 부머(1946∼1964년생) 세대가 은퇴 후에도 이사를 가지 않고 살던 집에 계속 사는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은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Redfin)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가족 구성원이 늘거나 자녀가 분가한 뒤에도 이사하지 않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주택 매물 감소로 이어져 주택 가격이 치솟는 결과도 낳았다.
예컨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주택 보유자의 이사 주기가 2010년 10년에서 올해 14년으로 늘었다.
시애틀에서도 같은 기간 이사 주기가 3년 이상 늘면서 매물이 50% 넘게 급감했고, 주택가격은 80% 이상 올랐다.
레드핀이 조사한 미국 내 55개 대도시에서 모두 이런 현상이 발견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에 있고 고용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음에도 부동산 거래가 위축된 것은 매물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이사를 꺼리면서 주택 시장의 매물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현재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과거 노년층보다 건강하게 오래 살면서 집을 옮기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베이비부머가 이사를 못 가는 요인 중 하나로는 집값의 급등도 꼽힌다.
예를 들어 1987년 44만 달러를 들여 산 집에 32년째 살고 있는 사람은 이 주택의 현 시가가 180만 달러로 치솟아 집을 팔 경우 엄청난 양도소득세가 예상돼 이사를 가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주택가격 상승이 이사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고, 다시 매물 부족과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 셈이다.
이에 새로운 공급이 이어지지 않아 노후화된 비싼 주택에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