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테슬라 '배터리 데이, 주가폭락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껏 모았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 행사가 주가 폭락으로 막을 내렸다.

전 세계 27만명이 온라인 생중계를 지켜보며 테슬라 최고경영자(CE0) 일론 머스크(49)가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쫑긋 세웠지만, 이번 행사는 결국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로 끝나버렸다.

22일(미국 서부시간) 오후 1시3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 주차장에서 막을 올린 '배터리 데이' 설명회는 전 세계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전기차 배터리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단가는 확 낮춘 이른바 '주행 수명 100만 마일(약 161만㎞) 배터리'를 실현할 신기술이 공개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배터리 기술의 혁신은 전기차 가격을 확 떨어트리면서 기존의 휘발유 자동차를 능가하는 '가성비'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이번 행사에 더욱 주목했다.

머스크는 앞서 트위터를 통해 '배터리 데이' 행사는 "상식을 벗어난"(insane) 것이 되리라 예고해 한껏 관심을 높여놓은 상태였다.

이날 프리몬트 공장의 행사장에는 추첨을 통해 선발된 약 240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행사장에는 형형색색의 테슬라 모델3 전기차가 가로세로 열을 지어 주차돼있었고, 주주들은 이 차에 탑승해 머스크를 기다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마련된 '드라이브 인' 이벤트였다.

검은색의 반팔 티셔츠와 검정 청바지를 입은 머스크가 무대에 올라서자 주주들은 지지의 뜻으로 일제히 테슬라 전기차의 경적을 울리며 환호했다. 머스크의 얼굴에는 미소가 나왔다.

이 순간 온라인 생중계 접속자 수는 27만명을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연단에 오른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에는 (소비자가) 기꺼이 살 수 있는 적절한 가격의 전기차가 없지만, 미래에는 그런 차를 가지게 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전기차 배터리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운을 뗐다.

머스크는 적절한 가격의 전기차 제조가 "회사 출발부터 항상 우리의 꿈이었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4680'으로 명명된 새로운 배터리가 기존 배터리에 비해 용량은 5배 크고, 출력은 6배 세며, 주행거리도 16% 향상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가격을 2만5천달러로 대폭 낮춘 자율 주행 전기차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 배터리 대량생산은 3년이 지나야 하고, 자율주행 전기차의 상용화도 3년 뒤에나 가능하다는 설명이 이어지자 투자자들의 기대는 곧 실망으로 변했다.

주주총회를 포함한 3시간의 이날 행사는 이처럼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시장의 반응은 더욱 차가웠다.

테슬라 주가는 장중 5.6% 하락했고, 시간외거래에서 6.9%나 폭락하며 2시간 만에 시가총액 200억달러(23조2천980억원)가 증발했다.

전날 종가와 비교하면 테슬라 시장가치는 하루 만에 500억달러(58조2천450억원) 감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행사와 관련해 "머스크는 테슬라 모델3을 3만5천달러 가격대에 내놓겠다고 약속해왔지만 이를 실현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더 값싼 '미스터리' 신차 모델에 대해 전망하는 등 (투자자에게) 장난을 했다"며 "블록버스터급 기술 도약과는 달리 몇 가지 점진적인 기술 개선책만을 제시했다"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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