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된 북 ICBM위협…“사거리·대기권재진입·소형화 요건 갖춰”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또다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히면서 위성 발사와 핵심기술이 겹치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이 집중 조명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로켓 전문가들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역부족으로 추정됐던 북한의 ICBM 기술이 사거리, 대기권재진입 기술, 정확도, 핵무기소형화 요건을 모두 갖췄거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백성원 기자가 들어봤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북한이 ICBM의 주요 역량을 두루 갖춘 것으로 진단했다.


사거리, 대기권재진입 기술, 정확도, 핵무기소형화 부문에서 모두 필요 요건을 넘어 미 본토 전역에 핵 공격을 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북한 서해발사장에서 미사일 엔진 시험 움직임을 포착해 크게 주목받은 루이스 소장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2017년 화성-14, 15형 발사를 통해 이미 미 본토까지 다다를 수 있는 능력을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크기가 커진 화성-15형은 핵탄두를 탑재하고 미 전역 어디로든 충분히 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도 북한 미사일 사거리 만큼은 이미 미국 본토를 충분히 겨냥할 수 있는 ICBM 영역인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북한 미사일이 미 본토에 다다르는 순간 ‘정확도’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표적’을 정확히 맞출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미국 어느 지역이든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위협이 된다”는 설명이다.


루이스 소장은 “워싱턴DC를 겨냥한 200kt 위력의 수소폭탄이 빗맞아 북부 버지니아를 때린다면 이 역시 (미국에) 매우 나쁜 결과”라면서 ‘정확도’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지 말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루이스 소장은 기술 확보 여부가 불분명한 북한의 대기권재진입 역량에 대해서도 “이미 갖춘 것으로 봐야한다”고 진단했다.


“ICBM 기술이 있는 나라가 재진입체를 만들지 못한 전례는 없으며 재진입 기술 여부를 자꾸 거론하는 것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정치적 목적 때문인 것 같다”는 주장이다.


북한이 이미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해온 브루스 벡톨 미 안젤로주립대 교수는 15일 ‘VOA’에 “그동안 검토한 자료를 근거로 볼 때 ICBM급인 화성-14, 15형 미사일 모두 대기권재진입 역량을 갖춘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무수단, 화성-12형 미사일에 이르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의 대기권재진입 역량을 이미 증명한 북한이 ICBM에 그런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는 지적이다.


ICBM 개발에 필수적인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경량화 기술에 대해선 오랫동안 관측이 엇갈렸지만, 이미 6차례의 핵실험과 화성-14, 15형 등 ICBM 급 미사일 발사를 시행한 북한이 소형화 기술을 이미 확보했거나 개발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지난달 29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미 대규모 6차 핵실험 이전에 ICBM 탑재용 핵무기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넘지못한 장애물도 뚜렷허다.


로켓 전문가들은 북한의 고체 연료 개발 여부와 ICBM 미사일 수량을 한계로 꼽는다.


맥도웰 박사는 최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이뤄진 ‘중대 시험’이 향후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지난 7일 시험만큼은 “액체연료 연소 시험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맥도웰 박사는 “북한이 대형 액체연료 로켓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해당 로켓이 미사일인지 우주발사체인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도 “북한의 ICBM은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지만 여전히 액체연료를 사용한다”며 이를 “운용상의 큰 결점”으로 지적했습니다. “발사에 앞서 연료를 주입하는 등 오랜 준비 시간이 필요하고 이런 과정 내내 상대방 공격에 취약해진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고체연료는 ICBM에 미리 장착해 놓고 발사 결정 뒤 수분 내에 이동식발사대에 올려 쏠 수 있어 매우 유리하다”고 윌리엄스 부국장은 설명했다.


북한이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뚫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ICBM을 예비해 놓지 못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맥도웰 박사는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미사일 공격이 중국, 러시아의 공격과 다른 점은 장거리미사일 보유량의 차이”라며, “북한이 많은 미사일을 갖고 있지만 장거리미사일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억지력은 발사를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이 목적이지만 끝내 발사가 이뤄질 경우 불과 몇 기의 미사일로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이 연말 시한에 맞춰 로켓 발사를 실제로 강행할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이를 평화적 우주개발 목적의 ‘위성 발사’로 포장할 경우 미국의 대처가 훨씬 복잡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이스 소장은 이와 관련해 “북한의 우주발사체는 ICBM에 비해 정교함이 크게 떨어진다”며, “미국은 북한의 ICBM 발사 유예 연장에 계속 집중하되 또 한번의 ‘은하’ 로켓 발사에는 과민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등 국제사회가 수차례 이뤄진 북한의 위성 발사 때마다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으로 맞서온 건 위성 발사 기술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제작에 그대로 전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 김철주사범대 철학부 강좌장 정기풍 교수는 지난 2012년 4월 13일 평양의 외교단 회관에서 ‘주체조선 1백년’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 기술은 군사적 목적에도 이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기풍 교수] “어차피 우리가 자기의 생존을 위해서 그 우주 정복 기술이 군사 분야에 쓰이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상태가 강요된다면 쓰일 수도 있으리라는 걸 배제할 순 없을 겁니다.”


북한은 바로 이날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은하 3호를 발사하면서 절대 무기화 될 수 없는 평화적 목적임을 거듭 주장했지만, 내부에서는 위성 운반체가 미사일로 전용될 수 있다고 강조하는 현장이 당시 방북 취재 중이던 VOA의 녹취에 담겼다.


이언 윌리엄스 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로켓 분리와 재점화 단계를 반복하는 전 과정과 로켓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복잡한 기술이 겹친다”며 “위성은 지구궤도를 따라 그대로 돌지만, ICBM은 핵탄두를 탑재하고 다른 궤도를 비행한 뒤 지상의 목표물에 떨어진다는 것만이 중요한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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