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주지사선거 승부처 패배

지난 5일 실시된 주지사, 주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사실상 패배했다 주지사와 주 의회 의원, 시장 등을 뽑는 선거가 각 지역에서 일제히 실시됐는데 승부처로 꼽혔던 곳들에서 민주당이 이기면서, 전반적으로 이번 선거의 승리를 가져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선거는 내년 대선을 앞둔 지역 민심을 살피는 기회였는데 공화당으로서는 긴장할 만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승부처로 꼽혔던 곳은 먼저 켄터키 주지사 선거다. 켄터키주는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졌는데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P 이상 이겼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온 앤디 비셔 주 법무장관이, 현직인 공화당 소속 맷 베빈 지사를 눌렀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에 대한 분석으로는 우선 베빈 지사가 워낙 인기가 없었고 민주당 출신 주지사가 나온 적도 있어서 박빙이 예상됐다. 하지만 공화당은 켄터키 주지사를 민주당에 내주면 최악의 패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집중적으로 지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 전날인 4일 직접 켄터키를 방문하고, 베빈 주지사가 패하면, “대통령이 세계 역사상 가장 큰 패배를 당했다고 평론가들이 말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극적인 승리를 한 것이다.


쉽지 않은 승부였는데 표차가 불과 5천여 표다. 득표율로 따지면 1%도 안 되는 차이인데 비셔 후보는 개표 결과가 알려지자마자, 당선 수락 연설을 했다. 주지사로 취임하고 일주일 안에, 현행 주지사의 빈곤층 건강보험 보조 유예를 철폐하겠다고 했고 주 교육위원회를 새로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베빈 주지사 측 반응으로는 이번 선거가 매우 접전이었다면서 아직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에 “상당수의 비정상(more than a few irregularities)”적인 요소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선거관리 당국에 합당한 절차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재검표를 바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 결과로, 켄터키 주민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실망한 거로 볼 수 있다고만은 볼 수 없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나 공화당에 대한 지지세가 약해졌다기보다는, 베빈 주지사에 대한 ‘심판’ 정서가 워낙 높았기 때문으로 언론이 분석하는데 베빈 주지사는 재임 중 막말 파문을 수 차례 일으키면서 구설수에 올랐고 연금이나 보건에 관한 정책 실수도 많이 지적 받아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베빈 주지사의 재선 운동을 도왔기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가 공화당에 타격이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주요 매체들은 짚었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승부처로는 버지니아 주 의회 선거다.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공화당이 주 의회 상·하원에서 과반을 차지한 곳이었는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의석수를 크게 늘리면서, 상·하원 모두에서 과반을 확보했다. 상황이 반전된 건데 주 내 각 지역의 민심이 전반적으로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이동한 것이다.


그 밖에 민주당이 또 이긴 곳은 뉴저지 주 하원으로 민주당이 과반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곳은 지금도 민주당이 과반인데 공화당 주요 후보들은 이번 선거운동 기간 내내 민주당 후보들에 밀렸던 것으로 지역 언론이 전했다. 주목 받았던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소속 제임스 뮬러 후보가 승리했다. 뮬러 후보는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인 피트 부티지지 현 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미시시피 주지사 선거는 공화당이 이겼다. 연임 제한 규정 때문에 출마하지 못한 필 브라이언트 주지사를 대신해 나선, 테이트 리브스 부지사가 당선을 확정했는데 민주당 후보였던 짐 후드 주 법무장관은 총기소유 권리를 옹호하고 임신 중절에 반대하는 등 보수적인 공약을 내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미시시피는 2000년대 들어 민주당이 한 번도 주지사를 당선시키지 못한 곳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으로선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 셈이다.


승부처로 꼽히던 곳이 대부분 민주당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1년도 안 남은 내년 대선까지 이런 민심이 이어질지 주목되는데 중앙 정치에서 탄핵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은 더욱 공화당을 향한 공세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 재선에 도전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는 글을 6일 트위터에 올렸다. 자신이 지원해준 덕에 후보들 지지율이 많이 올랐다는 건데 또 “켄터키의 결과를 볼 때, 미치 매코넬이 내년에 켄터키에서 크게 이길 것”이라고 적었다. 매코넬 의원은 켄터키 출신으로, 상원 공화당 대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켄터키 선거 결과를 좋게 평가한 것은, 주지사를 제외한 주 정부 공직에 공화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관심을 끌었던 몇몇 주민발의안은 뉴욕에서는 시장, 시 의회 선거 투표 방식에 관한 주민발의안이 통과됐는데 2021년부터 후보 한 사람만 찍는 게 아니라, 여러 후보에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반면 워싱턴주의 소수계우대정책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시사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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