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목줄' 조이는 미국...화웨이 이어 SMIC 제재 움직임

미국이 중국의 최대 약점인 반도체 분야 공세를 한층 강화할 태세다.

미국이 이미 화웨이(華爲)가 자체 설계한 반도체를 다른 곳에 맡겨 생산하는 길을 막아버린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이 전략적으로 키우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ㆍ중신궈지)를 정조준했다.
◇ 중 최대 약점 반도체 생산으로 뻗는 미국 '제재 칼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일부 외신은 최근 미국 상무부 산업안전국이 한 미국 반도체 회사에 보냈다는 서한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서한에서 미 상무부는 SMIC에 제품을 공급할 때 최종적으로 중국의 군사 목적에 활용될 위험이 있다면서 SMIC에 제품을 공급하기 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직 미국 정부가 관련 내용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SMIC를 향한 제재를 사실상 시작한 것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가.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은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소식을 들은 바 없다는 SMIC의 해명에도 이 회사가 미국의 제재를 당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는 존재한다"고 전했다.

이미 이달 초부터 로이터통신 등 일부 외신이 미국 국방부가 SMIC를 거래 제한 기업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SMIC까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것이 사실이라면 미국의 제재는 이제 반도체 설계에서 위탁생산 분야에 걸쳐 넓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반도체 자급' 계획에도 일정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도체 분야 중에서도 특히 생산 분야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중국은 SMIC를 겨냥한 미국의 공세에 특히 뼈아플 수 있다.

중국은 적어도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팹리스) 분야에서는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오른 것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으로 화웨이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7㎚(나노미터)급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써왔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아직 미세공정 반도체를 생산한 곳이 없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 반도체 부품 생산을 맡겼다.

미중 갈등 속에서 반도체 생산 기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진 탓에 중국 정부는 SMIC에 대규모 자금 투자,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직·간접 지원을 하고 있다.

SMIC는 아직은 업계 4위 수준으로 세계 1·2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나 삼성전자와의 기술력 격차는 큰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와 TSMC가 이미 7㎚ 제품을 이미 양산 중인데 반해 SMIC는 14㎚ 제품을 겨우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아직도 55㎚, 65㎚, 0.15㎛(마이크로미터), 0.18㎛급이다.

◇ SMIC 미 장비·재료 수입 못하나…화웨이 제재와도 연결

미국의 수출 규제가 본격화하면 SMIC는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 설비, 재료, 소프트웨어 등을 구입하기가 어려워진다.

업계에서는 일반공정의 경우 장비와 재료를 중국산으로 대체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겠지만 미세공정의 경우 미국산 장비와 재료,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기 어려워 SMIC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한 반도체 펀드 관계자는 차이신에 "설비 측면에서 보면 식각, 세척, 이온 주입, 박막 침적, 검사 등 프로세스마다 필요한 설비와 재료의 미국산 비중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SMIC에 14㎚ 미세공정 제품을 맡기는 고객은 화웨이가 거의 유일하다는 점에서 이번 SMIC 제재 역시 기존의 화웨이 제재와 유기적으로 맞물린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단기적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영향 외에도 SMIC의 장기적인 미세공정화 일정 역시 어그러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월 상하이 증시 과학혁신판 상장으로 7조원대 자금을 조달한 SMIC는 대규모 시설 투자를 통해 오는 2021년 10㎚, 2023년엔 7㎚ 반도체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였다.

대만 반도체 컨설팅사인 아이샤리서치는 "선진 제조에 관련된 도구는 통상적으로 미국 기술을 포함하기에 이미 성숙한 공정보다는 첨단 공정 분야가 받는 영향이 더욱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 중국 연간 반도체 수입액만 350조원대…'자립' 안간힘

다만, SMIC를 대상으로 한 수출 통제는 화웨이 등 앞서 다른 중국 기업에 적용된 '블랙리스트 제재'와는 성격이 다른 것이어서 SMIC가 당장 최악의 상황에 닥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기는 하다.

언론에 공개된 서한에서 미국 상무부는 수출통제조례(EAR) 774조 21항을 수출 규제 근거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항은 중국,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특정 국가에 최종적으로 군사 용도로 활용될 제품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 등 여러 기업에 적용 중인 '블랙리스트'는 자국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 기업에도 대상 기업에 수출 금지를 요구할 수 있지만 EAR 조항은 기본적으로 미국 기업에 적용된다.

미국의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차이신에 "최악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SMIC에)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라며 "군수 전용 우려 제재는 미국 설비와 소프트웨어 공급에만 영향을 주지만 '블랙리스트' 제재는 모든 미국 기술을 사용한 상품과 서비스에까지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신냉전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치열한 미중 갈등 와중에 중국은 자국의 가장 취약한 약점인 반도체 수급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현재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들어가는 AP와 중앙처리장치(CPU)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부터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반도체 제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작년 반도체 집적회로 수입액은 무려 3천55억달러(약 359조원)에 달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자국 반도체 산업의 기술 자급률을 최소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SMIC 등 여러 반도체 기업들의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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