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 미,유럽 마스크 정책 바꾸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자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을 권하지 않던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정책을 변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는 이미 마스크 착용 의무화 대열에 합류했고, 미국도 전 국민의 마스크 착용 권고를 놓고 당국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는 물론 미국과 상당수 유럽 국가들이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지금까지의 공식적인 입장과 배치된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할지 주목된다.

◇ 미 '전 국민 마스크 착용 권고' 고민…정책 선회 기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마스크 착용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원하면 스카프를 사용하라"며 "마스크일 필요는 없고, 적어도 일정 기간에는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카프 발언'은 마스크 대신 스카프를 두르라는 얘기라기보다는 마스크 부족 사태에 직면한 미국 내 상황을 고려한 언급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모든 미국인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받는 시나리오를 예견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해당 정책을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일반인들은 마스크를 착용 안 해도 된다'는 미 당국의 권고를 조만간 바꿀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우리가 충분한 마스크를 확보하게 되는 상황이 되면 마스크 사용에 대한 권고를 보다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매우 진지한 고려가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병원 공급량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없다면 일반 대중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부 당국은 그동안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았지만, 이는 변경될 수 있다"며 "CDC 당국자들이 사람들에게 얼굴을 가리라고 권장하는 쪽으로 공식 지침을 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며 최종 결론은 나지 않았다고 WP는 덧붙였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다른 나라들이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것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광범위한 마스크 착용을 경고하면서 마스크 착용 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주장까지 폈지만 전 세계적, 미국 내 확산 급증과 맞물려 이런 지침의 타당성을 의심할 만한 이유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착용이 활성화되고 마스크 공급 부족이 덜 심한 지역사회들의 경우 바이러스 봉쇄에 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보건 당국자들은 마스크 착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 정부 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의 효용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미 공중 보건위생을 책임지는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 "자료상으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대중의 마스크 착용을 권하지 않는다는 게 WHO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며칠 동안 재확인한 바"라고 밝혔다.

다만 "CDC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으며 지침이 필요로 한다면 새로운 권고를 내놓을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현재 미 CDC 웹사이트에는 '아프지 않다면, 당신이 아픈 누군가를 돌보지 않는 이상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적혀 있다.

베를린의 웨딩복 디자이너가 마네킹에 자체 제작한 마스크를 씌우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베를린의 웨딩복 디자이너가 마네킹에 자체 제작한 마스크를 씌우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유럽도 마스크 착용 행렬…오스트리아·체코 의무화, 독일 일부 지역도

WHO 권고에 따라 마스크 착용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유럽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독일 동부 튀링겐주(州)의 도시 예나는 이날 마트와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마스크가 없더라도 스카프 등으로 코와 입 등 호흡기를 가릴 수 있으면 된다.

독일에서 마스크를 의무화한 곳은 예나가 처음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가 마트와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전날 밝혔다.

체코에서는 일찌감치 지난 19일부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런 움직임은 마스크에 대한 WHO의 입장과 배치된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전날 마스크 착용에 대해 증상이 없는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데 유용하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마스크를 쓰거나 벗으면 오히려 손이 오염될 수 있으며, 마스크 착용 시 오히려 얼굴에 손을 갖다 대는 경향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물론 WHO의 이런 입장은 유럽에서 의료진용 마스크가 부족한 현실을 감안해 마스크 수요를 억제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WHO는 코로나19의 펜데믹을 늦게 선언해 확산 사태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 등 잇따른 실책으로 국제적인 신뢰를 잃고 있다.

한국과 중국, 대만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무증상 전파가 심각한 코로나19의 특성상 감염 예방에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WHO의 이런 식의 반응은 감염 사태를 더 확산시킬 수 있는 셈이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 격인 독일의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도 일반 시민의 마스크 착용을 놓고 WHO의 권고사항을 공식 입장으로 인용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는데, 최근 기류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로타 빌러 RKI 소장은 이날 언론을 상대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반응했지만, 시민이 자체 제작한 마스크도 침방울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을 줘 유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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