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기념일에는 새무엘 아담스?

1755년부터 오하이오강 주변의 인디언 영토를 둘러싸고 영국과 프랑스는 식민지 쟁탈전을 벌이면서 두 나라 간의 대립이 극으로 치달았다. 프랑스인들은 세인트로렌스강과 미시시피강으로 이어진 수로를 통해서 그 지역의 인디언들과 모피무역을 했다. 전쟁이 나자 프랑스는 인디언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지만 결국은 1763년 영국에 패하고 만다. 이곳에서의 모피 무역과 원주민 영국인 프랑스인의 갈등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온 영화 '레버넌트'에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미국 동부뿐 아니라 중부에서도 지배권을 확보한 영국은 잦은 전쟁에 돈이 궁핍해지자 동인도회사를 통해 가져온 차(Tea)를 식민지에 싼 값에 공급한다. 이에 그 동안 음지에서 차 수입을 맡아왔던 밀수업자들이 반발해 일부 세력이 인디언으로 위장해 1773년 12월 16일 보스턴 항에 정박한 차를 실은 배에 불을 질러 버린다. 그 유명한 보스턴 차 사건( Boston Tea Party)이다. 이 사건이 결국 독립 전쟁으로 이어졌으니 일종의 미국 독립 전쟁의 전주곡이었던 셈이다.

보스턴 차 사건은 영국 본토의 지나친 세금 부과로 인해 벌어진 사건으로 윤색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였던 것이다. 이 때 활동한 주요한 인물이 새무엘 아담스였다. 그는 자유의 아들들 (Sons of Liberty)이라는 집단을 이끌고 행동에 나섰다. 만약 작전이 실패했을 때 그 책임이 원주민에게 돌아가도록 얄팍한 수를 썼다. 영국 프랑스 전쟁으로 원주민에 대한 불신이 컸던 점을 감안한 계획이었다.

이 사건이 보스턴 티파티라고 불리게 된 것 역시 역사에서 윤색된 것이다. 19세기에 들어서 우파 지식인들이 실제 역사에 살을 붙이면서 신화가 재생산되었고 1840년대 시작된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 미국이 영토를 확장시키는 것은 신의 명령에 따른 운명)과 같은 우파적 운동과 결합해 보스턴 차사건은 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 신화화된다. 오늘날 공화당의 시민 조직인 티파티도 여기서 나온 이름이다.

그런 점에서 새무엘 아담스는 미국 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친 신화적 인물이다. 여기서 신화적이라는 말은 중의적이다.,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가공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989년 짐 쿡(James Jim Koch)은 가업인 양조장 사업을 확대해 보스턴 맥주회사를 연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했지만 30년 안되는 세월에 미국 3위의 맥주 사업업자로 등극했다. 새무엘 아담스를 대표 상품으로 내세운 것은 새무엘 아담스 역시 양조업과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걸프전쟁으로 말미암아 애국심이 주요한 소비재가 되었던 시기와 겹친 것도 새무엘 아담스의 주요한 성장 요인의 하나로 보인다.

반면 짐 콕은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인물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의 시장 조사기관 에이스매트릭스에 따르면 CEO가 직접 광고에 등장하는 경우, 소비자들에게 가장 신뢰를 주는 사람으로 피자 업체인 파바존스의 CEO 존 슈나터(한국의 미스터 피자의 정우현회장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다)와 새무엘 아담스의 CEO 짐콕을 꼽았다. 짐콕은 아직도 직접 맥주 양조 실험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소탈한 이미지로 이른바 '미국적' 자본가의 모델로 많은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독립 기념일이면 떠 오르는 맥주, 새무엘 아담스, 그와 티파티를 생각하면 썩 유쾌한 조합은 아니다. 하지만 짐콕을 생각하면 브랜드 이름과 이미지는 함께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참고로 짐 콕은 남성잡지 에스콰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 비법을 소개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가 말하는 비법
짐 콕은 술을 많이 마시기 전 플라이쉬만社에서 나온 건조효모와 요거트를 섞어서 먹는다고 한다. 정확한 계량에 따른 처방은 아니지만 맥주 한 잔당 티스푼 1개 분량(3.5g)이 적당하다고 한다.

효모가 술을 덜 취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그 이유. 건조효모에 있는 알코올 탈수소효소가 알코올 분자를 탄소, 수소, 산소로 분리하는데 이는 간이 알코올을 해독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맥주의 종류
한국에서 맥주 대신 라거라는 말이 유행하게 된 것은 아직도 중년 이상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배우 박중훈의 오비라거 광고 때문이다.

라거란 발효시 효모가 맥주 바닥에 가라앉아 발효되는 맥주를 일컫는 말로 현대의 대중 맥주를 일컫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 패일 라거(Pale Lager)가 일반적인 라거로 하이네켄과 칼스버그가 유명하다.

요즘 맥주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IPA(India Pale Ale)다. 19세기 인도에 거주하던 영국인들에게 수출하기 위해 저장성을 향상시킨 즉 알코올 도수를 높이고 홉의 사용량을 늘인 맥주다. 쓴 맛이 강하지만 라거의 싱거운 맛에 싫증난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맥주다.

북한을 다녀온 사람들에 따르면 북한 식당에서 종업원들이 술을 주문받을 때 맥주라고 말하면 "아니요 맥주 말고 술이요"라고 되묻는다고 한다. 맥주는 술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물이 안 좋은 유럽에서는 이미 어릴 때부터 맥주 맛에 길들여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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