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작은 영화 의미있는 선전&겨울 끝자락 멜로영화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가슴 아픈 역사를 스크린에 담은 두 작품이 조용히 관객들을 불러모으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의 독주에다 신작이 쏟아지고 있는 극장가에서, 입소문을 통해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반가운데요.


작은 영화의 선전, 우선 '동주' 이야기부터 해보죠.

윤동주 시인의 삶을 처음 영화화한 작품이죠.

지난 17일 개봉한 '동주'는 처음엔 374개 스크린에서 1천회 정도 밖에 상영되지 못했습니다.

같은날 선보인 '데드풀'을 900개 스크린에서 9천회 정도 튼 것과 비교해보면 그 규모를 짐작하실 수 있을텐데요.

제작비가 6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예산 흑백 영화, 무거운 주제의식 때문에 이준익 감독의 작품임에도 극장의 외면을 받았던 겁니다.

하지만 지난 주말이 지나면서 역주행이 시작됐습니다.

일단 상영회수가 500회 정도 늘어나 1천500회를 기록했고요.

개봉 2주차임에도 스크린이 100개 가까이 증가했고, 지역을 포함해 상영관이 13개 추가됐습니다.

일명 '퐁당퐁당'이라 불리는 교차상영이 아닌, 한 스크린에서 계속 트는 '온관 상영'이 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인데요.

특히 다양성영화의 기회를 뺏지 않겠다는 감독의 의지 때문에 CGV 아트하우스 등 전용관에서 상영되지 않고 일반 영화와 경쟁해 얻은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습니다.

정말 '작은 영화의 대반란'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유가 뭔가요?

일단 좌석점유율이 높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주로 새벽시간이나 심야에 상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일요일에 상영 좌석 수 대비 관객 비율인 좌석점유율이 1위를 기록할 만큼, 관객들이 일부러 찾아서 보는 영화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현재 누적 관객은 32만명으로 박스오피스 4위지만 더 많은 스크린에서 상영된다면 더 많은 관객을 불러모을 여지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데요.

여기에 윤동주 시인의 서거 71주기를 맞은 올해 유고시집 초판본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시인의 삶과 시를 주제로 한 창작가무극이 3년만에 재공연되는 등 '열풍'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관심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도 한몫했는데요.

이대로라면 장기 흥행도 노려볼만하다는 게 배급사측 입장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실화를 소재로 한 '귀향'도 선전하고 있다고요?

'귀향'은 바로 오늘 관객들과 만나게 되는데요.

연속 사흘째 실시간 예매율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미 9만명 이상의 관객을 확보한 셈인데요. 제작비 25억원의 작은 영화라는 점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일입니다.

스크린수 역시 당초 목표였던 300~400개를 훌쩍 뛰어넘는 500개 이상을 확보했습니다.

SNS 등을 통해 상영관을 늘려달라는 청원이 이뤄질 만큼 사회적 관심이 높았고, 실제 예매로도 이어진 건데요.

특히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영화를 자발적으로 후원한 7만5천명은 언제든지 영화를 볼 의사가 있는 잠재관객이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입니다.

영화관은 보통 개봉 전에는 예매율, 개봉 후에는 첫 주말 스코어를 보고 스크린수를 조정하게 되는데, '동주'와 '귀향' 같은 경우는 극장이 알아서 숫자를 늘려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모았다는 점이 독특하네요?

조정래 감독이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들은 피해 할머니들의 실화로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한 게 지난 2002년입니다.

하지만 수익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투자자를 구하기 힘들었는데요.

유튜브에 올린 티저 영상을 본 누리꾼의 제안으로 시작된 모금을 통해 제작비 절반인 12억원을 조달했고,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분들이 SNS를 통해 홍보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영화사쪽 이야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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