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권, 대북 정책 이달 말 나올 것
03/09/17미국 트럼프 정권이 대북 정책에 대한 재검토(review)를 이달 말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로이터가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북한에 대해 강경책을 펼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 말레이시아에서의 김정남 암살 등으로 미국 정부가 대북 정책으로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무력 해제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북한 제재 범위 확대, 한국 내 핵무기 재배치, 북한 미사일 시설에 대한 선제적인 공습 등을 고민해왔다.
최종 선택은 경제적, 외교적 상황을 고려해 결정된다. 한국을 비롯해 필요할 경우 일본에까지 사드를 배치하거나, 중국에게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라고 압력을 넣는 것이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수도 있다. 북한은 2008년 핵협상 진전으로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됐다. 다만 북한은 현재도 UN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지만 이렇다할 효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선제적인 군사공격은 너무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왔다. 아시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고,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에서 대규모 사상자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진행한다면 무력을 감행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난 1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ICBM 시험발사가 마무리 단계라고 공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고 일축했다. 이 외에도 미국은 사이버 공격, 북한의 지도부를 무너뜨리기 위한 노력들을 진행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재검토는 이달 말에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주요 안보직들을 선임하는 속도가 느려 최종 결정은 연기될 수 있다. 북한은 미국 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긴박한 국제적인 이슈인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기관의 브리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이 북한을 더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정부의 군사적 정책들은 과장된 것이라며 "우리는 사실을 기초로 모든 선택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재 강화를 통해 과거 미국이 단독으로, 또는 중국의 협력을 얻어 행했던 것들보다 북한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는 "중국은 북한과 불법적 금융거래를 하는 은행의 문을 닫게 하거나, 북한과 적극적으로 사업하는 기업들을 기소하고, 원유 수출을 금지, 북한 노동자들을 내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외교를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현재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북한 핵무기 해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도록 논의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경우 북한은 전제조건으로 핵무기 국가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다만 북한 제재의 고삐를 쥐고 있는 중국을 어떻게 달랠지가 문제다. 북한 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자 중국 정부는 격분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