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 고영태 법정 첫 대면
02/07/17잠적설이 돌았던 고영태 씨가 최순실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한때는 한 배를 탔던 '비선실세' 최 씨와 '최 씨의 측근'이었던 고 씨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마주쳤는데요.
최 씨는 증인석으로 들어서는 고 씨를 바라본 반면, 고 씨는 아예 눈길을 주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더블루K의 실제 운영자'는 '상대방'이었다고 엇갈린 주장을 하며 진실공방을 펼쳤는데요.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좀더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중인 최순실 씨 재판에서는 이른바 '폭로맨'으로 불린 옛동료 고영태 씨의 증인신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증인으로 나온 최 씨와 고 씨가 대면하는 것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입니다.
재판 시작 10여 분 전쯤 모습을 드러낸 고 씨는 그동안 잠적했던 이유와 심경 등을 묻는 기자들을 따돌리면서 서둘러 법정으로 올라갔습니다.
검찰 신문에서 고 씨는 2014년 말에 의상실 일을 그만 둔 이유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최 씨가 국가브랜드 일 등을 지시하면서 자신이 모르는 부분에서 부적절한 일이 진행된다고 생각했고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최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 걸 실제로 봤다면서 더블루K 사무실에 별도로 마련된 최 씨의 방에 있던 노트북에 연설문이 떠 있었다고도 진술했습니다.
그러면서 최 씨와 대통령의 관계를 묻는 검찰 질문에 굉장히 가까운 사이라고 여겼다면서 최 씨가 청와대 비서들을 개인비서마냥 다뤘다고도 증언했습니다.
최 씨가 관세청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 대가로 상품권을 받아 챙겼다는 진술도 있었습니다.
고 씨는 지난 12월 국정농단 관련 청문회 출석을 끝으로 공식적으론 모습을 감춰왔는데요.
그간의 침묵을 깨고 증인으로 나선 고 씨의 입에서 얼마나 많은 폭로성 발언이 추가로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반면 최 씨는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몰리게 된 게 고씨 등의 음모 때문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탄핵심판 변론에선 "고영태의 진술은 완전 조작이다"라는 등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는데요.
이에 따라 양측의 치열한 법정공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오전에 진행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증인신문에선 최순실 씨와 난데없는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지난해 8월 자신과 고영태, 이성한 전 사무총장이 한강 주차장에서 대화를 나눈 녹음파일이 법정에서 일부 공개되자 반박하고 나선건데요.
최 씨는 이 전 사무총장이 자신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며 분개했고, 이 전 사무총장은 녹음은 오히려 계획적이었다고도 되받아쳤습니다.
오늘 재판은 검찰측 증인신문에 이어 변호인측 반대신문, 이어 상황에 따라 검찰측의 재 신문 등으로 이어질 텐데요.
핵심 증인 중 한명인 만큼 재판은 밤 늦게 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