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 "트럼프·푸틴·시진핑, 그리고 국수주의 향수의 부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다짐하기 전에 이미 중국, 러시아, 터키 등이 국수주의(nationalism) 향수 유행을 만들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2년 11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약속했고, 그해 크렘린 궁에 복귀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은 "러시아를 다시 위대하게"로 요약되는 국가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토만 제국의 영광을 추구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 기디온 라크먼은 2일(현지시간) "중국, 터키, 러시아 등의 정치 기류는 국수주의 향수가 초래할 위험에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며 "3개국 모두에서 위대한 국가 재건 열망이 적대적 외부세력과 반(反)국수주의 내부 적들을 겨냥한 정부 주도 반(反) 캠페인과 결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굳건한 정부조직들과 언론 자유 때문에 트럼프의 국수주의 향수는 자국내 정치적 반대를 억누르는 게 푸틴이나 시진핑 등보다는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민주주의 국가들이 더 온건한 형태의 국수주의 부활에는 다소 면역이 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라고 말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메이지 유신을 종종 언급하면서 국가 부흥 캠페인을 열정적으로 이끌고 있고,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도 EU 28개 회원국의 일원이 아니던 시절 "위대한 영국"에 대한 향수가 작용했다고 사례로 삼았다.


라크먼은 "러시아, 중국, 미국, 영국, 일본, 인도 등 모두가 일종의 국수주의 향수를 끌어안고 있는 탓에 이 현상이 세계 어디에나 있고 따라서 하찮은 현상으로 치부될 수 있지만 이는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캐나다, 호주, EU 대부분의 국가는 아직 국수주의에 굴복한 적이 없다"며"프랑스가 취약하지만 라인 강 건너편에서 '독일을 다시 위대하게'를 슬로건으로 내건 정당 캠페인이 성공하리라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라크먼은 "세상이 왜 변했는가?"라고 자문한 뒤 세계화, 난민 유입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전염 효과 등이 국수주의 향수의 부활 배경으로 꼽았다.


또 "보다 덜 검증된 이유로는 서구에서 아시아로 옮긴 정치적, 경제적 힘의 이동을 들 수 있다"고 지목했다.


미국의 부와 영향력이 침식되고 있다는 인식은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약속을 뒷받침하고,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강국의 부상과 국제사회 힘의 이동이 국가의, 문화의 위대성을 부흥하려는 열망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라크먼은 정치적 수사(修辭)인 국수주의 향수는 "신격화나 외부에 대한 적대성으로 빠져들 때만이 위험해진다"며 "이런 측면에서 트럼프 당선 이후 태평양에서 미국과 중국의 국수주의 충돌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그는 "국수주의 향수는 양국 간 복잡한 역사에 대한 진지한 토론보다 외국인이 자행한 잘못된 행위들에 초점을 맞추는 게 늘 싶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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