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인사 방한·유엔서 비밀리회담…수교발표시각 '분'까지 합의

우리 시간으로 14일 늦은 밤 전격 발표된 한국과 쿠바의 수교 과정에는 상호 접점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치열한 물밑 소통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애초 쿠바는 '형제국' 북한과 관계를 고려해 한국과 수교에 소극적이었지만, 이런 과정에서 조금씩 마음이 움직였고 마침내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수교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15일 연합뉴스에 수교 성사 배경에 대해 "쿠바가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 등을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해왔던 것 같다"며 "그 결과 내부 인식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교 협의는 발표 직전인 지난 설 연휴 기간에 급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 연휴 직전, 쿠바 측이 적극적인 수교 협의 의사를 표하면서 연휴 내내 미국 뉴욕 주유엔 대표부 창구를 통해 양국 정부 간 막판 소통이 이뤄졌다.

양국 유엔대표부에서도 황준국 대사와 헤라르도 페날베르 포르탈 대사를 포함해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전혀 알지 못할 정도로 철통 보안을 유지했다.

양국 유엔대표부는 최종 합의에 다다른 뒤 각자 본국에 이를 보고했으며, 외교관계 수립을 위한 국내 절차를 밟았다. 국내에서는 설 연휴 직후인 지난 13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비공개로 한·쿠바 수교안이 의결됐다. 국무위원들은 국무회의에 착석한 뒤에야 수교안 안건이 적힌 종이를 보고 수교 방침을 인지했다고 한다.

양국은 이후 뉴욕 현지시간으로 14일 오전 8시(한국시간 14일 오후 10시) 외교 공한을 교환한 뒤 정확히 5분 뒤 이를 공표하기로 '분'까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적으로 발표하기 전까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북한의 반발과 방해 공작 가능성 등을 감안한 조치였다.

한 소식통은 "보안을 고려해 1분이라도 서로 어긋남이 없어야 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외교공한 교환 사진도 외부에 배포하지 않았다.

미국 뉴욕에서 양국 주유엔대표부가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는 소식은 예고 없이 한국 시간 이날 늦은 밤 전격적으로 발표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는 양국 외교장관이 비공개로 회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한국 측의 수교 제의에 쿠바 측은 상당히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향후 논의 진전을 위한 주춧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한국 당국자가 쿠바를 방문하는 등 추가 협의가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참모진 보고를 계속 받으며 상황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해 두 정상이 직접 교신하지는 않았다"며 "계속 실무진 보고를 받고 승인을 했다"고 전했다.

민간 네트워크를 포함한 전방위적인 외교 자산도 활용됐다.

특히 지난해 8월께 국내 민간 연구기관이 주최한 학술대회 등 행사를 계기로 쿠바 고위 인사와 학자 등이 방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초청은 정부와 교감 하에 추진됐고 이들 쿠바 인사는 박진 당시 외교부 장관 등과 서울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히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진 만남에서 한국 측은 한·쿠바 수교 필요성을 재차 설득했다고 한다.

다른 소식통은 "공식적 외교와 민간의 소프트 외교가 조화가 잘된 계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쿠바와 한국의 관계 진전 과정에선 제3국의 도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쿠바가 수십년간 닫혔던 빗장을 푼 데는, 한국과 다각도로 경제협력 여지가 많은 데다 K팝, K드라마에 관심이 많은 쿠바 국민의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도 작용한 것으로 정부에서는 보고 있다.

쿠바 측은 수교를 위한 협상 과정에서 우리 측에 "우리 국민이 한국과 외교관계 수립에 상당히 만족할 것이란 확신이 섰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한 미수교국이었던 쿠바와 수교는 한국의 외교적 공간을 한 뼘 더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중요한 중남미 외교 거점이었던 쿠바가 한국과 전격적으로 수교한 것은 대북 압박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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