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M리조트, 워싱턴DC 지역경제를 살리다

리조트 하나가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의 행동 패턴을 바꿔놓고 있다.


지난 8일 메릴랜드 프린스조지카운티 옥슨힐에 오픈한 MGM 카지노 리조트 이야기다. MGM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이곳 주소가 MGM 내셔널애비뉴 101번지로 바뀌었다. 대서양과 만나는 포토맥강 하류에 자리 잡은 이곳은 메릴랜드 주에 속해 있지만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버지니아 주와 접해 있고 워싱턴DC 백악관에서는 차로 20분 거리에 있다.


미국 리조트의 특징은 카지노면 카지노, 수영장이면 수영장, 이렇게 하나만 들어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14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투입해 2년간 공사한 끝에 완공된 MGM 리조트는 해안가 9만㎡ 용지에 카지노와 호텔, 극장, 스파, 레스토랑이 자리를 잡았다. 인근에는 기존의 대형 아웃렛이 자리하고 있고 주변에 10여 개 골프장이 둘러싸고 있다. 카지노는 1만2500㎡ 규모에 39개 포커 테이블과 3300개 슬롯머신이 빼곡히 들어찼다. 24층 건물의 호텔에는 303개의 객실을 갖췄다. 리조트 내 레스토랑은 15개. 이 중 4곳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셰프가 자리를 잡았다. 안전을 위해 리조트 내에 설치된 CCTV가 2300개가 넘는다.


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도 구비했다. 극장 규모가 워싱턴DC 내의 케네디센터나 버라이즌센터만큼 크지는 않지만 소수 부유층을 타깃으로 마케팅하기에 적정한 수준이다. 워싱턴DC 인근에 지금까지 이 같은 대규모 리조트가 없었다는 점에서 MGM 리조트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MGM 리조트 오픈 사실을 알리기 위한 이벤트가 월드 클래스였다.


지난 18일 미스월드대회가 MGM 극장에서 열렸다. 워싱턴DC 인근에 MGM에 탄생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미국 전역에 알린 셈이다. 미스월드대회에 이어 보이즈투맨 브루노 마스, 리키 마틴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줄줄이 공연을 했다.


MGM 리조트가 문을 연 8일 당일에만 10만8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주차장은 문을 연 지 20분 만에 만차가 됐고 인근 도로는 새벽까지 정체를 거듭했다. MGM 측은 연간 방문자 수가 2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수요가 많으면 비싸지고, 수요가 적으면 값이 떨어지는 시장가격 원리가 철저하게 적용되는 미국이기에 새해를 맞이하는 12월 31일 하루 숙박비가 평소 259달러(약 30만원) 하던 가장 싼 방이 1599달러(약 180만원)로 뛰어올랐다.


워싱턴DC 지역에 고급 리조트의 탄생으로 워싱턴DC의 행동패턴의 변화를 예고했다.


뉴욕의 '큰손'들이 맨해튼 월가의 투자자라면, 워싱턴DC의 주요 소비층은 K스트리트로 대표되는 로비스트들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워싱턴DC 로비스트들의 활동무대가 낮에는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이라면 밤 무대는 워싱턴DC 북쪽의 애덤스모건이나 조지타운이었는데, 이제는 이들의 주무대가 MGM 리조트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DC를 방문했다가 뉴욕으로 이동하는 관광객들의 이동 경로도 변화가 예상된다. 예전에는 워싱턴DC에서 잠시 머물고 뉴욕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제는 MGM 리조트에서 상당기간 머무를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경제 효과는 덤이다. MGM 리조트가 들어선 메릴랜드 프린스조지카운티는 연간 세수가 4000만~4500만달러(약 456억~513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외부에서 오는 방문객들이 이 지역에서 소비하는 효과는 덤이다. 지역 일자리도 4000개 이상 늘어났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메릴랜드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프린스조지카운티가 MGM 리조트 입주로 가장 부유한 지역 중 하나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늘도 적지않다. 워싱턴DC 인근 주요 상권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곳이 생겨났다. 메릴랜드 베데스다와 버지니아 페어팩스가 쇼핑몰과 레스토랑 밀집지역으로 각광을 받아왔으나 MGM 리조트가 개관한 이후로는 연말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곳 상인들의 푸념이다. 페어팩스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론머 씨는 "주말과 성탄절 연휴에 지역민들이 대거 MGM 리조트로 옮겨가는 바람에 올 연말 매상은 최근 10년간 최악"이라고 했다.


대규모 카지노가 생기면서 지역 복권사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워싱턴DC와 볼티모어시에서 운영하는 복권사업 매출이 12월에 예년보다 3% 감소했다. 지역 언론들은 MGM 카지노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에 없던 교통 체증도 지역 주민들이 감수해야 할 부작용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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