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를 지지하는 ‘태극기 민심은 무엇인가’란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엔 친박 의원들과 보수 인사들, 박 대통령 측 변호인, 태극기를 든 박사모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국회에서 탄핵 반대 성격의 토론회가 열린 것은 처음으로, 탄핵 반대 여론을 발판 삼아 친박 세력이 공식 활동을 재개하는 신호탄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윤 의원은 친박 패권주의 핵심으로 지목돼 서청원·최경환 의원과 함께 당원권 정지의 징계를 받은 상태다.

윤 의원은 “탄핵안 처리를 막지 못하고 이 상황까지 온 데 대해 자책감과 무력감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며 “정말 무리한 졸속 탄핵이었다”고 했다. 그는 “태극기 집회는 관제 데모가 아니라 대한민국 보수세력이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충정 어린 민심의 궐기”라고 했다.

박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손범규 변호사도 참석, 축사에서 “밀실에서 만들어진 수사 기록과 그 수사기록을 포장한 공소장을 기반으로 탄핵이 이뤄졌다”며 “이 재판은 비이성적인 마녀사냥으로, 기각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대해 “아주 요망하다”고도 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맨 오른쪽)이 9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주최한 '태극기 민심의 본질은 무엇인가'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노근 전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를 보도해온 종편 채널 등을 거론하며 “인천 앞바다 매립장으로 보내버려야 할 첫 번째 쓰레기 집단”이라고 하기도 했다.

김경재 자유총연맹 회장도 “박 대통령에 대한 마녀사냥은 중세 1000년간 벌어진 900만명 마녀사냥보다 더 지독하고 악독하다”고 했다.

촛불시위 당시 “촛불은 바람 불면 곧 꺼질 것”이라고 했던 김진태 의원도 이 자리에 나와 “촛불은 이미 태극기 바람에 꺼졌다고 본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야당은 총동원령을 내리고 다 (촛불시위에) 몰려나오는데, 우리도 (태극기 집회에) 당장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빨갱이는 죽여도 돼’ ‘당명 교체 절대 반대’ 등의 피켓과 휴대용 태극기 등을 들고 참석했다. 이들은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한 뒤 “대한민국 만세”를 연호했다. 일부는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거론하며 “인명진 죽여!”라고 외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