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테크로스 전무 겸 한국선박평형수협회장 - 한국

경력 및 이력

선박평형수로 야기되는 전세계 해양생태계에 대혼란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던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2004년부터 선박평형수의 처리장치 설비 의무화에 대한 법규마련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현재 전세계 80여개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업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 세계 1위는 자랑스러운 한국의 기업 ‘테크로스’가 차지하고 있다. IMO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법규의 비준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선박평형수협회 회장이자 테크로스의 김성태 전무이사를 만나 업계 현황 및 ‘테크로스’의 과거, 현재, 미래를 들어보았다. Q 먼저 ‘테크로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성태 전무(이하 김) : 2000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시작은 육상 수처리 전문 업체로 어촌과 농촌에서 발생하는 폐수 및 생활용수의 처리장치를 만들던 회사였습니다. 그러던 중 전시회와 포럼, 기사 등을 통해 미래에는 선박평형수 처리장치가 유망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술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육상 수처리기술은 나라마다 업체들이 많다보니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힘드니까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폐수처리장치 기술을 발전시키면 세계적인 판로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2004년에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에 대한 국제협약이 가시화 되면서 정부도 정책적으로 관련분야를 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저희 테크로스는 2006년 세계 최초로 IMO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였고, 2008년 국내최초, 세계에서 2번째로 IMO 승인을 받았습니다. 2009년 판매를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수주된 선박은 총 880척, 총매출은 4억 2천 달러(4500억)입니다. Q 현재는 부방그룹 계열사로 알고 있습니다. 김 : 중소벤쳐기업으로는 자금력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2010년 4월에 부방(부산방직)그룹에 인수합병 되었습니다.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방그룹은 리홈쿠첸으로 유명하지만, 오래 전부터 선박투자전문업체인 ‘KSF선박금융’도 운영해왔죠. 저 또한 KSF에서 등기이사로 오래 일해 왔습니다. Q 테크로스가 세계 1위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업체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요. 김 : 시작이 육상 수처리였으니, 기본적인 원리를 잘 알고 있었겠죠. 그래서 처음부터 앞서 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부동의 1위의 위치를 지켜온 것은 꾸준한 투자와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현재 테크로스가 보유한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의 핵심은 ‘전극을 이용한 전기분해’ 기술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일렉트릭 포텐셜(Electric potential)’, ‘래디컬스(Radicals),'전기화학적 산화(Electrochemical oxidation)‘의 기술들이 있는데 모두 전기분해를 일으켜 선박평형수의 미생물을 분해시키는 방식입니다. 저희 테크로스의 강점은 이 전기분해에 사용되는 전극을 직접 만든다는 것입니다. 전세계 80여개 회사들 중 전극을 직접 만드는 회사는 저희가 유일합니다. 그만큼 원가절감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미국과 일본에서 전극을 만드는 회사가 출현을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효율성과 내구성이 저희에 못 미칩니다. 지난 5월 런던에서 열린 제68차 MEPC(해양환경보호위원회)에서 테크로스는 현재의 IMO 기준보다 1000배 강화된 차세대 선박평형수 처리설비 3건을 기본승인 받았습니다. 안정된 사업이라는 판단에 삼성, 현대, STX와 같은 대기업들도 이 사업에 진출해 있지만, 저희의 기술은 독보적입니다. Q 마케팅 부분도 중요할 듯합니다. 김 : 영업인원만 30명가량 됩니다. 선주와 조선소에 기술홍보를 하고 있으며, 주력 마케팅 지역인 한중일과 유럽지역을 포함, 지역별로 크게 4파트로 나누어 각각 6명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Q 처리장치의 가격이 높고,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 : 선박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재작년 평균가격이 42~43만 달러(약 5억 원)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35~36만 달러(약 4.1억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경쟁도 심해지고 신생 업체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죠. 또한 선박 수주가격이 떨어지니 가격도 같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2010년과 비교하면 가격이 40%나 떨어졌습니다. Q 손익분기점을 위협하는 수준인지요. 김 : 출혈이 있습니다. 그러한 고로 현재 사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품질을 떨어뜨릴 수 없으니 부품을 싸게 받는 방법을 모색하거나 인원을 감축하는 방식이죠. 이 아산공장도 얼마 후에 부산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현재 한국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업체 11개 기업 중, 저희 테크로스와 NK, 현대, 삼성, 파나시아, 아쿠아이엔지 등 6개 업체 정도 이외에는 운영이 되고 있지 않는 실정입니다. 대기업의 경우 다른 사업들도 하고 있어서 견딜 수 있겠지만, 조선기자재사업에 올인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사정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Q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는 본격적인 친환경해양사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테크로스가 가진 환경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김 : IMO의 취지에 따라 저희는 해양환경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환경규제분야를 사업화하자는 것이죠, 해양환경 문제는 오염의 심각성을 빨리 깨닫고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파괴된 해양생태계는 회복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일예로 청정바다로 알려졌던 영일만이 최근 석회와 오염물질이 쌓이면서 해양생태계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포항제철을 오가는 대형선박들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만, 저희 테크로스에는 해양환경보전을 위해 생물학을 전공한 박사가 6명이 상주하고 있고, 남해안을 위주로 정적인 채집과 검사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마산에는 환경연구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과 함께 임기택 IMO 사무총장 내정자의 주력 양성분야입니다. 김 : 임기택 사무총장님이 양성에 힘써주신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국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최근 13개의 한국 선박평형수처리업체들 중 ‘STX중공업’과 ‘화승R&A' 2개의 회사가 사업을 접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해운조선시장이 너무 어렵다보니 저희와 같이 조선기자재를 만드는 중소기업들도 많이 힘듭니다. 저희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IMO의 선박평형수 처리 법안이 비준되고 발효가 되는 것입니다. ‘30개국 이상 가입’과 ‘35%의 물동량’이 IMO 비준조건인데, 현재 국가수는 충족시키지만 물동량은 34.6%로 아직 1.4%가 모자랍니다. 중국의 물동량이 2%이고, 미국 1.5%, 인도네시아 0.8%이니 몇 나라만 가입된다면 비준이 될 테고, 그 후 1년 뒤에 발효가 되면 PSC가 통제를 시작합니다. 임기택 사무총장님이 조금 더 힘써주셔서 내년 MEPC 회의 때 멋지게 비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선적으로 2017년에 정기검사를 받는 7~8천 척의 배들에 대한 시장이 열리고, 점차적으로는 전세계 6만 5천척의 90%가 장착 대상입니다. Q 일본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선박평형수가 담겨 한국의 바다에 버려진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방사능 처리장치에 대한 연구 진행된 것이 있는지요. 김 : 이제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논의가 있었습니다만, 정부가 일본 수산물이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려서 유통을 시키고 있고, 한일 선박관계자들도 대한해협을 오가는 양국의 선박은 선박평형수를 관리하지 말자고 협의한 바 있습니다. 후쿠시마 사고가 난지 4년이 넘은 일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사실 중국도 같은 조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계속 규제를 풀다보면 끝이 없겠죠. Q 회장직을 맡고 계시는 ‘한국선박평형수협회’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 : 올바른 명칭은 ‘한국선박평형수처리장치협회(Korea Association of Ballast Water Management System, KBWMS)’인데 너무 길어서 처리장치라는 말은 뺐습니다(웃음). 2013년 해양수산부 산하의 사단법인으로 설립 허가를 받았고요. 세계 유일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협회입니다. 한국은 조선이 세계 1위라고 하지만 조선에 필요한 기자재와 기술은 전부 유럽과 일본에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세계 1등을 하는 조선기자재가 없습니다. 유일한 것이 선박평형수처리장치죠. ‘선박평형수국제포럼’도 전세계에서 한국 밖에 없습니다. 오는 11월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제 3회 선박평형수국제포럼이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 포럼에는 3가지 취지가 있는데, IMO법규관련 검사기관들의 새로운 정보들을 업계에서 신속하게 교류 하고, 산업에 맞지 않는 규제들은 협회의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하며, 새롭게 이 사업에 관심을 갖는 업체들도 초대하여 다 함께 상생하자는 것입니다. Q 앞으로도 테크로스의 선전을 빌며, 마지막으로 한국 해운업계에 전하실 말씀이 있으실까요. 김 : 저희 본사가 부산 한진해운 빌딩에 위치해 있습니다. 요즘 엘리베이터에서 직원들을 만나면 힘이 없습니다. 해운이 잘되려면 전세계 경제가 잘 돌아가야 하는데, 요즘 경기가 너무 위축되어 있다 보니 저희도 그렇고 다들 힘듭니다. 업계 모든 분들이 빨리 힘을 얻게 되기를 바랍니다. 모두가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