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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라마 속 잘못된 음주문화, 부작용 우려
— 09/03/24
요즘 해외에서 K-드라마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덩달아 K-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한국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로 미국,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의 18∼45세 소비자 2천1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2%가 K-드라마나 K-팝 때문에 한국 제품과 브랜드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하지만, K-드라마가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최근에는 K-드라마 속 과도한 음주 장면이 이스라엘과 인도네시아인의 음주율을 높여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네이처 그룹이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따르면, 이스라엘 중독의학협회와 인도네시아 망운쿠스모 국립병원, 듀렌 소이트 정신병원 공동 연구팀은 K-드라마를 시청하는 이스라엘, 인도네시아의 성인들에게서 음주 횟수와 음주량이 늘어나는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K-드라마를 시청한 경험이 있는 성인 638명(인도네시아인 255명, 이스라엘인 255명)을 대상으로 소주 등의 알코올 소비와 관련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런 조사를 시행한 이유로는 K-드라마에 나오는 음주 장면이 한국 외 시청자의 알코올 사용 연관성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는 점을 꼽았다.
이 조사에서 설문 응답자의 99.6%는 스스로를 'K-드라마 팬'으로 자평했으며, 15%는 주변 가족이나 친구 등으로부터 K-드라마 시청에 중독 성향을 보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총 414명이 참여한 음주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전체의 36%가 K-드라마를 시청하고 나서 소주를 사 마신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24%는 지난 12개월 동안 폭음을 한 적이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K-드라마를 시청한 사람일수록 드라마에 등장했던 소주를 마시거나, 3개월 이상 음주와 폭음을 경험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런 위험은 인도네시아보다 이스라엘 시청자들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한국의 증류주인 소주가 다른 나라에서 인지도가 떨어지고 구하기도 쉽지 않지만, 이번 연구에 참여한 K-드라마 시청자의 3분의 1 이상이 소주를 경험했다"면서 "K-드라마 속 소주 음주 장면이 해외 팬들 사이에서 알코올 소비를 증가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어 이런 현상이 장기적으로 계속된다면 이스라엘과 인도네시아 K-드라마 시청자들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