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년의 슈퍼푸드"...WP 'onggi' 조명

미국의 유력 일간지가 겨우내 땅 속에서 숙성시켜 김치 맛을 내는 전통적 발효 방식의 과학적 원리를 집중 조명했다.

특히 얼마 전부터 중국 일각에서 제기돼온 김치의 '중국 기원설' 주장에 얽히지 않으려는 듯, 김치를 한국인들이 예부터 즐겨온 "슈퍼 푸드"라고 소개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천년도 더 되는 시간 동안 맵고 톡 쏘는 맛을 가진 한국의 배추 요리 김치는 옹기라고 불리는 토기에서 발효돼왔다"며 최근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 '인터페이스 저널'(RSIF)에 실린 연구 결과를 전했다.

WP는 흙으로 빚어 김치 저장과 숙성에 사용하는 항아리 '옹기'를 발음 그대로 'onggi'라고 표기했다. 김치도 'kimchi'라고 썼다.

그러면서 "김치는 특유의 톡 쏘는 느낌과 신맛을 주는, 장에 유익한 박테리아 덕에 '슈퍼 푸드'로 유행하게 됐다"며 "최고의 김치는 토기 항아리에서 만들어진다"고 소개했다.

RSIF 연구진은 땅 속에 묻히는 옹기 안팎에 미세한 구멍들이 새겨져 있으며, 이것이 김치 속 유산균이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를 김칫독 밖으로 마치 숨 쉬듯 내뿜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배추 등 염장한 재료에서 배어나오는 간기가 용기 밖으로 스며나와 표면에 말라붙은 소금 자국이 꽃처럼 피어나는 현상도 짚으며, 이런 옹기의 호흡이 미생물 생장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WP는 "이제 한국 사람들은 옹기 대신 유리·강철·플라스틱 등 현대적 용기로 만든 특수한 별도의 냉장고에 김치를 넣어 채운다"면서도 "옹기에서 만들어진 김치가 산도가 더 높고, 유산균이 더 많고, 맛이 나쁜 박테리아의 생장이 느리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도 이런 옹기의 장점을 아는 전문 요리사들은 옹기로 숙성시킨 김치를 사용하고 있다.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망치'(Maangchi)라는 이름으로 한식 레시피를 소개해 유명해진 미국 뉴욕의 요리사 에밀리 김(한국명 김광숙)씨는 김치, 장아찌, 된장, 고추장, 직접담근 술 등을 담은 항아리 12개를 창가에 놓고 있다.

옹기가 숨쉴 수 있도록 매일같이 겉을 닦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은 김씨의 할머니가 전수해준 방법이라고 한다.

"韓 천년의 슈퍼푸드"…美일간지, 김치의 비결 'onggi' 조명 - 3
뉴욕에서 활동하는 또다른 셰프 박은조씨는 공간 문제 때문에 옹기를 사용하지 못한다면서도 "할머니가 땅속 항아리에서 꺼내다준 김치의 특별한 맛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WP에 전했다.

텍사스주(州) 샌앤젤로주립대 조교수인 설하윤씨는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진흙으로 옹기를 제작하고 있지만, 요즘은 기능적인 측면보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예술 작품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망치' 김씨가 일반인들을 대상을 눈을 가리고 옹기 김치와 냉장고 김치를 번갈아 먹어보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해봤지만, 상당수가 맛을 구분해내지 못했다고 한다. 냉장고 보관법도 김치 맛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는 뜻이다.

설 교수는 "많은 사람이 옹기를 요리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냉장고 김치도 솔직히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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