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터, 트럼프 대통령탄핵 심리
01/23/20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의 본격적인 심리 절차가 21일 시작됐다. 21일 상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의 본격적인 심리 절차를 개시했다. 심판 진행 방식을 어떻게 할지, 규칙을 정하는 결의안을 놓고 공화-민주 양당이 각자 치열하게 주장을 펼쳤는데 의견이 맞서면서 심야까지 일정이 이어졌다. 결국 자정을 넘겨 다음 날인 22일 새벽 2시께 마무리됐다.
이렇게 시간이 걸린 이유는 재판에 증인을 새로 채택하느냐, 그리고 새로운 자료를 소환시키냐, 이 두 가지가 쟁점이었다. 민주당이 계속해서 주장해온 부분인데 공화당은 완강하게 반대했다.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대표가, 앞서 이 부분을 확정하지 않고 일단 재판을 시작하는 결의안 초안을 공개한 바 있는데 민주당이 이 부분을 보완ㆍ첨가한 수정안을 이날(21일) 잇따라 상정했다.
민주당이 상정한 수정안은 모두 부결됐다. 민주당이 낸 수정안이 10여 개에 이르렀는데 모두 찬성 47표, 반대 53표로 채택되지 못했다. 상원에서 민주당과 무소속을 합치면 47명이고, 공화당 의원 수가 53명인데 양측에서 이탈자가 하나도 없이, 당론대로 투표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부르려고 했던 증인들은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과 로버트 블레어 부실장, 그리고 마이클 더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부국장 등 4명이다. 이들을 반드시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민주당 측이 이날(21일) 안건 토론에서 강조했다. 탄핵 재판에서 검사 역할을 하는 제럴드 내들러 하원 소추위원은 “많은 상원의원이 증인채택을 거부하면서, 사실 은폐 쪽에 표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같은 행동은 “기만적인” 투표 행태라고 맹렬한 어조로 비난했다.
피고 측인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의 입장은 오히려, 소추위원 측이 허위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 변호인단 대표를 맡은 팻 시폴로니 백악관 법률 고문은 “내들러 씨가 발언대에 나와, 상원의원들에 대해 허위 주장을 했다”는 말인데 이전에도 “대통령을 상대로 계속해서 허위 사실을 말해왔다”고 시폴로니 고문은 강조했다. 따라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유일한 사람은 내들러 씨, 바로 당신”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강도 높은 설전이 이어지자, 재판장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개입했는데 “소추위원과 대통령 변호인단 양측 모두를 강하게 책망하겠다”는 말이다. “자신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기억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품위를 지키라는 이야기인데 그러면서 “이 자리는 세계 최고의 심리가 벌어지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논박 끝에, 결국 공화당이 마련한 탄핵 방식 결의안이 채택됐다.
증인과 자료 소환은 일단 무산됐고 기존 공화당 안과 거의 유사한 결의안이 찬성 53표, 반대 47표로 가결됐다. 초안에서는 소추위원 측과 대통령 변호인단에 각각 24시간씩 이틀에 걸쳐 변론 시간을 할당했었는데 통과된 결의안은 사흘로 하루가 추가됐다.
공화당은 앞선 대통령 탄핵 심판의 선례를 따랐다고,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가 말했다. 이날(21일) 안건 토론에서 이번 결의안에 규정된 심판 과정은, 1999년 빌 클린턴 대통령 탄핵 소추 당시에 “충분히 좋았던” 내용과 같다고 설명했는데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공정한 심판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반응은 공화당의 설명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실상은 (매코넬)대표가 말한 것과 정확히 반대”라고 말했는데 이번 결의안은 “클린턴 대통령 때와 같은 내용이 아니고, 비슷하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앞으로 탄핵 심판 일정은 채택된 결의안에 따라, 22일부터 사흘에 걸쳐 소추위원과 대통령 변호인단이 탄핵 소추안에 대해 각자의 주장을 진술하게 된다. 그러니까 하루 8시간씩 양측에서 발언할 수 있는 건데 배심원인 상원의원들은 이를 듣고, 탄핵안 ‘인용’ 이나 ‘기각’ 에 입장을 정하는데 참고한다. 그리고 16시간 동안 배심원들이 양측에 질의 기회를 갖는데 그 다음 추가 증인이나 자료에 소환장 발부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여기에 이어지는 가장 마지막 절차가, 트럼프 대통령 파면 여부를 결정할 최종 표결인데 기각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