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라톤 42.195Km

— 10/02/17

옛날부터 "우수 경칩이 되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말이 있다. 우수(雨水)는 24절기의 하나로, 동풍이 불면 언땅이 녹고 눈이 비가 되어 내리며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된다는 뜻으로 날씨가 많이 풀려 봄기운이 돋고 초목이 싹트는 절기로서 정월의 중기이며 입춘과 경칩 사이에 있어 그야말로 수달이 물고기를 물고 다니고, 기러기들이 돌아오며, 눈덮인 산그늘에도 조금 성급한대로 진달래가 움을 트는 시기인 것이다


느닷없지만 이제 우리가 사는 경제 얘기를 해보자 최근의 일련된 경제 index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느끼는 경제사이클과 24절기의 순환주기는 각기 파장과 파고가 다르지만 혹독한 겨울이니 Rock Bottom이니 하는 최저점을 몰아냈다는 점에서는 수고하고 짐진 우리 모두가 인정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특히 실물경제의 최전선에 생업을 가지신 교포분들이 많은 우리로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아니다

지난 몇년 실로 매일 조금씩 파산되는 주변의 얘기를 들으며 누구네는 이미 가게를 그냥 닫고 나왔다더라 이집사네는 비록 모기지는 못내도 거기서 몇개월을 버티면 그래도 손해를 감할 수 있다더라 등 가정경제를 책임진 우리들로서는 실로 듣기에도 으스스해서 얼마나 세차고 어두운 터널을 보냈는지 모른다

가정경제가 그러했으니 경제에는 파급효과가 있어 당연히 소비가 위축되고 외식도 씀씀이도 줄어들다 보니 집도 보험도 자동차쪽도 모두 위축되어 지역경제도 나라경제도 배겨날 수가 없었다.

허나 다하지 않는 어둠이 없듯이 나름의 동력과 관성을 받은 이제 밝은 경제지표가 나온 지도 이미 일이년의 것이 아닌 꽤나 지속적인 것이 되어 한층 격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하여 아무쪼록 그동안의 위축을 만회하는 기회였으면 한다 그리하여 깨를 볶는 흥청과 망청까지는 아니라도 겨울을 난 매화가 코를 비트는 향기를 내듯 그 <좋았던 시절>을 다시 한번 구가하고 생업과 가정마다 반들거리는 윤택과 그득함으로 힘들었던 지난 날을 자랑스레 회고했으면 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앓고 겪었지만 쉽게 잊혀지는 요령으로는 우리가 정말 힘든 시기를 지날 때의 심정과 터득된 요령이다. 물론 사람의경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우리가 crystal ball을 보고 모든 앞날의 road map을 일견하고는 일목요연하고도 굳건하게 생의 한 길을 가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도 있으련만, 80년 아니 100년의 마라톤을 뛰어야하는 이한 살이(生)로 보아 피로도나 긴장감때문에 아무래도 전자의 방법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앉은자리에서 성불할 수 없듯, 적어도 나의 경우에 있어서는 그랬다 산 전체를 가늠하고 단숨에 올라가려면 일쑤 압도되어 포기하기 쉬운 것처럼 더러 힘들때는 앞사람이 올라가는 발뒤꿈치만 보고 전체를 조망하기보다는 정히 힘들다면 땅만 보고 구간 구간 올라가는 이른바 흐름과 관성의 무심한 등산방법이 훨씬 효과있고 실제적일 수 있었다

극한의 마라톤을 조바심만으로 단숨에 뛸 수 없듯 구간 구간 나누어 쪼개 왼발은 오른발을 오른 발은 다시 왼발로 이어지는 무한 반복의 관성으로 뛰어지는 것도 한 요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요사스런 칼부림 하나에 우주와 삶을 승부할 수 없듯이 그저 조근조근 일정 부분까지 무념무상, 무심하면 무심한대로 하루를 나는 것도 내게는 분명고통을 완화 하는 방법이 되었다

새해가 시작되어 벌써 그 한달이 다되어간다 삶이 유희만으로 구성된 무용이 아니어서 고통의 분담이 요구된다면 그리고 그 고통분담이 조금이라도 버거운 씨름판이 되었다면 우리 한번 무심히 나누고 쪼개어 접근해보자

옛분들은 그렇게하여 힘든 삶의 무게를 각기 입춘 우수 경칩 ..청명... 곡우 등 각기 보름씩 배분하여 24절기 로 나누고 쪼개어 그때 그때의 탄력으로 삼백 예순날을 하냥 견뎌왔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절기가 바뀌니 나도 거둬들일 가을 들녁을 위해 어김없이 밭갈 채비를 다짐해본다

우수(雨水)는 24절기의 하나로,동풍이 불면 언땅이 녹고 눈이 비가 되어 내리며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된다는 뜻으로 날씨가 많이 풀려 봄기운이 돋고 초목이 싹트는 절기로서 정월의 중기이며 입춘과 경칩 사이에 있어 그야말로 수달이 물고기를 물고 다니고, 기러기들이 돌아오며, 눈덮인 산그늘에도 조금 성급한대로 진달래가 움을 트는 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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