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서 만드는 토마토 김치

다양한 연령대의 영국인 20여 명이 진지한 얼굴로 토마토와 부추, 양파가 담긴 그릇에 빨간 김치 양념을 버무리고 보관용기에 옮겨 담으며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영국 각지에서 온 이들은 명문 옥스퍼드대가 개설한 '한류 아카데미'(Hallyu Academy) 1기 수강생들로, 27일(현지시간) 오전 옥스퍼드의 한식당 '요리'에 모여 김치를 주제로 한 수업에 참여했다.

이날 만든 김치는 배추김치가 아닌 샐러드처럼 버무려 먹는 토마토 김치겉절이다.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며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김치의 특성을 보여준다.

딸 샤니스(30) 씨와 함께 한류 아카데미를 수강하고 있는 콜린(55) 씨는 이번 수업을 위해 전날 미리 옥스퍼드에 도착했다면서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김치가 있는지 몰랐다. 즐겁고 놀라운 경험"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치 만들기에 앞서 한류 아카데미를 기획하고 꾸려온 조지은 옥스퍼드대 교수가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의 음식백과사전인 '정조지'에 나온 김치를 중심으로 김치의 역사를 소개했다.

또 '요리' 운영사 JS홀딩스의 패트릭 송 사업개발부 총괄과 박준철 총괄 셰프가 영어와 한국어로 김치 문화와 의미를 설명했다.

이들은 "김치는 우리에게 서로를 알아가는 소통 방법이며 공동체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는 문화유산"이라며 "직접 만들어서 나눠 먹으며 사람들을 가깝게 해주는 게 김치와 김장의 의미"라고 말했다.

참여한 수강생들도 김치 문화에 담긴 공동체 정신에 공감을 표시했다.

뉴베리에서 라이프코치 겸 예술가로 활동하는 발렌티나 티코노바(53) 씨는 "음식은 대화를 불러오고 사람들 사이의 편견을 깨뜨리며 사람들을 묶어준다"며 "음식을 주제로 한 이번 수업이 특히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한류 아카데미는 옥스퍼드대가 운영하고 주영한국교육원이 지원하는 10주 과정 교양강좌로 올해 2월 처음 시작돼 60여 명이 수강 중이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 전반을 다루는 이 강좌는 격주 토요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되는데, 이번 수업은 대면으로 진행됐다.

런던 서부에 사는 케이트 랜킨(60) 씨는 "한국 문화를 즐기고 한류 아카데미에 참여한 것은 내게 인생을 바꾼(life-changing) 일"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랜킨 씨는 "이곳에 오면 외롭지 않기 때문"이라며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한데 모여 같은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런던에 사는 아야코 로슨(62) 씨는 K드라마를 좋아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한국문화에 대해 더 깊게 공부하고 싶어 한류 아카데미까지 이르게 됐다고 했다.

로슨 씨는 "이렇게 잘 짜여진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것은 특별한 경험"이라며 "다음 아카데미에는 친구에게도 참여하라고 권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수강생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다"며 "매 수업을 시간 내에 못 끝낼 만큼 질문이 쏟아진다"고 전했다.

그는 "영국인들은 문화 자존심이 아주 강한데 한국문화를 진정으로 사랑하면서 이 공동체에 들어오는 것을 값지게 생각한다"며 "사회 여러 분야에서 지한파가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게 문화 외교"라고 강조했다.

재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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