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지지층에 동원령을 내렸나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대구본부가 26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탄핵기각 국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행사가 시작되자 광장과 그 주변은 새누리당 김진태·조원진 국회의원을 비롯해 작은 태극기를 손에 들거나 천으로 된 태극기를 몸에 두른 박사모 회원 등으로 꽉 찼다.


참가자 수를 두고 경찰은 당초 신고 인원이 1천500명이라고 밝혔지만, 주최측은 "오늘 준비한 작은 태극기 5만개를 모두 나눠줬다. 적어도 수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곳곳에서는 '대한민국 지켜내자', '억지탄핵 원천무효', '국회탄핵' 등을 적은 피켓도 보였다.


자유발언 순서에 따라 연단에 오른 대학교 1학년 학생 백모(20)씨는 "탄핵 발단이 된 태블릿PC 보도는 조작된 것으로 우리 모두를 속였다"며 "언론들도 태극기 집회는 외면하고 촛불집회만 부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헌법재판소는 반드시 탄핵을 기각시켜달라"며 "탄핵이 기각되면 또 촛불을 들고 일어나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대통령 임기가 끝날때 까지 우리 모두 태극기를 손에서 놓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KBS 아나운서 출신 정미홍 진정방송 TNJ대표는 "어제 인터넷 방송으로 박 대통령 인터뷰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며 "대한민국과 결혼하고 국가에 헌신한 분을 온갖 추잡한 허설로 탄핵하고 청와대에 가둬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단에 선 참가자들은 이밖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국회의원의 나체 미술전시회 규탄, 바른정당 유승민 국회의원 심판 등을 외쳤다.새누리당 의원들도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조 의원은 "탄핵사유에도 없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갖고 탄핵을 꾀하는데 이것은 탄핵사유가 아니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블랙리스트를 갖고 탄핵 시키고자 하는 특검은 잘못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 탄핵은 거짓, 조작, 선동으로 만든 것이다"며 "박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 탄핵을 반드시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간악 무도한 사람들이 어둠속에서 탄핵 함정을 파놓고 밀어넣고 있는데 우리가 동의를 해줘야 겠냐"며 "여러분 힘을 모아 억울하고 무구하게 탄핵에 빠진 대통령을 구출해 달라"고 밝혔다.


주최 측은 행사를 찾은 시민 등에게 자체 제작한 신문을 나눠주기도 했다. 또 중구 삼덕동 박 대통령 생가터 앞에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어머니 육영수 여사 사진 등을 전시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대회를 마친 뒤 동성로 주변 3㎞ 구간을 행진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시민은 도로 일부가 막히자 집회 참가자들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다.


탄기국 측은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진실을 알리기 위해 신문을 만들어 나눠줬다"며 "행사에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질서를 유지하는 것에도 많은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한 인터넷 방송과의 돌발 인터뷰를 통해 ‘최순실 사태 기획설’ 등을 제기하며 전면적인 여론전에 들어갔다. 3월 초까지 탄핵 선고가 이뤄질 것이 유력한 만큼 앞으로 한 달여 동안의 여론 향방이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대통령이 ‘콘크리트 지지층’ 결집으로 탄핵 반대 여론을 증폭시키기 위해 또 다른 후속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도 있을 것이고,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들도 합류한 것이 아닌가”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최 씨가 고영태 씨를 지칭해 “나를 모함하기 위해 작전을 꾸몄다”고 주장한 것과 맥락이 비슷하다. 최 씨와 고 씨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고 씨가 폭로에 나서자 대통령을 반대하는 세력과 일부 언론이 이를 조직적으로 이용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는 철저히 계산된 발언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기존 지지층에 ‘나는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발산함으로써 동정 여론을 자극하겠다는 것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열성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SOS”라고 해석했다. 여권 관계자는 “탄핵 심판을 지연시킬 동력을 확보해 헌재 및 특검과 싸워 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며 촛불집회를 2008년 광우병 파동과 비교하고, “(태극기 집회에) 촛불시위 2배 넘는 정도로 열성을 갖고 많은 분들이 참여한다”고 말했다. 21일 150만 명이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다는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의아하게 들릴 수 있는 대목이지만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를 근거로 ‘샤이(Shy) 박근혜’ 지지자들에게 ‘탄핵 반대’ 결집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차기 대선과 관련한 발언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정당을 ‘같은 이념을 공유한 결사체’로 정의하면서 “(새누리당이) 그런 결사체가 되면 대선 후보가 나올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새누리당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바른정당을 견제함으로써 TK(대구경북) 지역에서의 영향력 회복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정치적 해법을 모색해 보겠다는 그 나름의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차기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나타난다면 궁극적으로 ‘사면 카드’ 같은 정치적 해결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특검의 대면조사를 받은 뒤 추가적인 기자회견이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장외 여론전’을 계속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이 전날 인터뷰에서 헌재 출석 문제와 관련해선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밝힌 만큼 헌재에는 출석을 하지 않거나 2월 말까지 미룰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질 줄 아는 모습을 국민은 보고 싶어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어서 안타깝다”며 “국민들 마음이 참담하지 않을까 싶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도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 적반하장식 태도에 아연실색”이라며 “국민이 바라는 건 빗나간 여론전이 아닌 진실 하나임을 알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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