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 이스라엘 정책으로 기우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롭게 공존한다는 ‘두 국가 정책’은 결국 길을 잃게 될까.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 언론 와이넷은 최근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대외정보국)의 요시 코헨 국장이 비밀리에 미국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코헨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사진)의 정권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나 이란 핵협상, 시리아 내전, 이슬람국가(IS) 테러전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사드 국장의 미국 방문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 자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주선했고 론 더머 주미 이스라엘 대사가 참석했다. 더머 대사는 트럼프의 ‘눈과 귀’인 맏사위 재러드 쿠시너와 친분이 깊다. 18일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쿠시너를 비롯해 재무장관 내정자 스티븐 므누신 등 주요 내각에 유대인이 포진해 있는 점을 들어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으로 이스라엘의 입지가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확장을 비판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 편들기’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1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는 2003년 요르단강 서안 베이트엘 정착촌에 1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당시 데이비드 프리드먼이 대표로 있던 ‘베이트엘의 미국 친구들’이라는 단체를 통해 기부금을 전달했다. 베이트엘은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으로 팔레스타인이 향후 독립국가를 세우려는 지역이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쿠시너의 부모도 2013년 2만달러를 베이트엘에 기부했고, 프리드먼은 연간 약 200만달러의 기금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프리드먼이 지난 16일 트럼프 정부의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된 것은 이·팔 정책 변화의 시금석이다.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한 트럼프의 공언을 못박은 인사다. 프리드먼도 성명에서 재차 이전 방침을 밝혔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뒤 예루살렘 전체가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도 장차 예루살렘이 자국의 수도가 될 것이라 여긴다. 예루살렘은 유대교도뿐 아니라 이슬람 신도와 기독교도에게도 성지로 여겨진다. 미국은 현재 텔아비브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빌 클린턴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후보 시절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취임 후에는 철회했다.


트럼프 정부가 불법 정착촌을 묵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사관 이전까지 행동에 옮긴다면 중동분쟁의 큰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미국이 아랍권의 주적으로 여겨지는 이스라엘 편을 들면서 예루살렘까지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면 아랍권 전체에 반미감정이 번지고 미국은 중동에서 중재자로의 신임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네타냐후는 지난 9일 뉴욕으로 날아와 트럼프를 상대로 이란 핵협상 무효화 외교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경제 제재가 풀린 뒤 중동의 패권국으로 올라서는 상황을 곧 자국의 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두 지도자는 진보 언론에 적대적이고 극우 아젠다에 뜻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개인적 성향도 비슷하다. 예루살렘포스트는 “네타냐후는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진보적 흑인 대통령보다 부동산과 도박업으로 돈을 번 백인 억만장자가 훨씬 더 편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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