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親이스라엘 행보...중동 전체 극심한 혼란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노골적인 친(親) 이스라엘 정책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동의 화약고'인 팔레스타인 문제가 또 다시 고조돼 중동 전체가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는 미 대사관을 현재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모두 주권을 주장하는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언한데 이어, 팔레스타인 자치령 내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을 지지해온 파산 전문 변호사 데이비드 프리드먼을 이스라엘 대사로 최근 지명했다.


정통파 랍비 집안 출신으로, 이스라엘과 매끄럽지 않은 관계를 맺어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뻔뻔스러운 반유대주의자"라고 비난하기도 한 프리드먼의 지명은 매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 하여금 보다 극단적인 정책을 취하도록 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이 좌초되게 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대니얼 커츠너 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는 뉴욕타임스(NYT)에 "이스라엘 리더들은 자신들이 꺼리는 일을 피하고자 할 때엔 미국의 압력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동맹국으로부터 하라는 압박을 받게 됐다"며 "이것은 총리로 하여금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한다. 우파들이 원하는 일을 하지 않을 변명거리가 없게 됐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거진 미국과 이스라엘 간 새로운 긴장 국면을 전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앞서 지난 23일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은 찬성 14표, 반대 0표, 기권 1표로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 결의안을 채택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거부가 아닌 기권을 선택했다.


정착촌 건설이 평화에 대한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보여온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위터 계정을 통해 "상황이 1월 20일(취임일) 이후는 달라질 것"이라며 "유엔은 큰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지금 당장은 사교 클럽에 불과하다. 무척 슬프다"고 입장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된 뒤 성명을 통해 "터무니없는 결의안의 효력을 무효화하기 위해 트럼프 당선인과 미국 상원·공화당·민주당내 친구들과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한걸음 더 나아가 안보리 결의안 채택과 관련해 12개 안보리 이사국들과 외교 실무관계를 축소했다. CNN은 26일 이스라엘이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일본, 우크라이나, 앙골라, 이집트, 우루과이, 스페인, 세네갈, 뉴질랜드 등과 협력 관계를 잠정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대사관 이전 방침은 갈등을 훨씬 더 심화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의 외국 대사관은 해당국 수도에 위치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하면서 예루살렘을 수도로 정했지만,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은 대사관을 텔아비브에 뒀다. 1967년 3차 중동 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병합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사관 이전을 위해, 트럼프는 1995년 공화당 주도 의회에서 통과된 '예루살렘 대사관 법'을 지키기만 하면 된다. 이 법안은 1999년까지 이전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법안은 "미국의 안보를 위해" 행정명령에 따라 6개월마다 이전을 연기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1월 행정명령을 내렸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측 협상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사관 이전은 "평화 협상을 폐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는 지역 전체를 "혼란과 무법, 극단주의의 길"로 인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지지를 촉구하는 트럼프의 언행과 대사관 이전 약속은 친미 왕정을 포함한 아랍 국가에서 새로운 반감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NYT는 전망했다. 미국 부르킹스연구소의 타마라 코프먼-위테스는 "미국의 조치가 중동에서 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이것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위기뿐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이스라엘-아랍 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뉴스

제목 등록 조회 일자
'총격 도시' 시카고, 피의 성탄절, 11명 총격 사망 글로벌한인 3508 12/27/16
세계 최초로 기본소득보장제 실시하는 핀란드 글로벌한인 3475 12/27/16
'라스트 크리스마스'를 부른 조지 마이클 크리스마스에 영면... 글로벌한인 3516 12/26/16
캐나다 한인 1.5세 장희용씨 '평창 연출' 참여 글로벌한인 3543 12/26/16
기내 난동 제압 리처드 막스 "주의 환기 계기 돼야" 항공 안전 점검 촉구 글로벌한인 3668 05/17/19
2016년 세계인을 감동시킨 뉴스 10가지 글로벌한인 3551 12/26/16
베트남 발 인천 행 대한항공 기내에서 난동...리처드 막스 나서서 진압 글로벌한인 3667 05/17/19
1.5세인 정혜숙(47)씨 미국 수도 워싱턴DC 부시장에 발탁 글로벌한인 3541 12/21/16
외교관 '성폭행' 의혹에 '오병세'의 위기..칠레 교민들도 분노 폭발 글로벌한인 3489 12/21/16
북동부 폭설 한파로 수 백 대의 차량이 눈길 교통사고 글로벌한인 3486 12/20/16
한국과 미국의 과학자들,'프런티어 워크숍' 개최 글로벌한인 3541 12/20/16
美 한글학교,이민 역사 교재 '코리안 디아스포라 스토리'를 출간 글로벌한인 3502 12/20/16
베를린, 대형 트럭 시장 덮쳐 최소 9명 사망에 이른 트럭 테러 일어나 글로벌한인 3504 12/20/16
러 대사 저격범은 터키 경찰 글로벌한인 3475 12/20/16
보드카 대신 로션, 러시아 인들 집단 사망 글로벌한인 3484 12/1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