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협상의지 내세우는 '명분쌓기'...'유연한 접근법' 거론한 미국

미국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유연한 접근법'을 거론했다.

싱가포르에서 합의된 완전한 비핵화 등 4개항에 대해 협상으로 진전을 이뤄나갈 의사가 있다고 손짓한 것이지만 북미가 그간 확인한 입장차가 워낙 큰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관심이 온통 재선승리에 집중돼 있어 한동안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6·12 북미정상회담 2주년을 맞는 미국 정부의 입장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미국은 북한 사람들이 보다 더 밝은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북한과 의미 있는 협상에 관여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한 제안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모든 약속에 대한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한 접근법을 취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지난 9일 북한의 남북 연락채널 단절에 대해 "실망했다"는 이례적 표현을 동원하며 경고한 바 있다. 이어 이틀 뒤인 이날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를 상기시키며 유연한 접근법을 거론,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 셈이다.

그러나 유연한 접근법에 '균형 잡힌 합의를 위한'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당장 북한을 테이블로 유인해 구체적 협상으로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기보다는 상당한 입장차 속에도 미국은 협상에 계속 열려있다는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미 국무부의 이러한 입장은 재선승리에 모든 관심을 쏟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과 직결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처에 따른 사망·확진자 증가와 경제적 타격으로 5개월도 남지 않은 재선가도에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다.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두 자릿수로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마저 나오는 형편이다. 올해 들어 재선승리에만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 사안은 상황 관리에 애쓰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재선가도에 북한 변수가 돌출하지 않게 하는 데 더욱 주력하게 된 셈이다.

북한 리선권 외무상이 한국시간으로 12일 미국을 향해 낸 담화는 그런 점에서 당장 미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며 "더는 대가 없이 치적 선전을 위한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겠다"고 했다.

북미 정상의 친분이 유지된다고 해서 북미 관계가 나아지지 않았는데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고도 했다.

북미 간 교착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군사적 무력시위 가능성을 경고해왔다는 점에서 미국도 '미국의 군사위협 관리를 위해 힘을 키우겠다'는 리 외무상의 담화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실제 행동에 나설 경우 수위에 따라 재선을 목전에 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거친 입'을 대변하는 리 외무상이 비교적 완곡한 표현을 동원해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도 볼 수 있어 리 외무상의 담화가 당장 북미 간 긴장을 크게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 국무부 역시 리 외무상의 담화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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