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옮겨진 조선왕실 분묘들 제자리 찾나?

조선 왕실은 왕후나 후궁이 출산하면 태아를 둘러싼 조직인 태(胎)를 항아리에 넣어 보관했다. 태를 모시는 태실(胎室)은 아기의 건강, 왕실의 번영을 기원하는 상징물이어서 전국의 높고 정결한 길지(吉地)에 조성했다. 왕실의 분묘(墳墓) 또한 여러 길지에 모셔 관리했다.

하지만 현재 희릉(중종비 장경왕후), 효릉(인종과 인성왕후), 예릉(철종과 철인왕후)을 모신 경기도 고양 서삼릉(西三陵, 사적 제200호)에는 태실 54기가 집단으로 조성돼 있고, 왕자·왕녀·후궁 등의 분묘도 45기가 모여 있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는 태실과 분묘가 훼손되는 것을 막고 온전히 보전한다는 명분 아래 1929년부터 서삼릉 내에 집단 태실과 묘역을 조성하고 흩어져 있던 태실과 분묘를 이곳으로 옮겨왔다. 이 과정에서 길지라는 공간적 특성과 본래의 역사적인 맥락이 훼손됐고 태실과 분묘를 꾸민 석물 등은 흩어져 방치됐다.
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조선 왕실 태실과 분묘의 역사성 회복과 체계적인 관리·활용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서삼릉 내 집단 태실과 분묘 관련 문헌 자료와 초안지(初安地, 태(胎)를 처음 묻은 곳), 초장지(初葬地, 시신을 처음 묻은 곳) 현황을 조사·연구한 결과를 보고서로 제작해 11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에 잘못 알려졌거나 확실하지 않았던 일부 초장지 또는 초안지의 위치가 확인됐다. 예를 들어 헌종의 후궁 경빈 김씨 분묘의 원래 자리는 남양주 휘경원 근처로 추정돼 왔으나 조사 결과 고양군 숭인면 휘경리(현재의 서울 휘경동)였다.

또 중종의 아들이자 선조의 생부인 덕흥대원군의 초안지로 추정되는 여러 곳 중 한 곳에서는 태실에 사용됐던 것으로 보이는 석물을 확인하기도 했다. 일부 태실 초안지에서는 석물 등이 흩어져 있거나 노출돼 적절한 보호가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궁능유적본부는 "조선 왕실 초안지나 초장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유적을 보호하고 활용하도록 이번 보고서를 공유했다"며 "조선 왕실 태실의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이번 조사 대상에서 빠진 태실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궁능유적본부는 현재 비공개구역인 서삼릉 태실과 분묘를 오는 9월경 탐방로와 관람 편의시설 등 정비해 해설사를 동반한 제한 관람 형식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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