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일어 나는 산불, 기후 변화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에 이어 반대편 호주에서도 동시 다발적으로 산불이 일어 수천명이 대피 했다.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기후변화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내다 봤다. 기후 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과 식생이 메말라 산불이 잦아 지는 것은 기후 변화의 역습이라고 말한다. 호주의 산불은 기후변화 덕분에 생긴 것이고 그 중에서도 남극이 더워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반구에 있는 호주는 봄철인 이 시기에 산불이 자주 일어나지만, 올해에는 규모가 유난히 크다. 지난달 과학자들은 남극의 기온이 이례적으로 올라가면서 호주에 극단적으로 고온건조한 날씨를 부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변화로 이 시기 남극 상공의 기류가 바뀌고 평균기온이 올라가면서 호주에 여파를 미친다는 것이다.


북극 주변을 에워싼 대기의 장벽이 깨지면서 한기가 밑으로 내려오게 만드는 ‘북극진동’은 최근 몇년 새 과학자들이 주시해온 현상이다. 지구가 더워지면서 찬 기류가 밑으로 흘러내려와 겨울철 북반구의 중위도 지역을 오히려 더 춥게 만드는 것이다. 남극에도 이와 비슷한 ‘남극 진동(Antarctic polar vortex)’이 있다. 멜버른 모나시대학 ARC기후변화센터 연구팀이 지난달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남극진동이 약해질 때 호주의 기온이 올라가고 강우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이 1979~2016년의 기후자료를 분석해보니 남극 상공의 기류가 약해지면 호주는 고온·건조한 정도가 4~8배 심해졌다.


 


올여름 러시아 내륙 사하자치공화국에 있는 야쿠츠크 일대가 대형 산불에 휩싸였다. 북극권에서 450km 정도 떨어진 야쿠츠크는 연평균 기온이 영하 8.8도로, 지구상에서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 중 가장 추운 곳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이 도시를 비롯해 시베리아의 여러 지역들이 산불에 시달렸다. 야쿠츠크 주민들은 도시를 메운 연기에 ‘숨 쉬기도 힘든’ 상황이 되자 집 밖에도 못 나가고 며칠씩 버텼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한 바 있다. 오랫동안 안정돼왔던 생태계가 산불로 무너지자 숲속의 곤충들이 도시로 날아와, 주민들은 벌레 고통도 함께 겪어야 했다.


러시아의 북부 내륙지방은 2015년과 2018년에도 대형 산불이 휩쓸었다. 시베리아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일어난 산불은 3211㎢를 불태웠고, 연기가 캐나다 북부로까지 이동했다. 올해에는 5월부터 산불이 번지기 시작했고 규모는 더 컸다. 러시아 소방당국에 따르면 3만㎢, 벨기에만한 면적이 불탔다. 하지만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올들어 불탄 지역이 그 4배인 12만㎢에 이른 것으로 본다. 첼랴빈스크, 예카테린부르크 등 여러 도시의 공기질은 산불 때문에 심각하게 나빠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러시아 산불 연기가 알래스카와 캐나다 서부해안까지 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시베리아 곳곳에서 기온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북반구 내륙의 건조한 날씨에 온도가 올라가면서 ‘타이가’라 불리는 냉대림이 타들어가고 있다. 러시아 기상당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 새 타이가의 산불 발생건수는 3배로 늘었다. 숲의 밀도는 아마존이나 보르네오가 높지만, 면적으로 따지면 러시아 북부의 아(亞)한대 타이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숲이다. 타이가가 불에 타면 땅 속의 온실가스가 대거 풀려나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다시 영향을 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2010년 여름 대형 산불이 났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총리는 직접 소방용 헬기를 조종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러나 시베리아 냉대림 지역은 인구밀도가 매우 낮아 소방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기 힘들기 때문에, 주민 피해만 없으면 당국이 사실상 산불을 방치한다. 올여름에는 올여름에는 화재 규모가 너무 커서 군까지 투입했다.


중국의 목재 수요에 맞추느라 타이가가 잘려나가는 것도 문제다. 토양이 대기에 노출되면 건조해지고 홍수와 산불이 늘어난다. 올 6월 이르쿠츠크에서는 홍수에 25명이 숨졌고 3만명이 대피했다. 당시 이르쿠츠크대학 연구팀은 “글로벌 기후변화와 지역적 기후변화의 합작품”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8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산불을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로 불법 벌목을 지목했고, 시베리아 도시 크라스노야르스크 등에서 관리들이 나무 도둑질을 방기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불도 기후변화로 식생이 달라진 것과 관련돼 있다. 가을과 겨울을 지나며 습하고 찬 기후 속에서 무성해진 나무들이 봄과 여름의 건기를 거치며 말라붙기 때문에 초가을 캘리포니아에서는 원래 산불이 자주 일어난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화재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화재 20건 중 15건은 2000년 이후에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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