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의 불합리한 관행, 티켓 사면 4만 단어 항공사 계약서에 사인한 셈

“비행기 티켓을 사면 4만 단어가 담긴 항공사 계약서에 사인하는 셈이다. 보안검색과 수하물 한도 등 수많은 골치 아픈 일을 감수해야 한다. 계약서에는 당신이 비행기에서 끌려 나갈 수 있는 내용도 들어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승객 강제 퇴거’ 사건과 관련, 11일(현지시간) 현재 법처럼 굳어진 항공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고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우선 유나이티드항공 사태는 두 가지 관행 때문에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승객이 넘치면 탑승을 막을 수 있고, 감정적으로 보이는 승객은 내리게 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탑승객은 누구나 끌려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오버부킹(초과예약)이 돈벌이에 급급한 항공업계의 욕심 탓이라고 분석했다. 항공사들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 항공사들은 승객당 8.98달러(약 1만원)밖에 벌지 못하기 때문에 예약 펑크를 감안해 180석인 비행기의 티켓을 183장 판매하는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유나이티드항공도 3만7000단어의 복잡한 계약 조건을 달고 있다. 유나이티드의 규정에는 모든 항공기는 오버부킹될 수도 있고, 무질서하거나 폭력적인 승객은 끌어내릴 수 있다고 돼 있다. 따라서 사건 당시 승무원들은 베트남계 승객이 자리 포기를 거부하면서 거칠게 행동하자 경찰에 연락했다는 것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이 사건 초기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이유다.


미국 CNN방송은 항공사들이 과거 수십 년 동안 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늘리기에만 급급해 서비스 질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컴퓨터는 지난 수십 년간 가격은 떨어지고 사양은 훨씬 좋아졌는데, 항공업계는 서비스가 나빠졌는데도 가격이 내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항공사들이 무료식사와 세면용품 키트를 없앤 데다 좌석과 앞뒤 공간은 좁아졌고, 등받이는 고정되는 등 서비스 질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항공사는 화장실 사용료 청구까지 시범운영하는 등 승객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식사나 수하물 한도, 기내 엔터테인먼트 등 개별 서비스별로 요금을 부과하려 하기도 한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 백악관과 의회까지 나서 비판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불행한 사건이다. 동영상에서 나타난 일은 명백히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원 상무위원회의 존 툰 위원장을 비롯한 공화·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유나이티드항공과 시카고 공항 당국에 승객 강제퇴거 사건의 진상 해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에선 청문회 개최 요구도 제기됐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오스카 무노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사의 주가가 4% 이상 폭락하는 등 위기가 계속되자 세 번째 사과를 했다. 무노즈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정말 끔직한 일이다. 잘못을 바로잡아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 승객은 당초 69세 화교 의사로 알려졌으나, 베트남계 내과 의사인 데이비드 다오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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