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과 달리 '월가가 장악한 트럼프 경제라인'

제45대 미국대통령 당선인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월스트리트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등용되고 있다.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 등 친(親)기업적인 정책을 펼쳐 경제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월스트리트를 강하게 비판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여서 트럼프의 '돌변'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까지 트럼프가 지명한 경제정책 라인은 월스트리트 출신들이 장악했다. 백악관에서 대통령에게 경제정책을 조언하고 경제부처 간 조정역할을 하는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서부터 백악관 수석전략가, 재무장관, 상무장관이 모두 대형 금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했던 경력이 있다.


'경제사령탑'인 NEC 위원장에 지명된 게리 콘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현 최고운영책임자(COO)이다.


1990년 골드만삭스에 들어가 채권과 상품 거래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2006년부터 COO를 맡아왔다.


그는 현재 골드만삭스의 2인자로서 후임 최고경영자 및 회장 1순위로 꼽히는 인물이다.


NEC 위원장은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만들어져 로버트 루빈 당시 골드만삭스 공동의장이 맡았다. 이어 조지 W.부시 행정부에서는 루빈과 골드만삭스 공동의장을 지냈던 스테판 프리드먼이 지명되기도 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을 떠나 골드만삭스 출신이 기용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골드만삭스에 반감을 자주 표출했던 것을 고려하면 예상밖의 인사로 여겨진다.


뉴욕타임스는 콘이 민주당원으로 등록돼 있는 데다가 트럼프와 달리 국제주의자(internationalist) 관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의 지명을 의외라고 소개했다.


콘과 경제정책의 손발을 맞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도 1985년부터 2002년까지 골드만삭스에서 몸담았다. 콘과 므누신은 골드만삭스에서 12년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므누신은 2002년 골드만삭스를 떠나 헤지펀드 '듄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창립했고, 대출회사인 '원웨스트'의 회장을 맡았을 때에는 부적절한 대출과 소수인종 지역 거주민에 불법대출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그가 장관에 취임하면 조지 W.부시 행정부에서 행크 폴슨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로버트 루빈이 재무장관에 기용된 데 이어 골드만삭스 출신으로는 세번째 미국 재무장관이 된다.


백악관 수석전략가에 임명된 스티븐 배넌도 골드만삭스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활약했던 적이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한 축을 골드만삭스 출신이 맡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과정에서 경쟁후보인 테드 크루즈를 공격하면서 골드만삭스를 거론한 적이 있다. 크루즈의 부인이 골드만삭스에 근무한 적이 있다면서 그가 당선되면 골드만삭스에 의해 통제될 것임을 시사했다.


시카고트리뷴은 당시 트럼프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신임 행정부에 금융산업 고위 인사들이 대거 들어가는 것은 트럼프를 열렬하게 지지하도록 했던 핵심 공약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 내정자도 골드만삭스 출신은 아니지만 미국 금융권 출신이다.


1970년대 후반 글로벌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 들어간 뒤 24년간 재직하면서 파산 및 구조조정 업무를 이끌다가 회장까지 올랐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사모펀드 'WL 로스 & 컴퍼니'를 운영하면서 '기업 사냥꾼', '파산의 왕' 등 달갑지 않은 별명도 얻었다.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에 빠졌을 때에는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 중재역을 맡고, 한라그룹 등 주요 기업 구조조정 작업에도 관여했다.


당시 그는 한국산업은행 채권 헐값인수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가 금융기관 전·현직 인사를 중용하는 등 월가에 우호적인 손길을 뻗으면서 금융기관의 주가가 다른 업종보다 많이 오르는 모습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뉴욕증시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특히 금융주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그 중에서도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대선이후 30%나 올라 '트럼프 수혜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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