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하노이 노딜 1년, 반전은 없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아무런 합의 없이 돌아선 지 1년이 지났다.

한반도를 휘감았던 화해 분위기는 언제 그랬냐 싶을만큼 싹 가셨고 북미관계는 진전은 커녕 여차하면 과거와 같은 날 선 대립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하노이 노딜의 여파로 북한이 남한을 노골적으로 냉대하며 남북관계도 꽁꽁 얼어붙었다.

미국이 대선 국면에 접어든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까지 겹쳐 당분간 한반도정세는 답답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었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당초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에 합의할 것이란 기대감 속에 열렸지만 '노딜'로 막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의 최종단계를 포함한 '큰 그림'에 먼저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과 사실상의 제재 해제를 맞바꾸려 하면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했다.

제대로 된 실무협상도 없이 정상 간 담판에만 기댄 협상 방식의 한계만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노이 노딜'에 실망한 김정은 위원장은 작년 4월 시정연설에서 미국에 연말을 시한으로 제시하며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라고 압박했지만, 미국은 우선 비핵화 최종단계에 합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양보할 생각은 없었다.

북미 정상과 문재인 대통령까지 3국 정상이 작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회동하는 극적인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여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북미는 지난해 10월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한 차례 실무협상을 진행했지만, 북한은 이번에도 제대로 된 비핵화 협상안을 제시하지는 않은 채 적대시 정책 폐기 등 미국의 태도 변화만 촉구했다.

북한은 이후 협상 채널을 걸어 잠그다시피 한 채 압박 수위만 높였다.

잇따라 단거리 미사일 등을 쏘고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시험으로 추정되는 '중대 시험'을 잇따라 진행하는 등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기싸움에 매진했다.

최후의 보루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관계도 흔들리고 있다.

하노이회담 당시 미국과의 실무협상 대표였던 김영철은 지난해 9일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또다시 '망령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사실상 신년사를 대체한 노동당 전원회의 보고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한편 '충격적 실제 행동'에 나서겠다며 새로운 전략무기의 도발을 예고하는 등 위기 지수를 한껏 끌어올렸다.

다행히 북한에서 아직은 이렇다 할 도발 움직임이 포착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대응에 온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미국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든 것과 맞물려 올해 들어 북미 간에는 도발도, 협상도 없는 소강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북미 모두 협상을 담당할 실무진이 교체되면서 협상 자체에 흥미를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미국은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부장관으로 승진하면서 담당하는 영역이 넓어져 북한문제에만 집중할 수 없게 됐다.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겸 북한 담당 부차관보도 유엔 특별 정무 차석대사에 지명됐다.

마크 램버트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사도 지난달 초 유엔 '다자간 연대' 특사로 자리를 옮겼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하노이회담 당시 대미 외교를 총괄해 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통일전선부장 자리를 장금철에게 넘겼고, 외무상도 최근 리용호에서 리선권으로 바뀌었다.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인 김혁철도 하노이회담 이후 김명길 전 베트남 대사에게 수석대표 자리를 내줬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은 26일 "북한이 실무협상에 나온다면 미국은 언제든 이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협상 재개는 북한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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