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형무기 구매…미국산 vs 유럽산 '격돌'

한국군이 대형무기 도입 사업계획을 잇달아 확정하면서 미국과 유럽 방산업체들이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7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공군이 운영할 항공통제기 2대를 내년까지 추가 확보하는 계획이 확정됐다. 올해 하반기 국외 업체를 대상으로 제안서 평가를 통해 내년 중 기종을 선정해 계약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미국으로부터 강한 인상 압박에 놓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도 수조 원에 달하는 미국산 대형무기 도입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군 안팎에서 돌고 있다.

외국 대형 방산업체들이 최근 한국 시장을 '먹잇감'으로 삼아 결전에 나설 채비를 하면서 이런 소문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 1조원 이상 항공통제기 2대 도입…미국 보잉·유럽 사브 경쟁

공군이 2대를 추가 확보하는 항공통제기 2차 사업 기종으로는 미국 보잉사와 스웨덴의 사브사 제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항공통제기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말한다. 공중에 떠 있는 항공기를 탐지해 분석하고 아군의 항공관제 및 지휘를 하는 임무를 맡는다. 공군은 미국 보잉사에서 E-737 기종 4대를 도입해 '피스아이'라는 이름을 붙여 운용하고 있다. 2011년 9월 1호기 인수를 시작으로 4대를 순차 도입했다.

항공통제기 2대를 추가 도입하는데 1조원 이상이 투입된다. 공군이 2대를 추가 구매하는 것은 현재 운용 중인 피스아이에서 문제점이 계속 발생하고 장비 가동률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공군은 보통 2대를 정비하고 2대만 운용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작년 가동률이 62%로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피스아이 윗부분에 달린 길이 4m가량의 메사(MESA)라고 불리는 안테나 성능 때문이다.

피스아이 4대 중 1대의 안테나는 몽땅 새것으로 교체해야 하는데 비용이 엄청나 교체 계획은 무기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대는 안테나 칩만 갈아 끼우면 성능은 보장된다고 한다.

안테나 1개에는 2천여개의 칩이 들어 있다. 탐지거리가 반경 370㎞인 이 안테나는 수천개의 표적을 동시 추적하는 장비이다.

2015년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발간한 '국방예산 분석·평가 및 중기정책 방향'이란 책자에 따르면 피스아이 정비에 필요한 핵심부품 중 64종이 단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스아이의 장비 유지비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레이더의 경우 미국 정부의 수출승인 제한으로 정비에 필요한 기술자료 획득과 정비 능력 확보에 고충을 겪고 있고, 피스아이 기종을 운영하는 국가가 한국, 호주, 터키뿐이어서 관련 정보도 제대로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7월 제12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5천억원을 투입해 피스아이 피아식별장치(IFF)와 전술데이터링크(Link-16) 성능을 개량하기로 했다. 현 피아식별장비는 수십 년 된 것으로, 전파교란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현재 관련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미군과 연합작전 필요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군은 설명했다.

대항마인 사브사의 글로벌아이는 차세대급 기종으로 개발됐고, 지난 4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처음 전력화됐다. 육·해·공중 모든 영역에서 동시에 수천개의 표적을 탐지하도록 설계된 것이 장점이다.

사브사 측은 "수천개의 물체를 눈 깜짝할 사이에 탐지, 분류, 추적한다"면서 "육·해·공중 모든 영역에서 위협에 대응하도록 설계된 최초의 조기경보통제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UAE 한 곳에서만 전력화되어 부품 조달 및 정비 등이 제대로 보장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항공통제기 추가 2대는 공개경쟁 방식으로 기종이 선정되므로 무기 판매국이 구매국에 제공하는 반대급부인 '절충교역' 규모도 수천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사브사의 미카엘 요한손 사장은 작년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이 글로벌아이를 구매한다면 사브의 기술과 능력(절충교역)을 한국에 이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최근 10년간 40조원어치 미국산 무기구매…F-35B·아파치 헬기 구매설

군 안팎에서는 최근 주한미군 주둔에 필요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미국산 대형 무기를 구매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미국의 인상 요구를 낮춰 국민들이 받아들일 만한 수준으로 합의하는 대신 미국산 대형 무기를 구매할 것이란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F-35B와 아파치 공격헬기(AH-64E) 구매설까지 나오고 있다.

수직 이착륙 스텔스 전투기인 F-35B 구매설은 작년 대형수송함 3번함(경항모급) 건조 계획이 발표됐을 때부터 식지 않고 나온다. 올해 개념설계에 착수한 3번함은 기존 1번(독도함)·2번함(마라도함)과 구조와 운용방식 등이 완전히 다르고, 배수량도 2배에 달해 경함모급으로 분류된다.

고열을 견디는 재질로 갑판을 만들어 F-35B 20대를 운용하자는 계획이 한동안 군내에서도 회자하기도 했다. F-35A 20대 추가 구매를 희망하는 공군 내에서는 이런 계획에 난색을 표명해왔다.

최근 북한이 한국군의 F-35A 도입 계획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이 전투기 추가 구매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는데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연계돼 부상할 조짐이다.

아파치 공격헬기 추가 구매는 육군이 희망한다. 군단별로 1∼2개의 기갑여단 및 항공단 편성을 계획하면서 AH-64E급 아파치 공격헬기 24대가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방위사업청 자료에 따르면 2006년 방사청이 개청한 이래 10년간 미국에서 40조원이 넘는 무기를 구매했다. 2년 전에는 사업비 1조9천억원에 달하는 차기 해상초계기로 미국 보잉의 포세이돈(P-8A) 6대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구매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합동이동표적감시통제기(지상감시정찰기)인 조인트 스타즈(J-STRAS), 해상작전헬기 MH-60R(시호크), 이지스함에 탑재되는 SM-3 함대공 미사일 등의 미국산 무기도 구매 대상으로 꼽힌다.

육·해·공군부대에 '메이드인 USA' 딱지가 붙은 무기가 넘쳐난다. 그런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무기 시장을 향한 '식탐'은 그칠 줄 모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일각에서는 유럽산 무기도 상호운용성이 뛰어나 한미연합작전에 지장이 없는 만큼 무기구매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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