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추방 정책이 공표된 뒤 우려했던 '강제 추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인도 예외가 아닌데요, 사소한 교통 법규위반에 걸렸다가 체포돼 추방 절차를 밟고 있는 사람들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7살 때 아빠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와 아메리칸 드림을 키워온 22살 아르헨티나인 바르가스.

최근 몰아친 이민자 추방 단속으로 가족들이 체포돼 혼자 남겨졌습니다.

[다니엘라 바르가스 / 미국 이민자 : 나는 이민자로서 이 나라를 내 나라라고 생각하고 뭔가 기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나의 아빠와 오빠는 붙잡혀 곧 추방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자회견 직후 바르가스 자신도 현장에서 체포돼 추방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그동안 청소년추방유예프로그램, 다카(DACA)의 보호를 받아왔는데, 잠시 갱신 신청을 해놓고 기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통째로 잃게 되는 추방의 공포는 한인에게도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조지아 주에서만 5명의 한인이 체포돼 추방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사소한 범죄로 집행유예 기간에 있던 20~30대 남성 2명과 불법 입국을 하다 붙잡힌 여성 1명.

심지어 뒤차에 부딪친 뒤 교통사고 피해 신고를 했던 남성과 속도위반으로 걸린 사람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민자 색출에 경찰을 이용하는 '287G'라는 조항이 동원된 겁니다.

[정연원 / 애틀랜타 총영사관 영사 : 차가 부딪쳤어요 뒤에서…, 교통사고 피해자죠. 그래서 911 전화해서 경찰이 출동을 했는데, 지역 경찰이지만 이민국의 역할을 하니까 체류 신분 조사해보니까 불법체류자라서….]

살벌한 분위기 속에 이민법 변호사들조차 이들 사건을 수임하려 하지 않아 사실상 해결 방법이 없는 실정입니다.

몸을 사리는 것만이 살길이라는 자괴감이 미국 이민 사회를 짓누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